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나는 포로를 학살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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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나는 포로를 학살했어요”
  • 송필경 논설위원
  • 승인 2009.04.17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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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건치 20주년 사진전] ⑤

 

▲ 송필경 作 _ “나는 포로를 학살했어요”

베트남은 한국군을 박정희 병사라 불렀다. 김영만은 1967년 베트남 짜빈동 지역에서 청룡부대의 박정희 병사로 근무했다. 어느 날 상관의 명령을 받고 베트콩 용의자를 장난치듯 학살했다.

다음날 한 할머니가 손자와 함께 부대 앞에 찾아와 자기 아들을 찾아달라고 하루 종일 애걸했다. 김영만은 포로수용소로 보냈다고 둘러댔다.  

그 다음날 김영만 부대는 북베트남군에게 격렬한 공격을 받아 김영만은 심한 부상을 당하고 의식을 잃었다. 병원에서 의식을 찾은 김영만에게 자신이 사람을 죽였다는 죄책감이 불현듯 엄습했다. 김영만은 일급 원호대상 자격을 거부하고 바로 제대를 자청했다.  

김영만은 그 후 마산 창원 지역에서 민주화 운동을 하며 어렵게 살았다. 원호 보상을 받았다면 아내가 보따리 장사를 하지 않아도 될텐 데 말이다. 김영만은 베트남에서 현대사를 전공하는 구수정 선생이 1999년 밝힌 한국군 양민 학살에 대하여 가장 먼저 양심 고백을 하였다.  

2001년 김영만은 ‘화해와 평화를 위한 베트남 진료단’(현 베트남 평화의료연대)과 함께 베트남을 찾았다. 김영만은 마침 베트남 국민시인이며 그 당시 북베트남 군인으로 이 지역에서 전투를 한 탄타오 시인의 도움을 받아 옛 주둔지를 간신히 찾았다.

옛 기억을 잠깐 더듬더니 이 자리에 꿇어앉아 눈물범벅의 사죄를 하였다. 하나님께 이처럼 진정하게 사죄 하는 모습을 나는 내 평생 다시 보지 못할 것이고 생각했다. 필름 카메라 셔터를 총 쏘듯 마구 눌렀다. 그러면서 카메라 뷰파인드에 기어코 눈물을 얼룩지우고 말았다.

 

건치, 사진으로 만난 세상

*일시 : 2009년 4월 22일~28일(오전 10시~오후 7시)
*장소 : 인사동 신상 갤러리(02-730-6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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