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의료? ‘아동청소년 치과주치의’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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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의료? ‘아동청소년 치과주치의’부터
  • 강민홍 기자
  • 승인 2011.04.27 18:3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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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치, 3차 무상의료포럼서 피력…개별항목 급여화라는 ‘기존 사고의 틀’ 바꿔야

 

“개개 항목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는 대안이 될 수 없다. 개별항목의 보장성 확대가 아니라 포괄적인 무상진료를 제공하는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김철신 구강보건정책연구회장이 지난 26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료관리학교실(주임교수 김용익) 주관으로 열린 제3차 무상의료포럼(대표 조경애)에 발표자로 나서 이와 같은 입장을 피력했다.

김철신 회장은 “치과분야의 무상의료 방향은 노인틀니, 치석제거 등 필수적인 진료의 건강보험 급여화와 아동·청소년 치과주치의제 도입이 돼야 한다”면서 “특히 모든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예방중심의 포괄적 구강질환관리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바람직한 1차 치과의료체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 회장은 “지난 10여 년간 보건의료운동의 핵심 화두는 ‘보장성 강화’와 ‘공공의료 강화’였고, 매년 개별 항목의 급여화 여부를 놓고 싸워왔다”면서 “이젠 무상의료라는 담론을 제기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까지 성숙한 상황에서 새로운 틀을 만드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너무 열악한 공적보장…구강건강 수준 ‘OECD 꼴찌’

김철신 회장은 이날 발표에서 “무상의료는 치과의료에도 적용되는 것인가, 된다면 어느 범위까지 인정할 수 있는가”라는 주제제안에 ▲치과의료의 특성 ▲우리나라 구강건강 수준 ▲우리나라의 치과의료분야 보장성 현황 ▲치과의료분야 보장성 강화 방안 ▲주요국의 치과의료 보장 등을 요약·발표한 후 ‘치과 무상의료 실현 방향’를 제시했다.

김 회장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구강건강 수준은 국제적 기준인 ‘12세 영구치 우식경험자율’이 61.9%로 독일 27.6%, 호주 35.1%, 네덜란드 32.0% 등 주요 국가의 두배 수준으로 높다.

‘12세 우식경험 영구치수’도 2.1개로 덴마크 0.8개, 영국 0.7개, 핀란드 1.2개 주요국가의 두배 수준으로 높다.

그러나 치과의료 보장성 현황은 OECD 회원국 중 본인부담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국민의료비 구성 중 공적보장에서 치과가 가장 낮았다. 또한 건강보험재정에서 치과분야가 차지하는 비율이 3% 이하로까지 줄어든 상황이다.

김 회장은 “개인의료비 59.1조원 중 공공재원의 비중은 55.4%인 32.7조원”이라며 “그러나 치과의료비는 4.7조원 중 공공재원의 비중이 17%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치과는 전반적으로 보장성이 미비한데다, 치석제거·노인틀니 등 필수적 진료조차 비급여로 방치되고 있는 상태”라며 “신재료가 끊임없이 나오면서 보장이 되는 예전 재료는 안쓰게 되는데, 신재료는 급여를 안해주니 비급여 항목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치과건강보험이 국민 구강건강 향상에 전혀 기여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아동·청소년 치과 무상의료 ‘세계적 추세’

그렇다면 치과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를 위한 노력이 전혀 없던 걸까 하면 그런 것도 아니다.

이미 수많은 국회의원들이 노인틀니 급여화 관련 의료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며, 복지부는 2009년 치아홈메우기를 급여화했고, 2012년 노인틀니·2013년 치석제거 급여화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상황이다.

복지국가소사이어티도 ▲치아홈메우기 ▲치석제거 ▲노인틀니의 급여화가 필요하다며 구체적 대상과 의료이용률, 재정추계까지 하고 있으며, 최근 ‘무상의료’를 당론으로 확정한 민주당도 노인틀니와 치석제거 급여화를 방안에 포함시켜 놓은 상태다.

그러나 김철신 회장은 “의도적인 것인지, 의지가 없어서인지 재정추계가 부풀려져 있고, 의료이용률을 80%로 잡는 등 근거가 부족하다”면서 “민주당을 비롯해 여러 곳에서 치과 건강보험 보장성 방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아리러니하게) 현재로선 복지부의 방안이 가장 진보적”이라고 말했다.

“치과는 어디까지 급여화해야 하는가. 치아홈메우기·치석제거·노인틀니 3개만 하면 끝나는가”라는 질문에 그는 “그나마 이 3개라도 되면, 10%대의 치과보장성이 50%대 까지는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며 “(3개는) 최소한의 치과 보장성 확보를 위해 반드시 돼야 하고, 차후 치과에서 꼭 급여화가 필요한 부분이 어디까지인지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해외 주요 국가들은 성인의 경우 보장을 줄이고 있지만, 아동·청소년 만큼은 거의 무상으로 치과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추세”라며 “우리나라도 개개항목의 보장성 확대라는 접근을 넘어 아동·청소년에게 포괄적 무상진료를 제공하는 방향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철신 회장은 “아동·청소년 치과주치의제 도입은 무상으로 치과의료를 제공한다는 측면 뿐 아니라 포괄수가제 등 지불제도 개편, 의료전달체계 확립이라는 과제를 해결하는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라며 “더 나아가 ‘주치의제’의 사회적 경험을 쌓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오후 7시30분부터 서울 의대 의료관리학교실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3차 무상의료포럼은 ‘무상의료와 치과·한방 의료의 과제’를 주제로 건치 김철신 정책연구회장, 참의료 실현 청년한의사회 이은경 정책실장의 발표 및 종합토의가 진행됐다.

4차 무상의료포럼은 다음달 17일 ‘무상의료와 의료 공급자의 개선과제’, 5차 포럼은 다음달 31일 ‘건강보험 급여범위’를 주제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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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점반 2011-04-27 18:43:49
건치가 앞으로 매진해야할 목표가 아동청소년 주치의및 의료보장성확대라 생각합니다. 열심히 애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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