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갯메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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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야기… 갯메꽃
  • 유은경
  • 승인 2023.06.23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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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이야기- 아흔 아홉 번째

유은경은 충청도 산골에서 태어나 자랐다. 아버지에게 받은 DNA덕분에 자연스레 산을 찾게 되었고 산이 품고 있는 꽃이 눈에 들어왔다. 꽃, 그 자체보다 꽃들이 살고 있는 곳을 담고 싶어 카메라를 들었다. 카메라로 바라보는 세상은 지극히 겸손하다. 더 낮고 작고 자연스런 시선을 찾고 있다. 앞으로 매달 2회 우리나라 산천에서 만나볼 수 있는 꽃 이야기들을 본지에 풀어낼 계획이다.

- 편집자 주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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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정하고 집을 나서야 만날 수 있는 갯가 식물들은 생태까지 남다르니 들이나 산에서 만나는 꽃들과는 대하는 태도부터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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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해인지 ‘갯메꽃’을 만나러 먼 길을 달리는 동안 장대비가 쏟아졌고 도착해서는 비는 그쳤으나 강한 빗줄기에 너덜너덜해진 꽃잎을 보며 안타까워했던 생각이 난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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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고개 누인 갯메꽃이 주는 차분한 느낌은 햇살 아래 화려하게 모여 있는 무리들보다 더 진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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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나팔꽃 비슷한 메꽃이겠거니 여기던 이들도 바닷가 모래 위에서 마주치면 무언가 다르다는 걸 알아차린다. 잎이 두텁고 빤질빤질거리며 하트모양으로 올망졸망 달려 있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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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팔꽃이 한해살이이고 메꽃은 여러해살이라는 것이 가장 큰 차이일까? 밥을 ‘메’라고 불렀던 것을 안다면 그 뿌리가 어려운 시절을 견뎌가는데 도움을 줬다는 것을 금방 눈치챌 수 있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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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이 붙어있으니 사는 곳은 당연히 바닷가다. 그렇다고 전국 바닷가에 다 있는 것은 아니다. 온대와 아열대에 속하는 중부이남에서나 볼 수 있다. 흔치않게 하얀색 꽃도 보인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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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갈 수 없는 우리의 반쪽, 북한에는 어떤 꽃들이 살고 있을까 궁금해졌다. 비무장지대에 만들어질 것이라는 생태평화공원 이야기에 귀가 솔깃하다. 파도소리에 귀를 쫑긋 세운 갯메꽃처럼…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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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후면 73년 전 6.25 한국전쟁이 일어났던 날이다. 들꽃과 같은 잔잔한 평화가 언제쯤이나  우리에게 다가올 수 있을까? 답답하고 암담할 뿐이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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