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옹호 ‘협회장 월권’에 치과계 술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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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옹호 ‘협회장 월권’에 치과계 술렁
  • 강민홍 기자
  • 승인 2009.06.25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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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치, “전체 치과의사 명예 더렵혔다”…공식 취소 및 사과 촉구

대한치과의사협회(이하 치협) 이수구 협회장이 지난 22일 9개 의료관련 직능단체 대표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대한민국의 오늘을 우려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한 것에 대해 일선 치과의사들의 비판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회원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본분을 망각한 협회장의 월권행위로 인해 치과의사의 명예가 실추됐다는 것이다.

특히, 420명의 치과의사 시국선언을 주도했던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공공대표 송필경 서대선 소종섭 이하 건치)는 24일 성명을 내고 “이수구 협회장이 개인의 정치적 야심을 위해 전체 치과의사의 명예를 더럽혔다”며 강도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건치는 “10개 의료단체의 성명은 과거 군사독재 시절 국민 여론을 통제하고 호도하기 위한 관변단체들의 그것과 전혀 다를 바 없는 수준”이라며 “그 성명을 치협 회장의 자격으로 전체 치과의사들의 시국에 대한 견해인 양 발표한 것은 월권이자 전체 치과의사의 명예를 실추시킨 행위”라며 분노를 나타냈다.

먼저 10개 의료단체 성명에서는 “극히 일부의 보건의료인들이 시국선언의 대열에 합류해 마치 그것이 전체를 대변하는 양 비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건치는 “오히려 이수구 협회장이 전체 보건의료인들을 대변한 양 월권행위를 했다”는 입장이다.

보건의료인이나 치과의사 시국선언에는 각각 2289명, 420명으로 참여자를 구체적으로 명시했지만, 협회장은 회원들의 의견을 모으는 최소한의 민주적 절차도 거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 70만 보건의료인’을 운운했다는 것이다.

건치는 “치협 소속 치과의사들은 다양한 정치적 견해와 사회적 인식을 가질 수 있으며, 표현할 수도 있다”면서 “그런 이유로 치협이 정치적 견해를 표명하는 것은 매우 조심스럽고 적절한 절차를 거친 이후에야 가능한 일”이라고 피력했다.

“그럼에도 이번 성명서에 전체 치과의사를 대표한 협회장의 자격으로 참여했다는 것은 성명서 내용의 옳고그름이나 정치적 입장 차이를 떠나 명명백백한 협회장의 월권행위이자 전체 치과의사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행위”라는 게 건치의 주장.

특히 건치는 협회장이 작년 촛불시위를 ‘광기가 지배한 시위’로 표현하는 등 국론분열을 핑계로 치계여론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건치는 “협회장은 국론분열을 걱정하기보다 이러한 고도의 정치행위로 치계여론의 분열을 조장하고 심화시킨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사과해야 할 것”이라며 “치계 여론을 한데 모아 할 일도 산적한 상황에서 협회장이 일방적이고 독단적인 정치행위로 치계 여론의 분열을 조장하고 호도하는 데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23~25일 조선, 동아, 중앙일보 1면에 정치광고를 한 것에 대해서도 내역을 투명히 공개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건치는 “만약 광고비용의 일부라도 치협 예산으로 사용한다면 소중한 회원들의 회비를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횡령, 불법 전용한 것으로 간주할 것”이라며 “회원들의 회비로 이뤄진 협회비를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광고비로 거액 불법 전용한다면 당연히 이에 대한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지막으로 건치는 “협회장이라는 이름을 걸고 전체 치과의사의 의견을 일방적으로 왜곡·호도한 이번 사태는 개인의 정치적 야심에서 비롯된 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6월 22일 기자회견 및 정치광고 공식 취소 ▲월권행위로 전체 치과의사의 명예를 훼손한 데 대한 공식 사과 ▲일부 특정언론에 게재된 정치광고의 비용·내역 공개 등을 촉구했다.

한편, 아래는 성명 전문이다.

이수구 협회장은 전체 치과의사의 명예를 더럽히지 마라!
-협회장의 공식 취소와 사과를 요구한다.

대한치과의사협회(이하 치협) 이수구 회장은 지난 6월 22일 “대한민국의 오늘을 우려한다”는 제목 하에 보건의료인들의 시국선언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9개 보건의료 직능단체 대표들과 함께 진행하였다.

