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잠, 이주노동자 등 연대 폭 확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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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잠, 이주노동자 등 연대 폭 확대한다
  • 안은선 기자
  • 승인 2024.02.27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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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제9차 정기총회 개최…상근활동가 역량 강화 등 처우개선 논의도
비정규직노동자 쉼터 꿀잠 '제9차 정기총회'가 지난 24일 서울 영등포구 꿀잠 문화교육공간 '판'에서 개최됐다.
비정규직노동자 쉼터 꿀잠 '제9차 정기총회'가 지난 24일 서울 영등포구 꿀잠 문화교육공간 '판'에서 개최됐다.

비정규직노동자 쉼터 꿀잠(이사장 조현철)은 지난 24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영등포구 꿀잠 문화교육공간 ‘판’에서 제9차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조현철 이사장은 “세상은 여전히 강철 같은 자본의 논리가 지배하고, 능력주의로 포장한 공정 앞에서 사람들은 무너지는 등 찰스 디킨스의 ‘어려운 시절’은 현재진행형”이라면서도 “어떤 추위도 따스함을 이길 수 없고,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기고, 우직함이 약삭빠름을 이기듯 꿀잠은 올해도 가장 낮은 곳에서 따스한 기운을 불어넣는 부드럽고도 우직한 벗이 되겠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이날 총회는 전체 책임회원 100명 중 참석 36명, 위임 33명 등 총 60명으로 성원 됐으며. ▲축하공연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노조 경인지부 투쟁발언 ▲꿀잠 장학금 전달식 ▲2023 꿀잠 활동 돌아보기 ▲개회선언 ▲의장 인사말 ▲성원보고 ▲이사회 보고 ▲의안심의 순으로 진행됐다.

먼저 2023년 사업보고에 나선 김소연 운영위원장은 “지난해 꿀잠 공간을 이용한 인원은 연인원 1,515명이며, 숙박 연인원은 1,583명 등으로 2022년 대비 이용자 수가 12.8% 줄었으나 이용 단체 및 개인단위는 늘었다”면서 “숲속꿀잠 강릉의 경우 13개 단체 및 개인 104명이 이용했으며, 포천의 경우 2개 단체 소속 13명이 이용한 것으로 집계돼 2022년 대비 72%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꿀잠의 성격을 이해하지 못한 이용자들이 있어 언어나 행동, 성적모욕감을 유발하는 농담 등으로 불편 사항이 생겨 이용 수직을 분명히 정하고 안내문을 게시하는 등 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며 “연대사무공간을 주 사무실로 사용하는 단위의 사용기간 등 조건에 대한 기준 및 규칙을 마련해야 한다”고 짚었다.

투쟁 현장을 찾거나, 꿀잠에 모여 식사와 간담회를 하는 ‘꿀밥’ 사업의 경우 지난 한 해 동안 ▲12회의 꿀밥 나눔 ▲3회의 거리의 차례 ▲25회의 찾아가는 꿀밥 등을 시행했으나, 2022년도 대비 내용적으로 부실한 측면이 있었다고 평가하면서, 이주노동자 등 꿀밥 사업의 폭을 넓혀야 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2023년 한해 故양회동 열사, 故방영환 열사 두 분을 보냈고., 꿋꿋이 버티고 싸워보자는 토론도 있었지만, 공세적이지 못했는데 이는 초반 상근활동가의 부족으로 불안정한 상태에서 기본활동을 중심에 두고 버텨냈다”면서도 “노조 미가입 디엘이엔씨 하청노동자 故강보경 님 산재사망사고 대응 투쟁, 지역 활동 교류사업, 영등포목요밥상, 지역촛불문화제 참여 등은 의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꿀잠 진료소, 꿀잠의 사회적 의미 되짚어

‘꿀잠 진료소’ 사업은 진료팀과 상근활동가들의 노력으로 안정적으로 운영됐으며, 지속적인 투쟁현장 의료지원 활동으로 꿀잠의 사회적 의미를 되새겼다고 평가됐다.

격주 토요일 오후 5시부터 9시까지 진행되는 치과진료의 경우 1년간 총 20회의 진료, 연인원 75명을 진료했으며 그 중 신규진료 25명이었다. 항목별로는 ▲스케일링 35회 ▲전문가 잇솔질 25회 ▲치경마모제진충전 22개 치아 ▲충치인레이 충전 3개 치아 ▲충치 레진 충전 19개 치아 ▲근관치료 1회 ▲발치 3개 치아 ▲잇몸치료 2회 ▲일반처치 7개 치아 ▲검진 10회 ▲치료의뢰 4회 등을 실시했다.

