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치와 민의련, 교류‧협력의 도약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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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치와 민의련, 교류‧협력의 도약을 꿈꾸며
  • 김의동
  • 승인 2023.08.25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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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의련 70주년 기념식 참가기]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김의동 공동대표
지난 19일 도쿄돔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전일본민주의료기관연합회 창립70주년 기념식 및 리셉션에 참가한 한국대표단과 민의련 관계자들이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제공=김지현)
지난 19일 도쿄돔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전일본민주의료기관연합회 창립70주년 기념식 및 리셉션에 참가한 한국대표단과 민의련 관계자들이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제공=김지현)

8월 19일과 20일, 1박2일로 일본 도쿄에서 진행된 전일본민주의료기관연합회(이하 민의련)의 70주년 기념식 행사에 다녀왔다. 개인적으로 해외를 1박2일로 다녀오긴 난생처음이었고, 코로나 이후로 4년여만의 첫 해외여행(여행이라기보다 출장에 가까운)이었다. 

나와 김형성 집행위원장, 홍수연 전 건치대표님(현 치협 부회장)과 함께,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의 우석균, 최규진, 장창현 선생님, 녹색병원의 임상혁 원장님, 김지현 홍보팀장님, 사회적의료기관연합회의 김봉구 이사장님, 김기태 사무국장님 등이 동행하셨다.

8월 19일 아침 비행기를 타고, 도쿄 하네다 공항을 거쳐 지하철을 타고 리셉션 장소인 도쿄돔호텔에 도착했다. 지하 그랜드볼룸에는 많은 수의 민의련 관계자들과 민의련의 70주년을 축하하러 온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2시부터 5시 반까지 1부 행사, 6시부터 7시 반까지의 2부 행사의 순서로 진행되었다. 

민의련 마스다 츠요시 회장님의 인사말과 내빈 인사에 이어 70주년 기념 민의련 응모기획의 시상이 있었고, 일본적십자간호대학 카와시마 미도리 명예교수의 기념 강연 ‘역사의 기로에 서서 평화와 인권을 지키는 책무’가 있었다. 오랫동안 민의련과의 통역 업무를 맡아주고 계신 황자혜 선생님의 통역이 있기는 했지만, 수신기를 통해 들리는 실시간 동시통역으로 모든 내용을 알아듣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연자는 태평양전쟁을 몸소 겪은 90세가 넘은 고령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또렷한 목소리로 1시간가량의 강연을 이어나가셨고, 그 내용 또한 전쟁반대와 인권에 대해 구체적이고 피부에 와 닿는 것들이었다.

한편으로 보면 고루하고 진부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으나, 우크라이나 전쟁의 발발과 일본의 평화헌법 폐기를 시도하는 움직임에서도 볼 수 있듯이 지금 시기를 전쟁과 평화의 기로라고 보고 반전평화의 중요성을, 살아있는 체험과 언어를 통해 일깨우려는 민의련의 굳건한 의지를 느낄 수 있는 강연이었다.

지난 20일 오테마치 프레스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민의련 평의원회의 (제공=김지현)
지난 20일 오테마치 프레스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민의련 평의원회의 (제공=김지현)

이어진 문화공연은 우크라이나 출신의 가수 나탈리아 구지의 노래와 우크라이나 민속 악기 반두라 연주였다. 어린 나이에 체르노빌 원전 사고로 피폭 당했고, 지금은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출신이여서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분이었다. 청아하고 고운 음색에 독특하고 유려한 반두라의 선율은 훌륭하게 어울렸으며, 전쟁에 반대하고 평화와 인권을 지향해온 민의련의 70주년 기념식에 가장 걸맞는 문화공연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 방문단 외에도 프랑스에서도 연대와 축하의 발언을 위해 참석한 분들이 계셨고, 다양한 분야의 내빈들의 축사가 이어졌다. 일반적인 기념식 행사와 크게 다르지 않았으나 민의련의 오랜 역사와 연륜, 일본 사회에서 가지는 적지 않은 영향력이 느껴졌다. 지역주민들과 오랜 세월을 함께하며 신뢰받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은 우리에게도 귀감이 되었고, 건치에서도 몇 주년 기념식장 자리에서 반전평화와 같은 원론적인 주제로 강연을 진행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공식행사 이후에는 민의련 소속의 치과의사 선생님들과 따로 만남을 가졌다. 주말이고 장소가 여의치 않아 행사장소에서 멀지 않은 닭꼬치 집에서 진행하였다. 2시간도 안 되는 시간이었지만, 선물을 전달하고 미리 준비한 양쪽의 질문에 대해 서로 답하고 정보를 교환하는 자리였다.