과거 군사독재 시절! 국민 여론을 통제하고 호도하기 위한 관변단체들의 성명과 전혀 다를 바 없는 수준의 성명서를 치협 회장의 자격으로 발표함으로써, 현 시국에 대한 전체 치과의사들의 견해인 양 비춰진 사실에 우리는 경악과 분노를 참을 수 없다.

첫째, 성명서 발표는 협회장의 월권행위이며 전체 치과의사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행위이다.

성명서에는 “극히 일부의 보건의료인들이 시국선언의 대열에 합류하여 마치 그것이 전체 보건의료인들을 대변하는 양 비치는 것을 경계한다”고 되어 있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보건의료인의 시국선언이나, 420명이 참여한 치과의사 시국선언 어디에도 전체 보건의료인을 대변한다고 하지 않았다.

전체 보건의료인들을 대변하는 양 한 것은 시국선언자들이 아니라 오히려 이수구 협회장이다. 협회장은 회원들의 의견을 모으는 최소한의 민주적인 절차도 거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 70만 보건의료인”을 운운하며 마치 전체 치과의사들과 전체 보건의료인의 의견을 대변하는 양 하고 있다.

치협 소속 치과의사들은 다양한 정치적 견해와 사회적 인식을 가질 수 있으며 그것을 표현할 수 있다. 그런 이유로 협회가 정치적 견해를 표명하는 것은 매우 조심스럽고 적절한 절차를 거친 이후에야 가능한 일이다. 그럼에도 이번 성명서에 협회장으로 전체 치과의사를 대표하여 참여하였다는 것은 성명서 내용의 옳고 그름이나 정치적인 입장의 차이를 떠나 명명백백한 협회장의 월권행위이며, 전체 치과의사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행위이다.

둘째, 국론분열 걱정하지 말고 치과계 분열 조장 행위나 중단하라.

“이 정부의 실패는 곧 대한민국의 실패”라는 식의 표현이나, 하루에만 백만 가까운 사람이 참여했던 작년의 촛불시위를 “광기가 지배”한 시위로 표현한 인식의 문제는 논외로 하더라도, 치협 회장은 국론분열을 걱정하기보다 이러한 고도의 정치행위로 치과계의 분열을 조장하고 심화시킨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사과해야 할 것이다.

치과계 여론을 한데 모아 국민구강보건이나 치과의사의 권익과 사회적 책임을 위해 할 일도 산적한 상황에서, 협회의 대표가 일방적이고 독단적인 정치행위로 치과계의 분열을 조장하고 호도하는 데에 분노를 금할 수 없으며 이에 대해 엄중히 경고하는 바이다. 대한민국의 오늘을 우려하기보다 본분을 망각한 협회장의 행태를 보면 치과계의 내일이 더욱 우려스럽다.

셋째, 조중동 정치광고비의 내역을 공개하고 이에 대한 협회장의 입장을 밝혀라.

더욱이 이런 정치적인 기자회견 내용의 광고를 위해 조중동 일간지에 1억이 넘는 비용을 소요하고, 이중 일부를 치협 예산으로 분담해 사용한다면 소중한 회원들의 회비를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횡령, 불법 전용한 것으로 간주할 것이다.

협회장이라는 공인의 신분으로 전체 치과의사의 여론을 임의로 호도한 것도 모자라, 회원들의 회비로 이뤄진 협회비를 자신의 정치적인 목적을 위해 광고비로 거액을 불법 전용한다면 당연히 이에 대한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협회장에게도 당연히 정치적인 입장이 있을 것이고, 개인적으로 정치적인 의사 표현을 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치협 회장이라는 이름을 걸고 전체 치과의사의 의견을 일방적으로 왜곡하고 호도한 이번 사태는 협회장 개인의 정치적 야심에서 비롯된 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가질 수 밖에 없게 만든다.

작금의 사태에 대해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하며 이에 대해 성실히 응하지 않을 경우, 이후에 벌어지는 모든 사태에 대한 책임은 협회장에게 있음을 분명히 밝혀둔다.

하나. 이번 6월 22일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성명에 대해 협회장은 공식적으로 취소하라.

하나. 전체 치과의사의 의견을 일방적으로 호도하고 왜곡한 월권행위로 전체 치과의사의 명예를 훼손한 데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하라.

하나. 일부 특정언론에 게재된 정치광고의 비용과 내역을 공개하고 이에 대한 협회장의 입장을 밝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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