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플란트 합리적 가격 '제시해 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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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플란트 합리적 가격 '제시해 줄까?'
  • 조혜원 기자
  • 승인 2009.09.03 20:09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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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인터넷 임플란트 배너 광고에 대한 집중 탐구

 

▲썩은 이 발치 후 임플란트 시술을 앞두고 있는 회사원 S 씨는 요즘 고민이 많다. 만만치 않은 가격의 임플란트 진료비용 때문에 발치 후 아직 진료 병원을 결정하지 못 했기 때문. 그러던 중 S씨는 유명인터넷 포털사이트 인기검색 뉴스를 읽다 왼쪽 상단에서 깜빡이는 배너를 호기심에 클릭했다.

▲서울시 마포구 까치산에 거주하고 있는 남OO씨는 지난 밤 오돌뼈를 먹던 중 어금니가 부러졌다. 동네 치과를 방문해 진료를 한 결과, 임플란트 시술 진단을 받았다. 집으로 돌아온 남OO씨는 임플란트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어 컴퓨터를 켜고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 임플란트를 검색하던 중 한 배너를 클릭했다.

이 두 사람이 배너를 클릭 한 후 동시에 외친 말은?

‘낚였다’다. 인터넷 네티즌들 사이에서 흔히 사용되는 ‘낚였다’는 말은 제목과 본문내용이 다른 기사나 글들을 얘기하는 은어로써 인터넷 유저들이라면 누구나 경험해 봤을 법한 일이기도 하다.

이들이 클릭한 배너의 제목은 ‘임플란트의 합리적 가격을 제시해 드립니다’ 였다. 이 두 사람에게 배너를 클릭한 이유에 대해 질문하자 같은 대답을 전해왔다.

“치과 진료는 보험이 적용돼지 않는 진료로 가격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적정 수준의 진료비에 대한 궁금증 때문”이었다는 것.

‘합리적 가격’을 알고 싶으세요?
‘상담원과 연결해 드리겠습니다’

이 같은 종류의 배너를 클릭 시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치과’ 명칭이다. 이후 최고의 임플란트 시술을 자랑하는 OO치과 등등의 문구와 함께 상담 접수 란에 신상정보와 전화번호를 입력해야 상담을 진행 할 수 있다.

결국 광고는 임플란트 가격에 관한 정보를 줄 듯한 문구로 사람들의 클릭을 유도 한뒤, '병원 홍보'를 하기 위한 '이벤트 페이지로 인도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또 그 이벤트 페이지를 통한 상담 신청 후에도 임플란트와 관련한 대화를 나누기는 힘들다. 정보를 입력하고 난 후 결려오는 전화를 받아 질문을 던지니 ‘예약 후 병원을 방문해야 알 수 있다’는 대답만 들을 수 있을 뿐이다.

또한 상담원은 친절하게 “저희는 국내 최고 임플란트 전문 치과 병원이며 한 달에 3,000건 이상의 임플란트 시술을 진행하고 있으며, 대량으로 진행해서 진료비도 싸다”는 홍보의 문구를 빠지지 않고 남겼다.

그러나 전화로 임플란트의 가격을 설명해 주는 곳도 있었다. 국내산 임플란트로 할 경우 100~150만 원으로 저렴하게 할 수 있다는 정보도 얘기 해 준다. 하지만 임플란트를 진료하기에 앞서 각 종 검사 비용은 따로 지불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한 달 배너 광고료 300~500만 원 사이
한 사이트에만 홍보하는 것 아냐

본지에서 취재한 결과, 현재 인터넷에서 가장 많은 배너 광고를 진행하고 있는 OOOO 치과는 강남에 위치했으며 총 8층 높이의 건물로 전 층이 임플란트와 관련 된 치료를 위한 센터로 구성 돼 있다.

이 치과의 광고 중 일부를 맡고 있는 한 광고 대행업체 관계자는 “현재 인터넷 포털 뉴스를 통해 보여 지는 배너광고의 한 달 광고료는 한 사이트 당 적게는 300에서 많게는 500만 원 정도”라고 밝혔다.

OOOO치과는 현재 인터넷 포털사이트 뉴스 50곳이 넘는 곳에 같은 문구의 배너 광고를 진행 중이기도 하다.
 