우리 측은 민의련에서 오래전부터 진행해 온 방문진료에 관심이 많았고, 민의련 측은 한국의 보철보험 현황, 보장성 확대 운동과 구강건강 불평등의 실태, 국가고시 합격률이나 여자 치과의사의 비율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양쪽의 많은 궁금증을 해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고, 이후에도 좀 더 지속적이고 긴밀한 정보 교환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LINE 어플을 통해 대화방을 개설하고 상시적인 정보교환과 논의를 이어나가기로 하였다.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지만, LINE 어플에서 일본인과 메시지를 주고받으면 자동 번역이 되어 쉽게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건치와 민의련 치과부는 리셉션 이후 별도의 간담회를 갖고 한일 양국의 치과상황을 공유했다. (제공=이경민)
건치와 민의련 치과부는 리셉션 이후 별도의 간담회를 갖고 한일 양국의 치과상황을 공유했다. (제공=이경민)

다음날은 오전 9시에 오테마치 프레스컨퍼런스센터에서 진행하는 민의련 평의원회의(우리나라로 치면 대의원대회와 유사한 것으로 보였다)를 잠시 참관하고, 오전에는 1929년 치안유지법 개악안에 유일하게 반대하다가 파시스트 청년에게 암살당한 야마모토 센지 의원이 테러를 당한 장소를 방문했다. 작은 안내명판이 남아 있을 뿐이지만, 이것마저도 세우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오랜 기간 애썼다고 하고, 일본 제국주의 정부의 폭압에 굴하지 않고 당당히 맞선 그의 기개를 기리는 시간을 가졌다. 

오후엔 일본 국립박물관을 두 시간가량 둘러보았는데, 일본 회화의 화려한 색채에 감탄하고, 전시물에까지 한글 설명이 함께 되어 있어 편리하기도 하였지만, 우리나라의 유물이 국립박물관 정원에 당당히 세워져 있는 모습에는 어이없고 화가 났다.

건치나 우리나라의 인의협, 건약, 청한 등이 소속된 보건의료단체연합에 비하면 일본의 민의련은 역사도 훨씬 길고, 병원과 법인 단위로 구성된 조직이다 보니 규모도 크고 예산도 방대하다. 건치는 민의련 의료인들의 헌신적인 자세와 철저히 지역에 기반한 조직적인 성과를 높이 평가하고, 민의련은 건치의 정책적인 역량이나 다양한 대중운동의 역사와 성과를 놀라워한다.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의 치과의사를 비롯한 의료인들과의 교류는 많은 면에서 서로에게 적지 않은 힘과 도움이 될 것이다. 

건강사회를 꿈꾸고 실현시키는 데 뜻을 같이하는 다양한 이들과의 교류와 협력을 확대하고, 그 속에서 모두를 위한 건강사회로 다가가는 길에 많은 이들이 함께하기를 기원한다.

한국 대표단이 야마모토 센지 의원의 서거 터 앞에서 단체사진을 찍었다.
한국 대표단이 야마모토 센지 의원의 서거 터 앞에서 단체사진을 찍었다. (제공=황자혜)
일본군국주의 치안유지법에 반대한 노동당 야마모토 센지의원이 서거한 장소를 기리는 안내판 앞에서 (제공=장창현)
일본군국주의 치안유지법에 반대한 노동당 야마모토 센지의원이 서거한 장소를 기리는 안내판 앞에서 (제공=장창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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