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또 하나의 혁명, 쿠바의 일차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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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또 하나의 혁명, 쿠바의 일차의료’
  • 강민홍 기자
  • 승인 2010.07.09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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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데이출판사 출간…의료민영화 반대활동 논거 제시 주목


6·2 지방선거가 끝난 지 며칠도 되지 않아 정부는 의료기관 영리법인화를 재추진하고 있다. 개인 파산 원인 1위가 의료비 부담일 정도로 의료비가 비싼 나라 미국을 쫓아가는 한국의 모습이다.

‘건강형평성’이라는 개념으로 이룩한 보건의료 혁명 ‘쿠바 일차의료’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선택적 복지와 보편적 복지간 논쟁이 증폭되는 한국에서 ‘복지는 정치의 문제’라는 것을 일갈한다.

‘일차의료’는 현재 국제적인 화두이다. 세계보건기구도 특정 질병, 특정 인구집단, 특정 기술에 집중했던 그간의 전략을 분석하고 반성하면서 ‘다시 일차의료로!’라는 모토를 걸고 있다. 건강의 ‘기반’을 다지는 것이 특정한 영역에 초점을 맞추는 것보다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 때문일 것이다.

특히 영리법인 병원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끊이질 않고, 의료보장 제도에도 민간보험사들의 진출이 현실화되는 우리나라에서는 일차의료의 중요성을 더욱 선명하게 내세워야 할 필요가 있다.

이에 메이데이출판사는 ‘또 하나의 혁명! 쿠바의 일차의료’를 최근 출간했다.

‘맨발의 의사’라는 다큐멘터리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린다 화이트포드와 로렌스 브랜치 교수가 지은 이 책은 최영철 교수 등 4명의 한국 보건학 교수들에 의해 번역돼 지난달 24일 출간됐다.

이 책은 쿠바의 의료제도 자체를 소개했다기보다는 쿠바의 일차의료에 녹아 있는 핵심적인 철학을 짚어주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제목이 쿠바의 의료제도가 아니라 ‘쿠바의 일차의료’인 이유다.

쿠바는 의료전달체계나 의사들의 시술테크닉 면에서도 수준이 매우 높지만, 이 책에서는 거의 언급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일차의료 때문에 쿠바 의료제도가 오늘날처럼 자리 잡게 됐으며, 쿠바 의료가 높이 평가받는 까닭도 바로 일차의료 때문이고, 더 나아가 일차의료가 튼튼해져야 보건의료 분야가 제대로 설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하려는 것이 저자들의 의도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일차의료라는 표현이 이미 오랜 기간 동안 사용돼 상징성을 갖게 됐다. 이윤 동기에만 경도돼 있는 동네의원들, 지역 공공보건 활동을 주도하지 못하는 보건소들, 우리나라 보건의료 전반을 지배하며 일차의료를 고사시키는 대형 의료기관들, 제도적인 기반보다는 신약이나 신기술 깜짝쇼나 팔고 있는 언론들, 그리고 그 와중에 의료산업화를 추진하는 정부에 이르기까지…

‘일차의료’는 그릇된 철학과 문화와 정책에 맞서는 국민건강의 대안이 바로 ‘일차의료’라는 주장을 녹여낸 표현이라는 점에서 신간이 기대된다.

정가는 12,000원이며, 구입문의는 도서출판 메이데이(02-2277-5453)으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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