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수호 대한의사협회장, 이현숙 여의사회회장, 지훈상 대한병원협회장 등 의료계 인사들이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며 기업 인사들과 미국산 쇠고기 시식회를 가진 것과 관련 시민사회단체들이 일제히 비난하고 나섰다.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이하 보건연합)은 9일 성명을 내고 "작은 가능성이라도 그것이 생명을 위협할 위험성이 있다면 사전예방의 원칙에 따라 이를 피하라고 적극 권고해야할 의사들이 오히려 앞장서서 미국산 쇠고기를 시식까지 하는데 대해 분노를 넘어 연민을 느낀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보건연합은 성명에서 "국제적으로 시행하는 광우병의 감염방지를 위한 4가지 기본원칙 즉 사료규제, 전수검사, SRM제거, 이력추적제 중 미국이 지키는 것은 하나도 없다"며 "이러한 미국의 상황을 두고 미국산 쇠고기 전면 개방에 대해 경고를 하기는 커녕 의사라는 사람들이 앞장서서 쇠고기 시식회를 하는 것은 한마디로 의사들의 창피"라고 꼬집었다.
특히 의협 주수호 회장이 "촛불시위로 한국경제위기가 왔다는 재계인사들의 요청으로 시식회를 가진다"고 말한 것과 관련 "촛불시위를 모욕했다"고 주장하고 "고환율 정책 등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의 잘못을 촛불시위에 책임을 묻는 후안무치한 행위에 의사들의 대표라는 직함을 가진 인사들이 함께하는 것에 우리는 분노를 감출 수 없다"고 비난했다.
마지막으로 보건연합은 "이들이 의사들의 의견은 커녕 광우병을 연구하는 전문가들의 의견조차 묻지 않은 채 마치 한국의 의사들이 모두 미국산 쇠고기를 안전하다고 인식하는 것처럼 비칠 행동을 하는 것은 현 의사협회와 의학회 집행진들의 명백한 월권행위"라며 "한국 의사들과 나아가 보건의료인들의 명예를 심대하게 실추시킨데 대해 책임을 지고 오늘 시식회에 출석한 인사들은 대표직을 사퇴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