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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의 '역사적 영웅'이 생기면?[기획연재] 제3부 여성박물관 (8),(9),(10)
송필경 논설위원 | 승인 2009.11.17 14:49

본 연재글의 정확한 이해를 위해 연재글 첫회부터 읽기를 당부드립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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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좌> 쯩 자매 어머니 사당 <우> 호찌민 어머니  
 
『베트남에는 영웅이 많기로 유명하다. 왜냐하면 중국의 천년 지배와 이어지는 끊임없는 외세 침략에 시달렸기 때문에 당연히 역사 영웅이 많이 탄생했속에서 다.

베트남에서 역사적 영웅이 탄생하면 꼭 생기는 것이 있다. 그 영웅의 어머니 사당이다. 아버지를 위한 사당은 없다.

베트남에서 아이가 태어나면 아이의 최초의 영혼은 어머니의 자장가에 의해서 길러진다. 베트남에서는 여성들이 역사적으로 여성의 역할을 강조하고 존중하였다. 그래서 국가적 영웅이 탄생하면 꼭 영웅의 어머니 사당을 세운다.

이것은 쯩 자매 어머니 사당이다. 호찌민 어머니 호앙 티 로앙 사당도 있다. 영웅이 탄생하면 어머니도 신격화 되는데 이는 베트남에서만 볼 수 있는 특징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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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만 있는 영웅이 있다. 바로 어머니 영웅이다. 베트남전쟁 과정에서 수없이 많은 어머니들이 많은 자식들을 잃어버렸다. 베트남에서는 자식 3명 이상 잃은 어머니들은 모두 영웅 칭호를 받는다.

단순히 영웅 칭호를 하사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적으로 영웅이 받는 모든 대접을 어머니도 받는다. 영웅에 대한 후사금·수당 같은 영웅에게 하는 대접을 똑같이 어머니에게도 한다.

내가 만났던 어머니 영웅 한 분만 말씀드리겠다. 베트콩 취재를 다니다가 푸엔 성의 여성 베트콩을 만나러 갔다. 그 마을의 주석이 “이 분은 과거 베트콩이었지만 어머니 영웅이시다. 이분은 자식 13명 모두 잃었다.” 라고 이야기해 주셨다.

이분의 집은 아주 산골짝이어서 무척 어렵게 찾아갔으나 할머니가 집에 계시지 않은 것이었다. 한참 집에서 기다렸다. 저녁 해가 지고 나서 이 어머니가 오셨다. 어딜 갔다 오셨냐고 물으니 미군 유골을 찾으러 갔다 오는 길이라 답하셨다.

굽은 허리에 걸음도 옮기기 불편한 구순 넘은 할머니였다. 보통 미군 비행기나 헬기가 추락하는 곳은 밀림 깊숙한 곳이었다. 왜냐하면 헬기나 비행기는 보통 베트콩들이 총을 쏴서 떨어뜨리는 것인데 밀림에서 추락지점을 잘 알 수 있는 사람은 사실 베트콩밖에 없다. 이 할머니가 미군 유골을 찾으러 하루 종일 다닌 것이다.

“할머니, 아이 열 셋이나 잃었는데 프랑스군과 싸우다 죽었어요, 아니면 미군과 싸우다가 죽었어요?”라고 여쭈어보니 모두 미군과 싸우다 죽었다고 하셨다. “미군과 싸우다가 죽었는데 할머니는 미군이 밉지 않아요? 어떻게 젊은 사람도 아니고 구순이 넘은 할머니가 미군 유골을 찾으러 다니십니까?”라고 물었다.

“내 아이 열세 명 중에서 일곱 명의 시신을 찾지 못했다. 내 아이는 그래도 조국인 베트남 땅 어디엔가 묻혀 있지만 미국 엄마의 마음은 오죽하겠는가? 베트남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그토록 멀리 어디에 묻혀있는지도 모르는 미국 엄마의 마음은 어떻겠는가? 그 생각을 하면 내가 미군의 유골을 찾아 주지 않을 수 없다.”라고 말씀하셨다. 이런 것을 보면 어머니의 마음이 평화의 마음이 아니겠는가?』

이런 이야기에 해설을 한다는 것은 사족이다. 오직 가슴으로만 읽을 수밖에 없는 것을 어설픈 말로 굳이 표현한다는 것은 지극히 어리석은 짓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어머니가 간직한 인간적 순수성과 인류보편적 가치인 사랑을 실천하는 모습보다 인간세에서 더 숭고한 것은 과연 어떤 것일까?

이런 인간의 존엄이 살아 숨쉬는 베트남은 또 다시 가고픈 마음을 언제나 일깨워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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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늘 가 닿을 죄악 만대를 기억하리를 적어 놓은 빈호아사한국군 증오비  
 
『베트남 중부지방에는 많은 한국인 증오비가 있다. 이 민간인 학살 지역에 처음 들어갔을 때 내가 이 증오비를 처음 본 사람은 아닐 것이다.

80년대부터 많은 한국의 경제 게릴라들이 곳곳을 다니고 있었고 이미 중부지방 도로를 한국인들이 놓고 있을 때였으니까. 이게 바로 여성과 남성들이 다른 것 같아요. 남성들은 전쟁을 접하고 나면 전쟁은 원래 그런 거지라고 생각하지만, 여성들은 위령비에 적혀있는 젖먹이의 나이와 이름을 확인하면 이런 것들이 가슴에 먼저 다가오는 것이다.』

 

송필경 논설위원  spk1008@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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