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치과계 전시문화 이대로 좋은가?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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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치과계 전시문화 이대로 좋은가? ①
  • 조규봉 기자
  • 승인 2004.11.29 0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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봇물처럼 개최되는 세미나와 전시회, "너무 많다!"

(편집자주) 최근 한 통계에 따르면 치과계 세미나와 학술대회 개최 건수가 1천건을 훨씬 초과하고 있다는 자료가 나왔다. 이에 따라 한편에서는 "그만큼 치과계의 발전 속도가 눈부신 것 아니냐?"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기도 하지만, 오히려 최근의 치과계내 과열경쟁을 반영한 것으로 "너무 많다!"고 눈쌀을 지푸리는 경우도 적잖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건치신문에서는 월간치재와 함께 "치과계 전시문화 이대로 좋은가?"라는 취지의 연속기획물을 싣기로 하고 첫번째 연재기사를 내보낸다. 아울러 이 기사는 월간치재에도 함께 연재하고 있음을 밝혀둔다.

치재업계, 너도나도 전시회는 ‘이제 그만’ 자구책 마련 ‘급선무’

“오늘부터 전시회 전까지는 모두가 긴장을 늦추지 말고, 각자 맡고 있는 또는 해야 할일에 대해 점검하여 실수 없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남대문로의 치재업체 K부장은 조만간 있을 모 학술대회 준비를 위해 아침이면 직원들의 마음을 다잡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사시사철, 봉래동 1가 치재업계 사무실은 불이 꺼질 줄 모른다. 진료시간이 칼인 치과와는 반대로 치과업계는 자질구래한 일을 시작으로 큰 학술대회 및 전시회 준비로 매일 분주하다. 특히 큰 전시회가 열릴 시즌 때면 전시회 한 달 전부터 모든 직원들의 신경은 오로지 한 곳에 집중된다. 이는 많은 비용을 들여 참가하는 전시회에 조금이나마 효과적인 이윤 창출과 이미지 메이킹을 해내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치과전시회는 너무도 많은 비용과 인력이 소비된다. 그만큼 전시회에 소요되는 낭비가 크다는 것이고 이는 치과계내의 너무 많은(?) 전시회가 초래한 결과이다.

자, 왜 이런 잘못된 결과를 초래했을까? 한번쯤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많은 전시회는 많은 학술대회와 비례하기 때문에 많아진 학술대회는 치과전시산업의 육성보다는 치과전시산업의 과열경쟁을 낳았고, 그로인해 업계는 과다출혈로 큰 수술을 받아야 했다.

물론 치과계의 학술대회를 꼬집고자 하는 말은 아니다. 매번 개최되는 학술대회는 업계에 부스를 신청 받게 됐고, 어찌 보면 필요악적인 요소로 업계는 조그마한 학술대회라 하다라도 잔치를 베풀어 주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런 현실 속에 기자는 한 치과병원장으로부터 한 해 동안 개최되는 세미나 회수에 대한 놀랄만한 사실을 발견했다. 지난 11월 중순께 S 치과병원 M원장은 기자에게 놀랄만한 자료를 제시했다. 다름 아닌 한해 동안 열리는 세미나 및 각종 학술대회 개최건수에 관한 것이었다.

통계자료는 아직 12월이 남아있기 때문에 한 해 동안 열리고, 개최되는 학술대회 및 전시회의 정확한 통계치는 아니었다. 하지만 지난 10월까지 열린 치과계 세미나 및 학술대회의 현황을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더욱이 놀라운 것은 각 과목별로 개최되는 세미나에 대해서도 자세히 조사됐다는 것이다.

조사 자료에 따르면, 2004년 10월까지 임프란트 1310, 교정 236, 보철 148, 기공 128, 치주 88, 경영 59, 근관 57, 보존 43, 심미 18, 얼굴미용 13 등으로 총 2118건의 치과의사, 치과기공사, 치과위생사를 위한 세미나가 개최됐다. 이외에도 크고 작은 세미나는 더 있었을 것으로 예견된다.

