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이야기… 족도리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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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이야기… 족도리풀
  • 유은경
  • 승인 2024.02.08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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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이야기- 백 열한 번째

유은경은 충청도 산골에서 태어나 자랐다. 아버지에게 받은 DNA덕분에 자연스레 산을 찾게 되었고 산이 품고 있는 꽃이 눈에 들어왔다. 꽃, 그 자체보다 꽃들이 살고 있는 곳을 담고 싶어 카메라를 들었다. 카메라로 바라보는 세상은 지극히 겸손하다. 더 낮고 작고 자연스런 시선을 찾고 있다. 앞으로 매달 2회 우리나라 산천에서 만나볼 수 있는 꽃 이야기들을 본지에 풀어낼 계획이다.

- 편집자 주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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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그란 꽃모양이 시집가는 색시의 머리에 쓰는 족두리를 닮았다. 족도리는 족두리의 옛 말이고 꽃이름으로는 ‘족도리풀’이다. 한국과 중국, 일본에서 자란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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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하트형 잎을 발견하면 쌓여있는 낙엽들을 걷어내야 옹기종기 모여있는 꽃을 볼 수 있다. 더 깊이 몸을 낮추어야 수줍은 듯 해말간 얼굴에 눈 맞춤이 가능하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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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속 그늘이면 전국 어디서나 잘 자란다. 대관령에서 풍성한 무리를 만났을 때 하나를 캐어 뿌리를 잘라 맛을 보았다. 혀끝에 대어 보았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겠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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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신’이라는 약재명도 익숙하고 입안을 상쾌하게 해주는 ‘은단’의 재료가 된다는 얘기를 들었던 까닭이다. 척하고 달라붙더니 싸늘할 만큼 매운 맛이 돌았다. 독성이 강해 나물로는 먹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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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한 4~5월에 꽃이 피고 9월쯤 열매를 맺는다. 우리나라에는 서울~, 만주~, 개~, 각시~, 무늬~, 금오~, 선운~, 뿔~ 등 변이까지 20여 종이 알려져 있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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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이종은 꽃이 녹색으로 피는데 서산의 ‘금오족도리풀’과 연천의 ‘서울족도리풀‘이 유명하다.어찌나 신기하던지 이리저리 한참을 머물렀던 기억이 선명하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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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드러나기를 원하지 않고 숨어있으니 벌이나 나비들의 도움을 받기는 어렵겠고 작은 곤충들이나 개미들이 들락거리며 수정을 돕는다. 땅에 바짝 붙어 꽃을 피우는 이유가 그것이다. 자연에서는 어떠한 삶의 형태이든 그들만의 살아가는 대책들이 있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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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도리풀은 햇볕을 직접 받지 않아서인지 꽃빛이나 모양이 화려하지 않다. 그러나 잎을 먼저 알아보는 조건만 갖춘다면 그 은근하고 은밀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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