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대형할인치과가 다가온다!
상태바
2015년 대형할인치과가 다가온다!
  • 조혜원 기자
  • 승인 2009.09.13 03:43
  • 댓글 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특별기획] '치과 비급여 진료비용 고지제' 를 미리 내다 보다

 

2015년 9시 뉴스를 '미리 만나다'
'치과 비급여 진료비용 고지'에 관한 가상 뉴스

앵커 : ‘치과 의료 메뉴판’이 생겨 난지 5년이 지난 지금. 주변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던 치과가 많이 줄었는데요. 이 때문에 시민들의 불편이 증가 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치과 비급여 진료비용 고지’와 관련해 조혜원 기자가 집중 취재해 보았다고 합니다. 조혜원 기자?

리포트 : 네 그렇습니다. 지난 2010년 1월 31일부터 효력을 발생한 의료법 제 45조 ‘비급여 진료비용 등의 고지’ 조항에 따라, 환자와 환자의 보호자가 쉽게 알 수 있도록 모든 비급여 진료비용이 고지 됐기 때문인데요.

유독 비급여 진료가 많은 치과는 비급여 수가는 물론 진단서 등 수수료 비용까지 낱낱이 수가표를 병원에 게재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인터넷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각 구와 병원들의 가격을 한 대 모아 정리한 ‘치과 의료 비교 메뉴판’이 인기를 끌고 있고 있기도 한데요. 비교 메뉴판으로 인해 환자들을 오히려 더 혼란을 격고 있다고 해서, 치과치료를 위해 치과를 물색하고 있던 대학생 신OO씨를 인터뷰 해 보았습니다.

리포트 : 어떤 진료를 앞두고 계신거죠?

신OO씨 : 임플란트요.

리포트 : 가격을 많이 알아보셨나요?

신OO씨 : 포털사이트 검색으로 당연히 많이 알아봤죠. 그런데 가격만 가지고 병원을 갈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요. 환자들마다 후기도 다 다르고... 메이커 있는 병원이 꼭 진료를 잘 한다고 할 수도 없는 거구요.

리포트 : 그렇군요. 일반적으로 메이커 있는 병원에 대한 신뢰도가 더 높지 않나요?

신OO씨 : 그만큼 거품 비용도 존재하잖아요. 병원 홍보나 광고에 들이는 비용이 포함되어 있을꺼구요. 그렇다고 평균보다 가격이 터무니없이 싼 병원을 가자니 그것도 좀 찜찜하잖아요. 싼데는 뭔가 다른 이유가 있을 것 같기도 하고....병원과 의사들을 믿을 수가 없어요. 아픈데 진료를 가격대 별로 골라 가는 재미가 있는 것도 아니고...

리포트 : 그럼 그 전에 이용하시던 동네 치과는 안 가시나보죠?

신OO씨 : 병원이 있어야 가죠. 가격표가 차려져 공개된 마당에 당연히 영세업은 죽는 거 아닙니까. 동네 병원은 하나 씩 문을 닫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진짜 찾아보기 힘들죠. 피리 바게트니 또래주르 빵집 이후 동네에 제과점 있는 거 봤습니까.

솔직히 말해서 처음에 가격이 그렇게 다 알려지고 난 이후에는 치과의사들에 대한 배신감도 컸죠. 더 싸게 할 수 있었는데 많은 돈 들여서 진료 하고.. 그런데 요즘은 무섭다니깐요. 전문적인 의학지식을 모르는 저 같은 사람들이 비급여 진료 때문에 수가가 제일 싼 병원만 찾아 다니다 보니, 이젠 동네에서 치과를 찾아 볼 수 없게 됐잖아요. 지금도 진료 한 번 하려면 몇 달 동안 기다려야 돼요. 

진료 예약은 필수! 치료는 언제 받을지 미정!

리포터 : 이처럼 시민들은 대형 치과 병원 밖에 남지 않아 진료를 받는데 큰 불편을 호소 하고 있었는데요. 진짜 그런 것인지 직접 병원을 방문해 보았습니다.

OO치과 : 환자분 오늘은 예약이 다 차서 진료는 불가능 하구요. 예약하시면 대기자 명단에 이름 올려드릴께요. 근데 어디가 아프셔서 오셨죠?

리포터 : 네. 발치 한지 6개월 정도 됐는데요. 얼마나 기다려야 진료 할 수 있는 거죠?

OO치과 : 발치하신지 좀 되셨네요. 지금 임플란트는 한달정도 기다리셔 하거든요. 어떻게 예약하시겠어요?

제2의 직업을 물색해야 하는 '치과의사 속출' 

리포터 : 대형병원은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이 같은 상황으로 인해 전직 치과의사들의 이색 직업이 눈길을 끌고 있기도 한데요. 전직 치과의사들이 운영 한다는 레스토랑을 찾아가 그들을 만나봤습니다.

리포터(질문) : 치과의사란 직업을 버리고 새로운 길을 선택하셨는데요. 어려움은 없으셨는지요?

전직 치과의사 K : 없을 수가 있나요. 10년 개원의로 지내다가 비급여 수가 공개 제도 때문에 하루아침에 실업자로 전락했어요. 믿겨지지 않았죠. 열심히 공부해서 의사되면 굶주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게 일반적이니까요.

