구강병 인한 경제손실 '연 1조8천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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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강병 인한 경제손실 '연 1조8천억'
  • 강민홍 기자
  • 승인 2007.11.05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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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불·잇솔질 감소 등 근로자 구강건강 사각지대

구강병으로 인한 근로자들의 근로손실이 매년 144만 일에 달하며, 이로 인해 연 1조8천억 원의 경제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대학교 치의학전문대학원 김현덕 교수는 지난달 27일 오전 10시 전남 나주 중흥골드스파&리조트에서 열린 (사)한국산업구강보건원(이사장 김광수 이하 산구원) 학술집담회에서 이와 같이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구강건강수준이 매우 낮으며, 향상을 위한 요인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는 주장을 폈다.

'근로자 구강건강증진을 위한 미래전략'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집담회에서는 김현덕 교수의 주제발표와 한국노총 산업환경연구소 조기홍 국장, 조선 의대 이철갑 교수, 대한치과위생사협회(이하 치위협) 황윤숙 부회장, 대한치과의사협회(이하 치협) 조영식 기획이사가 참가한 가운데 지정토론이 이어졌다.

주제 발표에서 김현덕 교수는 "2000년과 2006년 국민구강건강실태조사 결과 35-44세 성인의 치아우식 건강자율은 15%에서 13%로 감소했다"며 "산취급 근로자의 직업성 치아부식증 유병자율은 93년 8%에서 2003년 11%로 증가한 상태"라고 발표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2003년도 근로자 구강보건실태조사 결과 '근로자들의 구강병으로 인한 근로손실'은 144만일(1조8천억)에 달했으며, 반면 구강건강관심자율은 23%, 주기적 치과방문자율은 4%, 일일 평균 잇솔질 횟수는 2.5회(2006년)에 불과했다.

김 교수는 "설탕 섭취량은 여전히 높아지고 있는 반면 잇솔질 횟수는 줄어드는 등 근로자들의 구강건강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낮게 나타났다"면서 "그럼에도 행정전담부서 부재, 수돗물불소농도조정사업 감소 등 정부 차원의 대책은 거의 전무한 실정"이라고 피력했다.

특히 김 교수는 "매년 2천명이 구강암을 앓는데, 주로 40대 이후 남성근로자에게 많이 나타나, 남성에서는 구강암이 '10대 암'에 포함되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 이철갑 교수
근로자 구강건강의 장애요인으로 김 교수는 ▲중앙 및 지자체의 구강행정조직망 부재 ▲사업장 구강건강 증진사업 수행경험 전무 ▲수혜자의 무관심 ▲근로자 구강검진사업에 대한 불만을 제시하고, "우선 구강보건행정체계를 정비하고, 수혜자가 참여하는 기반을 구축하는 한편, 복지부 및 노동부의 협조 아래 근로자 구강보건사업단을 만들어 양질의 사업모형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이어진 지정토론에서는 한국노총 조기홍 국장이 정부와 산업의학자들의 '구강건강'을 소외시하는 경향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조 국장은 "얼마전 정부가 '구강검사'를 삭제하는 내용의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법적으로 정기교육에 '구강교육'을 필수로 넣지 않는 등 '구강건강'에는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이렇듯 '구강건강'을 소외시하는 경향은 정책 반영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산업의학자들도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또한 조 국장은 "노사정위원회 내에 보건산업안전위원회'를 시행하기로 했는데, 오늘 논의된 내용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산업안전공단 교육에도 구강교육이 필수로 포함되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조선 의대 이철갑 교수는 "대부분의 근로자들이 사업장 구강검진이 필요하냐라는 말들을 하는데, 우선 근로자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피력하고, "사업장에서 보통 두 끼를 먹는데, 잇솔질을 하려 해도 환경 자체가 안된다"며 환경을 바꾸기 위한 법 개정 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치협 조영식 기획이사는 "근로자들이 건강보험료는 많이 내면서도 치과분야 진료에서는 전혀 혜택을 못받고, 30년 후 은퇴해서 몇 백만원의 돈을 내고 임플란트를 심어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건강보험 가입자들이 스케일링 등 치과분야의 급여화를 위해 제대로 된 역할을 해줄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 황윤숙 부회장
또한 조 이사는 "공공화장실에 잇솔질 스티커를 부착하거나 잇솔질 용춤 자판기 설치를 제안하려 했는데, 담당 행정부서가 사라지는 바람에 못했다"면서 "'점심식사 후 반드시 잇솔질'을 강제하기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마지막 지정토론에 나선 치위협 황윤숙 부회장은 "잇솔질을 잘 할 수 있게 하는 환경을 만들어 줬다고 해서 과연 잇솔질을 할 것인가"고 반문하고, "함께 보다 많은 근로자들이 구강건강 교육을 정기적으로 받아 필요성을 느끼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황 부회장은 "치위협은 구강보건교육사업단을 발족했고, 학습목표 개발, 매체 개발, 교육자 양성의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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