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자전거 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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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자전거 타기
  • 공형찬
  • 승인 2009.08.06 11: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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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인천지부 2009년 39호 소식지에 기고한 글의 전문이다.(편집자)

자전거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그동안은 시민단체나 자전거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자전거의 경제성, 친환경성, 건강하게 살기위한 취미활동 등으로만 취급되더니 요즘에는 이명박 정부가 녹색성장의 내용으로 자전거 활성화에 발벗고 나섰습니다.

이유야 어찌되었던 그 말이나마 진정성이 있다면 진일보한 생각이라 할 수 있겠죠. 하지만 말만 요란한 전시행정인 것 같아 씁쓸합니다.

경부대운하사업의 전단계인 5대강 정비사업을 하는데 치장하는 악세서리 같은 느낌입니다. 운하 옆에 서울에서 부산까지 자전거 전용도로를 건설한다고 하니 제정신인가 싶습니다.

자전거가 우리의 생활 속에서 활용될 때 비로소 자전거가 제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데 그런 생각은 별로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자동차에게만 할애되던 도로를 자전거와 차를 공유하는 방식인 도로의 일부분을 자전거에 내주는 방식으로 자전거 정책으로 바뀌는 것만이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일상적인 교통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시민들이 자전거가 훨씬 편하고 경제적이라는 생각으로 바뀔 때만이 자전거 문화의 활성화가 이룩될 수 있을 것입니다.

자전거 타는데 필요한 동력은 바로 내 배속에 있는 지방입니다. 자기 자신을 동력으로 자연의 바람의 느낌을 느끼는 것은 익숙하면서도 그동안 잊어왔던 새로운 느낌입니다.

운동을 하니 땀은 나는데 바람이 땀을 식혀주니 얼마나 상쾌한지 모릅니다. 그동안 몸을 너무 움직이지 않아 잊고 있던 몸의 느낌들도 새롭고 차로 갈 수 없는 곳의 색다른 모습들도 볼 수 있어 새롭습니다. 관성적으로 지내왔던 내 몸에 새로운 활력을 넣어주세요.

5월 10일 시흥시 물왕저수지에 김영환, 공형찬, 김광숙 회원이 인천연대 남동지부 사무국장인 최승원씨의 안내로 다녀왔습니다. 9시까지 인천대공원에서 출발을 위해 모였습니다. 오랜만에 타는 자전거라 걱정이 먼저 앞섭니다.

영환이형은 최근 자전거를 바꾸고 무리하게 타느라 무릎도 아프다고 하니 살랑살랑 가기로 했습니다. 초행길이라 기대반 걱정반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어려운 길은 아니니 즐겁게 출발했습니다.

우선은 농로길로 달리는데 차도 보이지 않는 풍경이 너무 좋습니다. 이렇게 한참을 가다 비포장도로를 거쳐 시흥 생태공원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이곳에서 부터는 시흥시 자전거 도로가 물왕저수지 앞까지 연결되어 있습니다. 포장된 자전거 도로가 논길을 따라 이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중간에 트랙터가 자전거도로를 막고 있었습니다. 프랭카드도 걸어 놓구요... 자세히 보니 자전거 도로지정을 취소해 달라는 것입니다. 왜 그런가 했더니 벼들도 자라야 하지 않느냐는 것입니다. 그때는 낮에 자전거로 조용히 달리는데 왜 벼들의 성장을 방해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벼들도 밤에는 빛이 없어야 잘 생장한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자전거 도로가 생기고 야간에도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 전조등을 켜고 지나다니니까 벼들의 생장을 방해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농부들의 마음도 충분히 공감 가는 주장이었습니다.

드디어 물왕저수지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먼저 와있던 사람들이 더 가지 않는 것입니다. 여기까지 왔는데 물왕저수지를 가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생각에 저수지를 돌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끝자락까지 가서 오는 길이 비포장도로인데 정리가 너무 되어있지 않아 엉덩이 무척 고생했습니다. 물왕저수지를 도는 것은 처음 한번만 돌고 다음부턴 입구까지만 간다는 말을 실감했습니다.

물왕저수지는 낚시터로 유명한데 옛날 박정희 대통령이 낚시꾼들 못 들어오게 하고 가끔 혼자 낚시를 즐겼다고 합니다. 풍광도 좋고 주변 음식점도 많이 있습니다. 저수지 치고는 상당히 큰 편이기도 하구요.

자 이제 점심시간입니다. 점심은 저수지 입구에 있는 손짜장집입니다. 굴짬뽕이 얼큰하기도 하고 양도 많았는데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다시 한번 가보고 싶은 곳입니다. 이 식당에서 최승원 사무국장이 활동하고 있는 네이버의 자출사 까페 회원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열댓명 정도의 회원들과 돌아오는 길을 같이 했습니다. 복장부터가 우리들과는 사뭇 다르더군요. 약간은 민망한 쫄바지 하며 현란한 윗옷까지 아마추어와 프로랄까 차이가 많이 느껴졌습니다. 경험들이 많으신 분들이라 사진 찍는 것도 능숙하더군요.

저희들이 사진기를 가지고 가지 않았는데 자출사 회원분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덕분에 좋은 추억 많이 남겼구요. 다시 한번 이 자리를 빌어, 귀찮을 수 있는 안내를 맡아서 수고해준 최승원 사무국장과 자출사 회원분들께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시간이 없어 자주 가지는 못하지만 좋은 취미이자 운동인 자전거 타기를 여럿이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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