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의료 운동은 정책 아니라 ‘정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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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의료 운동은 정책 아니라 ‘정치’다
  • 강민홍 기자
  • 승인 2011.05.24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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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엽 교수, 4차 무상의료정책포럼서 피력…이념과 철학가진 정치로 나아가야

 

제4차 무상의료정책포럼이 지난 19일 서울 의대 의료관리학교실에서 개최, 김창엽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의 특강이 진행됐다.

‘무상의료와 사회정의’를 주제로 한 특강에서 김창엽 교수는 무상의료를 어떻게 생각할 것인지, 무상의료와 사회정의가 어떤 관계에 있는지를 자세히 제시했다.

김 교수는 “무상의료를 이야기하는 시점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라며 “무상의료를 이야기하는 정책적인 변화의 근거, 일관되고 통합적인 근거를 마련해야 하는 필요성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그 동안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를 외치면서, 암부터 무상의료를 먼저 이야기했다. 왜 암부터 무상의료인가? 암에 걸리면 가계가 파산하니까? 그럼 돈 많이 드는 순서대로 하면 될 것”이라며 “암이 무서운 질병이니까? 그럼 무서운 질병 순서대로 해야지, 왜 암부터 무상의료를 이야기했을까”라고 질의했다.

보장성 확대의 근거, 사회적 논의 과정에서의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점이 있다는 것. 특히 무엇이 옳은지, 무엇이 정의인지 등 가치 판단에 있어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문제점이 있다.

김 교수는 “아이들은 왜 병원비를 깎아주나? 보면 불쌍하니까? 그게 이유인가”라며 “어린이가 미래세대의 주역이기 때문인가? 실제 논쟁을 해봐야한다. 그럼 노인은? 이런 종류의 질문에 답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한 김 교수는 “궁극적으로 우리가 무엇을 지향하고, 그 지향하는 것의 근거가 무엇인지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라며 “지향이 무엇이냐? 정치적이라고 표현하든 이념적이라고 표현하든 철학이라고 표현하든 사상이라고 표현하든, 그 궁극적인 지향이 튼튼할수록, 일관될수록, 통합적일수록, 구체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본인부담을 그대로 둬야한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본인 부담이 없으면 막 이용한다. 막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 낭비한다. 이런 전제가 숨어 있다”면서 “그런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정책을 펴는 것이다. 무상의료 논쟁을 하면서도, 논쟁이 명확하게 형성돼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이야기들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그런 점에서 오늘 우리가 무상의료를 이야기하는데 있어, 무상의료의 이념 또는 이념적 근거에 대해서 생각을 해 나아가는 동력을 회복할 필요가 있다”면서 “왜 무상의료를 해야 하는지, 이것에 반대하는 것은 무슨 근거로 반대하는 것이고 무엇이 틀렸는지, 뭐가 부도덕하고 무엇이 정의가 아닌지, 무엇이 옳은 건지, 무엇을 지향해야 하는 건지, 바로 이런 점들을 회복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무상의료는 정책이 아니다. 정책이라고 생각하더라도 정치를 이야기하지 않으면 그 정책조차 이룰 수 없다”면서 “여기서 정치라는 것은 ‘이 사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가치 있게 살아가려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그것이 바탕이 되는 보건의료는 어떤 것인지에 대해 판단하는 것’이다. 정책에서 이념과 철학을 가진 정치로 나아가야 한다”고 피력했다.

한편, 제5차 무상의료정책포럼은 오는 31일 오후 7시30분 서울 의대 의료관리학교실에서 개최되며, 한림대 의대 최용준 교수가 ‘무상의료와 일차의료’를 주제로 특강을 벌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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