위와 같은 조사결과는 하나의 세미나가 장기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최된 수치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반복되는 건수도 포함하고 있음을 미리 알린다. 하지만 위의 결과에서도 나타나듯 치과계에서 한 해 동안 열리는 세미나 및 학술대회가 얼마나 많은지는 독자여러분들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요즘 치과진료의 대세인 임프란트의 경우 그 개최 세미나 건수만 전체 과반수를 넘고 있는데, 이런 수치는 곧 업체들의 과당 경쟁이 얼마나 심한가를 미루어 짐작케 한다.

결국 이러한 크고 작은 세미나 및 학술대회의 홍수로 인해 치과계 전시회도 많아졌으며, 이는 곧 전시회의 홍수라는 치과계의 지각 변동을 가져왔다.

하지만 결코 많은 세미나와 학술대회가 전시회에 나쁜 영향만 끼친 건 아니다

세미나와 학술대회를 통해 정보교류와 다양한 임상의 연구, 국내 제조업체들의 신제품 연구 등은 그야말로 괄목할 만한 치과계의 고도화, 산업화를 일궈냈다. 신기술, 장비와 재료의 접목은 우리나라 치과계의 발전에 큰 몫을 했고, 이젠 더 이상 외국으로 나가서 배워오는 현상을 현저하게 줄어 들었으며, 대부분 수입품에 국한되고 의지됐던 치과기자재 또한 국산 점유율 40%라는 성장을 가져오기도 했다. 누가 뭐라해도 대한민국 치과계는 발전해 왔고 또 앞으로도 발전해 갈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기획에서 말하고자하는 요는 이런 많은 세미나와 학술대회가 많은 국내치과전시회와 업계를 발전시켰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미 치과산업은 그러한 세미나, 학술대회가 아니어도 정부 정책과 중소기업 및 벤처기업의 활발한 내수 개발 및 해외 수출 장려를 목적으로 실시한 정부 정책과 맞물려 거듭나는 성장을 이뤄오고 있었다.

임프란트만 해도 이미 국산화에 성공, 더 이상 카피 제품이 아닌 우리 기술로 만들어진 골유착성이 탁월한 제품이 얼마든지 개발되고 있다. 결국 위와 같은 현상이 빚게 된 많아진 세미나와 학술대회, 그리고 그로 인해 초래된 전시회 과열이 문제(?)라는 것이다.

11월을 기점으로 각종 학술대회와 세미나가 봇물처럼 개최되고 있다

주변 치재업계 대표들은 벌써부터 한숨이다. 가뜩이나 불황인데, 전시회만 많으니 참가할 수도, 안 할 수도 없다고 토로한다. 결국엔 “우린 들러리만 섰네”라는 것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참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들의 볼멘소리다.

이쯤되면, 누군가가 나서서 이러한 불만을 한번쯤은 해결해 볼만도 한데, 섣불리 고삐를 당기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가끔 하는 소리엔 “모두 통합해서 알뜰한 혹은 기분 좋은 전시문화, 몇 개만 만들어보자”고 한다.

하지만 이게 어디 통합해서 해결될 일인가? 앞으로 더 많은 개발과 발전이 치과계에 다가올 것인데, 또 그렇게 되면 세미나 및 학술대회는 더 많아질 텐데, 통합만이 능사는 아닐 것이다. 결국 앞으로도 전시회는 더 많아질 게 뻔한 일이니까... 따라서 모두들 자구책을 강구해야할 것이다. 말뿐인 자구책이 아닌 실질적인 자구책이 급선무다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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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자... 2004-12-05 17:55:11
정말 전시문화 이대로 안됩니다...

많은 전시회, 뭐 물론 좋지만, 우리 치과의사들도 헷갈려요.
여기저기 다 깃웃거릴수도 없는문제고 참....

그래서 하는 말인데, 뭐 앞으로도 논란은 끈임없이 제기 될것 같은데,
전시문화 관련 간담회나 포럼 뭐 그런거 한번 개최해 보죠? 그리고 근본적인 대안을 한번 찾아보는게 어떨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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