아울러 쿠팡인천물류센터 농성장에서 ‘찾아가는 진료활동’ 진행, 진료팀 10명 예방팀 3명이 협력치과 운영방안을 논의하고 새로운 예방프로토콜을 도입해 운영했다.

한방진료의 경우 월 1회 평균 3~4명을 진료했으며, ▲5월 전국택배노동조합 쿠팡택배 단식농성장 ▲6월 한국와이퍼 농성장 ▲8월 쿠팡물류 인천4센터 농성장 ▲11월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단식농성장을 찾아 ‘현장 방문 진료’를 실시했다. 

마음연대 심리치유는 총 9명이 참가했으며, 주 1회 1명을 상담하고, 6월 강좌를 진행했다.

이 밖에도 꿀잠은 ▲노동역사 기행 4회 진행 ▲법률강좌 등 교실사업 ▲백기완 투혼‧투쟁 토론회 ‘다음소희’ 공동체 상영등 기획 사업 ▲단식‧투쟁 농성장 지원 사업 ▲문화활동 지원 ▲회원 조직화 사업 ▲재개발 대응 꿀잠 대책위 활동 등을 진행했다.

총회 진행 중인 (왼쪽부터) 조현철 이사장, 김소연 운영위원장
총회 진행 중인 (왼쪽부터) 조현철 이사장, 김소연 운영위원장

상근자 처우 개선‧사각지대 노동자 연대

꿀잠은 2024년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이들은 기본사업인 쉼터운영에 충실하는 한편 비정규직 노동자 연대는 물론 사각지대에 있는 영세 노동자. 이주노동자, 장애인 활동가들과 접촉면을 넓히고 네트워크 형성에 힘쓸 것을 다짐했다.

2024년 사업계획으로는 ▲4월 초순 쉼터 보수 공사 ▲꿀밥 격월 1회, 단식자 보식지원 ▲4월 대전 골령골, 6월 모란공원, 10월 망우리 공동묘지 등 노동역사 기행 ▲법률‧탈시설‧기후위기‧남자들의 부엌 등 주제별 교실사업 ▲문화활동가와 결합해 투쟁현장 지원 등 기획사업 ▲투쟁현장 긴급 지원 및 결합 ▲SNS 활성화 등 회원 조직화 사업 ▲재개발 대응 활동 ▲연대사업 등이다.

위원회 별 사업계획으로는 ▲법률위원회 : 격월 노동법 이슈 다룬 웹소식지 발간, 법률강좌 ▲문화예술위원회 : 투쟁현장 찾아가는 ‘꿀잠콘서트’ ▲생활위원회 : 대청소 등 ▲의료위원회 : 단식‧보식 매뉴얼 정리, 다양한 의료진 현장 결합 등이다.

특히 이번 총회에서는 상임활동가 처우규정 개정안을 승인했다. 주요 내용으로는 상근활동가의 업무 지속성을 위해 격년으로 1회 건강검진비를 실비로 지급하고, 호봉제 적용, 월 1회 일직수당 지급, 3개월 안식 유급휴가 등이다.

아울러 2024년 예산 심의에서는 상근자 임금을 물가상승률에 맞춰 3.7% 인상하는 안건이 통과돼, 수정예산에 반영키로 했다.

한편, 코로나19를 핑계로 해고돼 3년을 투쟁하고 복직한 아시아나케이오지부 김계월 지부장은 지난해 11월 정년퇴임을 하고 올해부터 꿀잠 상근활동가로 일하게 됐다.

김 지부장은 “해고되고 꿀잠의 지원을 받으며 투쟁하고 복직에 성공해, 정년퇴임도 하게 됐다”면서 “이 인연을 소중히 하고, 꿀잠 활동가로서 새로운 일에 도전해 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두렵지만 동지들의 많은 지지와 도움으로 성장했듯, 나도 꿀잠의 역할에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고 함께 연대의 길을 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또한 꿀잠 장학금은 운영위원회 추천과 심사를 거쳐 박일규 노동가수의 자녀 유하영 학생과 지민주‧연영석 노동가수의 자녀 연준우 학생에게 지원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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