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10년차 개원의의 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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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10년차 개원의의 독백
  • 신희재
  • 승인 2010.12.28 15:06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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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이야기]신희재 원장

 

건치 신문에서 “진료실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에세이를 부탁받았다.
“진료실”.........
규모가 큰 치과라면 몰라도 나처럼 “구멍가게”를 하는 사람에게는 “진료실”이라는 단어가 낯설다.  그냥 “치과”다...........
그렇다면 나에겐 “치과 이야기”가 되겠다.

치과 이야기라, 딱히 떠오르는 생각이 없다.
개원한지 10년이 다 되가는 지라 이제 “일상”일 뿐이다.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 여기에서 환자를 보고 돈을 버는 곳, 그 와중에 별의 별 일이 다 일어나는 곳. 그 일들조차도 이제는 그러려니 하는 일들.

이 정도인가 ?

컴퓨터 앞에 앉아 생각을 해 보니 치과 -> 일상 -> “무의미”가 되어버린 것 같기도 하다.

왜 일까 ?

아마도 “폐쇄”되어 있어서 일 것이다. 세상과 소통하지 못 하고 사람과 부대끼지 못 해서
일 것이다.  “사람”을 치료하지 못 하고 “이”만 치료하기 때문에,  치과는 단순히 공간의 의미를 넘어서지 못 하는 것이다.

멀쩡한 강을 바닥부터 뒤집어 놓아도, 굶는 아이들 급식비를 없애도, 똑같이 일하고도 같은 대접을 받지 못 해 싸우던 사람이 죽어가도 분노하지 못 하기 때문일 거다.

뇌와 소통하지 못 한 채로 기계처럼 움직이는 손발처럼 그냥 움직이기만 할 뿐.......

이제 성탄절도 지나가 버렸고, 내년 성탄절엔 “뇌”를 선물 받았으면 좋겠다. 20년 전처럼 살아 움직이던 뇌를...

그렇게 되면 그 땐 정말 “진료실 이야기”를 쓸 수 있을 것 같다.
나도 다른 사람도 행복할 수 있는 이야기를..........

신희재(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울산지부 전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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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훈 2011-01-03 18:35:21
니 뇌는 과도한 직사광선을 쏘여서 니가 생각이 없는거다. 그러니 뇌보호용 터래기 좀 심어라..

김형성 2011-01-01 02:07:57
길게 느껴지는 군.

배석기 2010-12-31 11:09:02
진료실 이야기 하다 슬그머니 mb욕할줄 알았다니깐..

전민용 2010-12-29 17:04:21
또 한편의 호러 무비가 탄생하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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