또한 광고문의 상담직원에 따르면 “이 같은 배너 광고가 보여 지는 양은 한 매체 당 100만에서 150만 건 정도로 집계 되고 있다”며 “배너 클릭을 통해 상담조건을 입력해야 하는 '이벤트 페이지'로 이동하는 인원은 하루 평균 500~1,000명 사이로 집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광고를 통해 접수한 환자 수는 ‘며느리도 모를 일’
광고비 투자 대비 ‘수익’ 있으니 꾸준히 ‘광고에 투자해’

아울러 관계자는 “배너 클릭 후 상담 전화로 연결까지의 통계는 병원 측에서만 확인 가능하며, 상담을 통한 실제 외래 진료 및 예약 진료 환자 역시도 병원에서만 알 수 있는 통계”라고 덧붙였다.

또한 현재 강남의 한 치과병원은 1년째 이 같은 인터넷 포털 뉴스와 연계해 배너 광고를 진행하고 있으며, 한 달에 약 1억 3천만 원 정도의 비용을 광고비로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도 접할 수 있었다.

더불어 한 때 모 병원은 처음 배너광고를 시작했을 당시 문구를 통한 배너 클릭자들로 인한 상담문의전화가 폭주해 아웃소싱을 통한 전화상담원을 따로 뒀을 정도.

인터넷 광고전문 S 미디어사 관계자는 “꾸준한 배너광고 진행을 하는 것이 효과가 있는 것 같다”며 “광고비용 대비 수익률이 있기 때문에 병원에서도 계속 해서 광고를 진행 하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또한 S 미디어사 광고문의 팀장은 “유명 포털사이트에는 주로, 성형외과나 피부과 비뇨기과의 배너광고가 압도적이긴 하나 올해 초부터 임플란트 광고도 일정부분 꾸준히 진행 되고 있다”며 “심지어 내년 까지 장기광고계약을 맺은 곳도 있으며, 치과광고계의 문의가 꾸준히 늘고 있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넷 매체 광고 대행업체 관계자들은 “보험이 적용돼지 않은 의료 분야에서는 광고를 통한 환자 유치수가 많지 않더라도 큰 수익이 동반하기 때문에 이 같은 광고비를 지불하고서라도 병원 홍보에 신경 쓰는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광고 거품, 결국 환자가 지불하게 되지 않을까...?

다음 주면 발치한 치아가 아물어 임플란트를 하게 된다는 남OO씨는 “발치한 치아를 계속해서 방치해 둘 수 없어 진료를 진행하고 있는 단계이긴 하지만 현재 지불하기로 한 진료비가 합리적 가격인지는 아직까지도 잘 모르겠다”며 “괜시리 치과의사들에 대한 불신이 든다”고 말했다.

아울러 “TV광고를 진행하는 상품을 구매할 때 광고거품이 붙는 다는 사실을 모르는 국민이 없는 현시대에, 이 같은 낚시 의료광고를 접해 보니 보험이 적용 되지 않는 의료행위에 대한 거품 진료비도 발생 할 것만 같다”는 불안감을 표하기도 했다.

남 씨와 같은 입장으로 임플란트의 가격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고 있던 P씨도 인터넷 배너 광고를 접한 후 “의료정보에 대한 광고인 줄 알고 접했지만, 클릭하는 순간 치과홍보 페이지가 떠 낚였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임플란트 진료를 앞두고 ‘합리적인 가격’에 대한 고민을 앓고 있는 수많은 환자들이 의료광고의 클릭을 서두르고 있을지 모른다.

그리고 그들은 ‘합리적 가격’을 알기에 앞서 신상정보를 노출해야 하는 이벤트 페이지가 띄면 한마디 내 뱉지 않을까? ‘낚/였/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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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민 2009-09-07 10:02:44
감사하고요. 이 기사는 다른 매체에서도 탐낼만한 기사같은데... 오마이나 한겨레같은데 연결해줄수없나???

배강원 2009-09-05 09:23:33
항상 배너를 쳐 보고 싶었었는데, 궁금했던 점을 알 수 있어 좋았습니다.
항상 흥미있는 기사 부탁드리네요. 감사

사루기 2009-09-04 18:12:53
후덜덜하네요. '상상 그 이상'을 보게 만드는 치과계 현실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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