리포터 : 그렇다면, 비급여 수가 공개 이후 얼마 만에 병원을 정리하셨는지...

전직 치과의사 J : K는 2년 저는 3년 반 만에 접었죠. 버틸 때 까지 버티려고 했지만 치과 유지비를 계속해서 은행 대출로 진행하고 있던 터라 생활이 너무 궁핍했어요. 이젠 치과의사 신용등급도 그리 높지 않아서 대출도 쉽지는 않았죠. 그러던 찰나에 요리를 공부해 맛집을 차려보자고 생각하게 된거죠.

리포터 : 오랫동안 공부하셔서 어렵게 갖게 된 직업이실 텐데, 참 힘드셨겠어요.

전직 치과의사 K : 자본주의 사회에 살면서 의료까지 대형 자본이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게 될 술은 상상도 못했던 일이긴 하죠. 2000년대 초 동네 구멍가게가 사라지고 대형 할인 마트만 살아남듯이 치과도 그와 같은 격이 된 거죠. 저나 저 친구처럼 병원 마케팅이나 홍보엔 관심 없는 의사들은 살아남기 힘들 수밖에 없어요. 싼 가격의 ‘대형’엔 장사 없으니까요. (이상 가상 뉴스 끝)

똑똑한 네티즌들, 치과 진료비용 가격 비교는 '당연'
어쩔 수 없는 시장논리에 의한 결과도 '당연할까?'

보건복지가족부의 소비자 알 권리 우선의 이론에 맞물려 통과한 의료법 재정안의 ‘치과 내 고지 원칙’이 적용 되고 난다면, 위와 같은 ‘가상 뉴스’가 현실이 될 염려를 버릴 수 없다.

대한민국은 인터넷 강국으로 네티즌들의 ‘정보’에 모르쇠로 일관할 수는 없는 게 이 사회의 현실이다. 네티즌들의 여론 몰이로 인해 인기가수 2PM의 재범을 미국으로 내쫓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최근의 핫 이슈를 보더라도 말이다.

더구나 ‘치과 내 고시 원칙’은 내년 1월부터 효력을 발휘하는 조항임에도 불구하고, 미리부터 '닥터 위즈'나 '코리안 메디' 같은 사이트를 통해 치과 의료 수가 등을 알 수 있는 상황에서는 ‘가상’이 ‘가상’이 아닐 수도 있다는 현실이다.

이 같은 저가경쟁으로 인해 전체적인 의료 수가가 떨어지게 된다면, 최악의 경우 의료 광고와 맞물려 환자들을 줄 세우는 상황까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중하는 격이 될 수 있다.

즉 다시 말해 자본주의 사회의 시장논리에 의해 자연스레 영세업이라고 할 수 있는 동네 치과 들은 사라지게 되는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는 얘기.

'의료' 새로운 사업 아이템 되나?

더구나 현 정부와 복지부가 ‘의료민영화’ 정책을 펼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고, 본격적인 의료 관광 시대의 첫 포문이 열리고 있는 요즘 ‘비급여 진료비용 고지제’는 인터넷 광고를 성행하게 할 수 있는 충분한 바탕을 마련해 줄 수 있다.

현재도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통해 아주 손쉽게 치과 임플란트 광고 배너를 접할 수 있으며, 광고를 주도 하는 치과병원들은 한 달에 1억 3천이라는 광고비를 통해 환자들을 끌어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 치과의사는 이와 관련해 “똑똑한 네티즌들에 의해 전국 각지에 있는 치과의 수가들이 비교 돼 알려지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아픈 사람들의 병을 치유하는 ‘의료’가 자본과 경제논리에 흘러가야 하는 사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한편, 벌써부터 개원 치과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인터넷 싸이트를 통해  병원 이름과 수가가 공개된 상황과 관련해 대한치과의사협의회 조성욱 법제이사는 ""치과에서 수가 게시 여부를 몰랐더라도 홈페이지에 가격이 올라간 치과들도 함께 고발해 의료법 위반으로 처벌 받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힌바 있기도 하다.

환자들의 알 권리에 의해 시행되는 ‘비급여 진료비용 고지제’를 5개월여 앞두고 있는 지금. 무엇이 국민들의 ‘구강건강’에 힘쓰는 일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곧 다가올 2010년 1월 31일 이후 ‘비급여 진료비용 고지’ 조항이 효력을 발생한 후, 치과계의 여론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4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조기자 2009-09-15 14:41:14
가상 기사를 작성해 보았습니다. 개콘의 강유미 기자입니다를 연상하면서요 ㅋㅋ

김의동 2009-09-15 09:14:37
있기도 하지만, 정말로 걱정도 많이 되네요... 어디까지 어떤식으로 고지를 해야 하는건지... 모든 것을 시장논리로만 해결하려드는 이들의 사고 방식이 정말 갑갑합니다.

사루기 2009-09-14 17:52:13
.

전민용 2009-09-14 17:31:56
있는 기사네요. 지금도 보건소에 신고해야하긴 하는데 정말 수가게시가 결정적일까요? 다른 분들의 의견도 듣고 싶네요. 조기자 2015년에는 방송에서 볼수있기를 바랍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