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 주치의제! 건치 역할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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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 주치의제! 건치 역할 중요하다
  • 김철신
  • 승인 2010.05.26 14:27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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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치의제도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주치의제도가 국민들의 건강향상 뿐아니라 우리나라 의료제도의 많은 문제점들을 개혁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더구나 보건의료 관련 단체들은 당장 6.2지방선거에 제시하는 5대 정책과제의 하나로 아동청소년 치과주치의제도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기도 한 실정이다.

우리나라의 의료전달체계의 문제점이야 수없이 노출되어 온 것이고, 이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커지고 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 보건의료는 OECD 평균보다 낮은 의료비 수준으로 높은 건강수준을 유지하는 등, 나름대로 효율적인 의료제도라 칭할 수도 있지만, 앞으로의 상황은 녹록치 않다.

이미 의료비의 증가율은 세계 최고 수준에 속하고, 2015년에는 GDP 대비 의료비 지출 자체도 10.20%로 OECD 평균을 추월했으며, 2024년에는 16.08% 로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비를 지출하게 된다.

이러한 의료비 증가의 적절한 관리는 더 이상 왜곡된 의료전달체계를 방치할 여유를 주지 않고 적극적 대안모색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고령화로 인한 만성질병의 증가 등 변화하는 의료 환경은 단순한 질병치료 뿐 아니라 국민건강을 지속적이고 포괄적으로 관리해주는 제대로 된 일차의료를 시행하는 주치의제도를 필요로 하고 있다.

또한 대형병원에의 환자 집중과 지방 환자들의 역외유출, 1차 의료기관까지 내몰리고 있는 격렬한 경쟁 등은 의료계 내부에서도 현재의 의료제도에 대한 대안모색에 나서게 하는 등 주치의제도에 대한 인식은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주치의제도는 우리나라에서 여러 차례 도입을 시도하다 실패한 바 있고, 최근의 관련 토론회에서도 의료공급자 단체를 중심으로 반대 입장이 표출된 바 있다.

주치의제도가 의료비를 적절히 관리하면서도 국민건강을 지킬 수 있을 지에 대해 이해관계자 마다 판단이 다르고, 국민들도 본격적인 주치의제도에 대한 사회적 경험이 부족하다보니 자신에 대한 지속적, 포괄적 건강관리를 해줄 전문가를 원하면서도 막상 주치의 제도에 대한 정책적 요구도가 그다지 높지 못한 형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아동청소년의 치과주치의제도가 주목받고 있다.

아동청소년 치과주치의제도란 아동청소년들이 일정정도의 비용으로 치과의원에 등록하고, 이 등록된 환자들에 대해 해당 치과의원의 치과의사가 주치의가 되어 검진, 예방, 필수적인 치료 등을 포괄적으로 제공하며 구강건강을 관리하는 제도다.

이미 건치는 2007년 이를 치과의료전달체계를 제대로 확립하는 유력한 대안으로 제시하고 일부 정당과는 정책협약을 체결하며 시행을 촉구한 바 있다.

이러한 예방중심의 포괄적 진료를 제공하는 단계적 주치의제도 도입방안은 의료계 전반에 가져오는 급격한 변화를 완충하면서도, 주치의제도가 가지는 순기능을 우리 사회가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여겨지는 것이다.

아동청소년 치과주치의제도는 대다수 선진국들이 성인의 치과의료 보장보다 아동청소년의 보장에 집중하고, 거의 무상에 가까운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세계적 추세에도 부합하는 제도이다.

또한 건치를 비롯한 많은 전문가들이 지속적으로 제기하였듯이 치과의료전달체계를 바로 세우고, 치과의료 이용의 불평등을 개선하는데 있어서도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 나아가 잘못된 의료전달체계를 개선하고, 주치의제도를 통한 우리나라 의료전달체계 변화의 소중한 사회적 경험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도 치과의료의 주체가 이를 어떻게 운영하는지에 따라 상이한 결과를 나타낼 수도 있다. 특히나 공급자 위주의 의료전달이 이루어져온 우리나라에서는 치과 의료를 공급하는 치과의사들의 제도에 대한 바른 이해와 의지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예방중심의 포괄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진료행태가 바뀌어야 할 것이고, 국민들의 치과진료이용 행태도 변화가 필요하다.

다행히 다른 영역에 비해서 치과부분은 기존의 의료전달이 1차 기관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등 주치의제도를 위한 개선이 용이한 편이고, 이를 적용시키기가 상대적으로 쉬울 것이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주치의제도의 순기능을 이해하고, 실천하는 주체들의 강력한 의지가 필요하리라 본다. 여기에 건치가 주치의제도 시행을 위해 해야 할 중대한 몫이 있는 것이다.

국민구강건강을 위한 강력한 의지를 가진 주체로서의 역량을 건치는 충분히 가지고 있다고 본다.

건치는 오랫동안 국민들의 구강건강향상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 온 역량 있는 집단이며 대다수 회원이 1차 의료기관을 직접 운영하는 개원의로 구성돼 있다. 그리고 민간에서 실행하는 주치의 모델이라 할 수 있는 ‘틔움과 키움사업’도 이미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역량을 잘 모아나간다면, 우리나라 보건의료제도의 개선에 획기적인 전기가 될 아동청소년 주치의제도 시행의 여러 문제점들의 대안을 제시하면서 제도시행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영리법인 반대, 민영의료보험 확대 반대 등 수많은 보건의료제도의 개악시도에 대한 저지운동을 통해 다져진 건치의 역량을 통해 우리나라 보건의료의 나아갈 바를 구체적 대안을 통해 제시하는 책임 있는 역할도 수행하게 될 것이다.

아동청소년 치과주치의제도, 아니 우리나라의 주치의제도를 건치가 앞장서서 만들어 나가길 기대해 본다.

김철신(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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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신 2010-05-29 11:57:04
2007년 건치의 정책과제 보고서에 대략적인 재정추계가 있습니다.
그후 2010년 일부지역의 사례를 바탕으로하여 건치의 구강보건정책연구회에서 보다 세밀한 재정추계를 하였습니다. 그러나 지적하신대로 제도설계에 따라 해결해야할 여러가지 다른문제점들이 있습니다. 진정으로 주치의 제도의 취지를 살리려면 제도에 대한 시행의지를 가지고 정부차원의 본격적인 시범사업과 철저한 평가가 필요할 것입니다.

궁금 2010-05-28 18:05:58
일인당 어느정도의 비용으로...총 제도 시행 비용은 얼마정도인지 추계한 자료가 있는지요?
비용문제와 주치의 선정이나 변경의 문제도 쉽지는 않을 듯한데요...
취지는 좋으나 실현하기위해서는 시범사업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전민용 2010-05-26 21:27:55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치과계에 이 제도는 일반개원의들에게 안정적인 아동청소년환자 확보를 가능하게 하고 주치의로서의 보람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일석이조의 제도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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