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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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이야기
  • 이채택
  • 승인 2008.03.04 17:26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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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피는 꽃도 있다.
 

겨울에 꽃이 피는 식물도 있다.

얼어붙은 땅속에서 아직은 아무런 새싹도 돋아나지 낙엽 속에서 가냘픈 꽃대를 내밀고 하얀꽃을 피우는 변산바람꽃이 그중에 하나이다.

년중 가장먼저 꽃이 피는 식물로 흔히 복수초를 얘기하지만 지역에 따라서는 변산바람꽃이 먼저 개화하기도 한다.

 

변산반도에서 처음 발견되어 변산바람꽃이라고 불리게 된 변산바람꽃은 자생지가 제한된 희귀식물이다.

울산인근에서는 3년 전 자생지가 입소문을 타고 많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변산반도에 가야만 볼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을 인근에서도 볼 수 있다는 것은 커다란 행운이다.

1년을 기다려 자생지를 수소문해서 찾아갔다. 개체 수는 많지 않았지만 느낌을 전달받기에는 충분했다.

 

지난해 다시 그곳을 찾았을 때 낮 익은 모습의 사람을 한명 만났다. 카메라를 메고 야생화를 찾아다니는 모습이 요즘에는 낮선 풍경이 아니다. 처음 야생화를 접했을 때는 야생화을 사진에 담는 사람을 보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2-3년 전부터는 어디를 가더라도 나보다 먼저 다녀간 사람들의 흔적을 쉽게 볼 수 있다.

올해는 추위가 지난해보다 늦게 풀려서 개화시기가 2주 정도 늦다. 기나긴 겨울이 지겨워 설 연휴 때 그곳을 찾았다. 아직은 일러서 개화가 진행 중인 개체만 확인하고 돌아왔다.

다음주 다시 찾아간 그곳에는 꽃은 보이지 않고 누군가 산채해간 흔적만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2주후 다시 한번 더 들리니 배낭과 카메라를 든 한 무리의 인파가 먼저 와서 그곳을 점령하고 있었다. 어디서 왔느냐고 슬며시 물어보니 전국에서 모여서 왔다고 한다.

인터넷과 디지털 카메라 보급에 의해 엄청나게 늘어난 야생화 동호인들 때문에 야생화들은 수난을 당하고 있다. 나를 포함한 그들의 발길에 많은 개체들이 희생당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주로 두 명 만으로 탐사를 다닌다.

 

변산바람꽃은 키가 10cm 정도이고 잎보다 꽃이 먼저 핀다.

꽃잎처럼 보이는 흰색은 꽃받침이다. 우산처럼 생긴 꽃받침 5장이 꽃잎과 수술을 떠받들 듯 받치고 있다.  꽃잎은 꽃받침 안쪽의 수술들 속에서 깔때기 모양으로 솟아 있다. 깔때기 모양의 꽃잎은 끝이 노란색 혹은 녹색이다. 개화기는 2월 초부터이다. 우리나라에는 10여종의 바람꽃이 자생하고 있다.

 

변산바람꽃에 이웃하여 복수초가 겨울의 칼바람 속에서 꽃을 피우고 있다. 대표적인 겨울꽃인 복수초는 제주도에 분포하는 세복수초. 중부중심의 복수초. 남부중심의 가지복수초가 있다. 강원도 일부지역에서는 1월 중순이전에 꽃이 피기 시작한다.

 

복수초. 변산바람꽃이 절정일 무렵 꽃이 피기 시작하는 것이 노루귀이다. 노루귀는 영하의 날씨 속에서 꽃대가 올라오기 시작해서 영상의 기온이 되면 꽃이 피기 시작한다. 인근에서는 2월 말부터 개화가 시작된다. 꽃이 먼저 피고 나중에 올라오는 잎이 노루귀를 닮아서 노루귀라고 한다. 꽃의 색은 흰색. 분홍색. 청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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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rugi 2008-03-14 11:42:59
저는 야생에서 청노루귀를 한번도 본 적이 없어서... 이번 봄에는 찾아볼 수 있을지.

노루귀는 져도 새로운 꽃이 피겠죠. 좋은 봄 되세요.^^

이채택 2008-03-11 13:47:19
그저께 일요일 둘러보니 낮은 산에는 벌써 노루귀가 꽃이 시들고 있더군요.
개화후 비와 추위 탓에 빨리 지네요.
아쉽게도 남쪽지방에는 청노루귀가 없습니다.
경북에서 부터 청노루귀가 분포합니다.

sarugi 2008-03-10 22:45:02
서울 언저리도 슬슬 소식이 들릴 듯도 한데...
(혹시 청노루귀 사진도 있으면 좀 보고 싶네요.)

박 기자 2008-03-10 10:21:33
평범한 들꽃도 이렇게 보니 화려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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