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 정원감축 압력에 ‘서울대 굴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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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부 정원감축 압력에 ‘서울대 굴복’
  • 강민홍 기자
  • 승인 2011.06.07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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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7일) 교수회의서 만장일치 ‘치전원 잔류’ 결정…김병찬 동창회장 “교수회의 결정 존중”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및 치과대학(원장 최순철 이하 서울 치전원)이 학제를 치대로 전환 시 ‘정원을 45명밖에 줄 수 없다’는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의 엄포 앞에 결국 무릎을 꿇었다.

서울 치전원은 오늘(7일) 오후 12시 비상 교수회의를 열고 ‘학제 개편’과 관련한 심도깊은 논의를 벌였으며, 만장일치로 ‘치전원 잔류’를 결정했다.

이는 작년 10월 25일 교과부의 학제선택 제출 시한을 10여일 앞두고 최종 결정한 ‘치대 복귀’ 입장을 전면 뒤집는 것이다.

작년 말 정필훈 학장은 퇴임 기자회견에서 “치대 교수회의 뿐 아니라 대학본부에서 3번의 평위원회와 2번의 학장회의를 거쳐 비로소 10월 7일 서울대 입장을 최종 확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기자회견에서 정 학장은 “교과부가 ‘해주겠다’는 확정도 아닌 “~한다면,~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식의 회유성 공문을 계속 보냈다”고 폭로했으며 또한 “교과부가 처음엔 ‘알아서 해라’고 하더니 나중에는 기존 정원의 반인 45명만 주겠다고 했다”며 치전원 잔류를 위해 끝까지 괴롭혔음을 밝힌 바 있다.

결국 올 초 새롭게 취임한 최순철 원장은 치대 전환을 위해 나머지 45명의 정원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으나, 별다른 대안을 마련하지 못한 채 결국 치전원 잔류를 선택하게 된 것이다.

서울 의대는 2002년 의전원 전환 당시 학부정원을 타 단대로 넘기며, 대신 의대로 복귀 시 학부정원을 다시 되돌려 받는다는 각서를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치대는 이러한 각서나 합의 없이 덜컥 치전원으로 전환했다.

때문에 치대로 되돌아가야 하는 현 시점에서 타 단대로부터 학부정원을 돌려받는데 협조를 이끌어내지 못해 결국 치전원 잔류를 선택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서울 치전원 관계자는 “90명의 정원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학부로 되돌아갈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면서 “일단 치전원 잔류를 선택했지만, 모든 교수들이 정원문제만 해결된다면 치대로 복귀해야 한다는 입장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최종적으로 치전원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정원 90명 확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불가피하게 한시적으로 남는 것”이라며 “향후에도 정원 확보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벌여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모교 측의 ‘치전원 잔류’ 결정에 대해 서울 치대 동창회 김병찬 회장은 “동창회의 공식 입장은 치과대학으로의 복귀”라며 “하지만 정원을 반으로 줄일 수는 없는 것 아니냐. 6월 30일까지 입장을 교과부에 제출하지 않으면 문제가 발생해 마지못해 교수회의를 연 것으로 안다”며 모교 측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김 회장은 “정원이 반으로 줄면 교수 TO를 비롯해 예산 등 모든 게 1/3 수준으로 줄어들게 된다”면서 “모교가 치과분야 세계 10위권 대학인데, 하루 아침에 망가뜨릴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동창회 차원에서 교과부 규탄성명, 서울대학본부 정원확보 요청성명 등 모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정원문제가 하루 빨리 해결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벌여나갈 계획이고, 조만간 공식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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