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협 대의원 ‘여성할당제 도입’ 반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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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협 대의원 ‘여성할당제 도입’ 반드시"
  • 윤은미 기자
  • 승인 2011.03.24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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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대한여자치과의사회 김은숙 회장…“치과계 균형적 발전 위해 유용한 미래전략 될 것”

 

현재 전국의 치과의사 24,600여 명 중 여성이 6,129명으로 25%를 차지하며 그 비율을 급속도로 늘려가고 있는 가운데, 여성할당제 도입에 대한 치과계 내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최근 대한여자치과의사회(이하 대여치)가 내달 치협 정기대의원총회를 앞두고, 대의원 구성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여성 비례대표제를 제안, 서명운동에 나서는 등 제도적 뒷받침을 촉구하고 나서 눈길을 끈다.

실제 대여치 외에도 얼마 전 서울시치과의사회(이하 서치)가 여성부회장 임명직 제도를 도입키로 결의하는 등 날로 증가하는 여성 회원 및 젊은 회원들을 회무로 끌어들이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서치 강서구치과의사회(이하 강서구회)를 비롯한 5개 구회에서는 지난 19일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이번 안건을 상정하며, 여성 부회장의 필요성을 강력히 피력했다.

강서구회에 따르면, 서울시 내 개원한 여자치과의사의 수는 타 지역에 비해 급격히 증가해 현재 전체 20%에 달하는 891명의 회원 등록됐으며, 최근에는 구회장이나 부회장, 이사로서 역할을 담당하는 등 회무 기여도도 매우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여치 정책연구이사를 맡고 있는 강서구회 장묘안 대의원은 “급증하는 여성 치의들로 인해 발생할 치과계 전반의 변화에 미리 대비해야한다”면서 “여치들의 고충을 공유하며 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이끌어줄 구심점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 김은숙 회장
한편, 대여치 김은숙 회장도 지난 21일 본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제도 도입을 위한 확고한 의지를 표명했다.

“젊은 후배들의 밝은 미래와 치과계의 균형 있는 발전을 위해 여성 비례대표제를 반드시 관철시키겠다”는 김은숙 회장은 “치과계 현안에 관심을 갖고 있는 많은 후배들이 치협에 의사결정권을 갖길 원하고 있다”면서 “후배들의 회무참여 기반 마련을 위해서도 이번 사안을 더는 미룰 수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회장은 “여성회원이 급속도로 늘어가는 추세에서 여성비례대표제는 이미 논리적인 근거를 충분히 갖춘 합당한 주장이다”면서 “이는 여자 치과의사만을 위한 제도가 아니며, 치협의 발전을 기획할 수 있는 유용한 미래전략”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전체 치과의사 24,600명의 의견이 치과계 전체에 보다 효율적으로 반영되기 위해서는 급증하는 여성 회원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 김 회장의 주장이다.

현재 대여치는 내달 10일까지 총 6천 명을 목표로 서명운동을 추진하는 한편, 지부 총회 시즌을 맞아 대여치가 제안하는 제도의 취지와 상세 내용을 지부에 전달하는 등 분주한 일정을 이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치협 정관개정안 통과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일부 우려에 대해 김 회장은 “더는 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닌 언제 되느냐의 문제”라면서 “효율적인 회무운영을 위한 정관이 상식을 벗어난다면 개정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지 않냐”고 반박했다.

아울러 그는 “대한여자의사회나 대한여자한의사회 등 타 유관단체에 비해 이미 늦은 감이 크다”면서 “유능한 젊은 인재들이 치과계를 위해 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루빨리 제도적 뒷받침이 마련돼야한다”고 덧붙였다.

아래는 김은숙 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서명 운동을 결의하게 된 취지는?

1980년대만 해도 6%정도였던 여성 치과의사가 급속히 늘어나 이제 25%를 넘어서고 있다. 더구나 지금 추세로는 앞으로 연 5%씩 지속적으로 증가하게 될 것이다. 조만간 여치 절반의 시대가 온다는 뜻이다.

그러나 대의원 구성 비율은 이러한 현실과 너무나 동떨어져 있다. 대의원 201명 중 여성은 단 한명에 불과하다.

문제는 그 뿐만이 아니다. 치협 회장선거에 출마한 세 후보의 공약만 봐도 그렇다. 쏟아지는 공약 속에도 여성회원을 위한 정책은 단 한 가지도 찾아볼 수 없다. 여성 비례대표제의 필요성이 절실히 부각되는 일례라고 생각한다.

여성 비례대표제는 젊은 여성 후배들의 회무활동 기반 마련과 여성 회원들의 직접적인 의견 개진, 그리고 무엇보다 치과계의 균형 있는 발전을 위해서도 더는 미룰 수 없는 중차대한 사안이다.

이를 위해 대여치 임원들이 앞장섰고, 여치를 비롯한 치과계 전체가 동요되기 시작했다고 보고 있다.


서명 운동 진행 상황은 어떤지.

전반적인 분위기는 해를 거듭할수록 우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여자치과의사들은 물론이고, 특히 젊은 층에서는 남녀 구분할 것 없이 적극 지지해주고 있다.

반면, 원로 선배들의 경우에는 아직까지 보수적인 경향이 남아있어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치과계 발전을 바라는 같은 마음에서 고민해주시는 바라 믿고 있다.

그러나 확고한 명분을 갖추고 있는 만큼 마지막까지 설득에 나서볼 생각이다. 내달 10일 1차 마감까지 6천 명을 목표로 열심히 추진해 볼 작정이다.

올해 통과되지 않는다면, 내년, 내후년까지 계획해 반드시 관철시킬 각오로 준비 중이다.


여성 회원들의 회무참여도가 낮다는 지적이 있는데.

현재 각 구마다 여성 이사가 평균 2~3명 이상은 있다. 그러나 구 회무에 참여한다고 해도 대의원이 되기는 쉽지 않다. 구회장도 마찬가지이다. 평균 10년 이상 걸리는데다 큰 구일수록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

여성이 반회에서부터 시작해 대의원에 오르기는 지금 현실에서는 불가능에 가깝다. 과거에는 더 했다.

그러나 미래는 다를 것이다. 젊은 층 여치들은 보다 열정적인 참여가 가능하다. 우리가 할 일은 그 길을 열어주는 것이다.


제도 도입에 가장 큰 장애물이 있다면.

여성에게만 예외사항을 적용하는 것이 도리어 역차별이라는 왜곡된 시선이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단순히 여성이라는 이유로 특혜를 주자는 것이 아니다. 어디까지나 동료 여성 치과의사들에 대한 배려라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대의원들에게 한 마디.

이번 제도를 여성과 남성의 대결구도로만 볼 것이 아니라 함께 같은 길을 가야할 동료 의식을 갖고 멀리 봐줬으면 좋겠다.

201명의 대의원 보직을 나눠 달라는 것도 아니다. 추가 5%에 해당되는 단 10명의 자리를 추가 배당해달라는 것이다. 지금 여성 치의들의 비율을 따진다면, 이 또한 터무니없이 적은 수지만 그 의미는 매우 클 것이다.

여성의 감성적 리더십이 사회적으로 안정적인 힘이 되고 있다는 근거가 이미 우리 주변에서 많이 증명되고 있다. 치과계에서도 이러한 여성들의 능력이 효율적으로 활용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러한 우리의 염원이 치협 임원진과 대의원들에게도 잘 전달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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