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국산치기재산업, 그 현장을 가다 ①
상태바
[특집] 국산치기재산업, 그 현장을 가다 ①
  • 이인문 기자
  • 승인 2005.01.26 00:00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한치과산업협의회 회장 엄재수 (주)알파덴트 대표

국내치과의료기술은 현재 세계 최 일류의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임플란트 시술에서도 세계적으로 몇 손가락 안에 들 정도의 시술 건수를 자랑하고 있으며, 관련 해외 바이어들도 이웃 일본보다는 국내 치과시장의 급성장에 주목할 정도로 90년대 이후 우리의 치과의료수준은 질적으로나 양적으로나 급격히 발전해오고 있는 형편이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해주어야만 할 국내치과기재산업의 수준은 어떠한가? 국내치과의료기술의 성장에 걸맞게 이들 산업의 수준도 함께 발전하고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가 정답일 것이다. 아직도 국내의 치과의사들은 국산 제품보다는 외국산 제품의 선호도가 훨씬 더 높은 것이 현실이며, 아예 국내산 제품이라면 거들떠도 보지 않고 있는 치과의사들이 더 많이 존재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에 건치신문에서는 현재 대다수 치과의사들에게 외면받고 있는 국내 치과기자재 산업의 발전을 도모해보기 위해, 현재 척박한 현실 속에서도 나름대로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 치과기자재 산업의 현주소를 각 업체별로 점검해 보는 기획을 마련하였다.

대한치과산업협의회(회장 엄재수. 이하 치산협)와 함께 진행할 이번 기획에서는 최근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는 치과기자재 업체를 선정해 해당 제품의 발전 가능성을 해외제품과의 비교 속에서 간단하게나마 점검해보고자 한다. 이번 기획을 통해 치과의사들이 국내산 제품에 대한 관심을 좀 더 가져볼 수 있기를 건치신문과 치산협은 기대하고 있으며, 그 첫 순서로 치산협 회장 엄재수 (주)알파덴트 대표와의 인터뷰 내용을 싣는다. (편집자 주)

치산협이 국내 치과의사들에게는 거의 알려져 있지가 않습니다. 대한치과기재협회(회장 신정필. 이하 치재협)는 그나마 알고 있는 치과의사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먼저 치산협에 대해 설명을 해주시죠.

아직은 별다른 활동을 하고 있지 못해서... 우선은 치재협 가입 업체 중 제조업체들의 친목 모임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현재 치재협에는 수입업체와 제조업체, 그리고 도소매업체들이 함께 가입돼 있고, 또 각기 분과위원회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치산협은 그 분과위원회를 구성하고 있지요. 현재 약 60여 개의 업체가 가입해 있습니다.

대한치과산업협의회, 1999년 1월 창립 제조업체 친목모임

창립은 언제 하셨는지요. 또 활동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지난 1999년 1월에 창립했습니다. 당시는 국내에 식약청이 새로 설립하던 시기였는데, 제품 인허가와 관리감독이 대폭 강화될 것이라는 우려감 속에서 나름대로 공동대처하기 위해 치산협이 태동하게 되었지요. 당시 코코양행의 안상천 사장이 거의 혼자 뛰다시피 해 가면서 만들었는데, 지병 때문에 당시 부회장이던 제가 회장 자리를 이어받았습니다.

치과관련 제조업체들이 함께 협력해 정보를 교환하고 정책도 함께 개발하면서 한국치과산업을 발전시키고 업체간 친목을 도모하는 것이 주목적이긴 한데, 아직은 참여의식이 그리 크지 않고, 또 몇몇 업체들의 경우 서로 경쟁관계에 있다보니 여러 문제점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활동은 제조기준 및 시험방법 등과 관련된 정책개발과 각종 전시회에 대한 공동대처(정부지원) 등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미약하기는 하지만 분기별로 모임을 가지면서 논의를 진행하고 있지요.

현재 국내치과산업의 수준은 어느 정도까지 올라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현재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치과기자재의 90%는 외국산입니다. 국내 치과산업의 경우 아직은 모방단계에 머물고 있지요. 한마디로 말해 선진국에 비해서는 매우 뒤떨어진 수준이라 할 수 있지요.

하지만 국내 경제규모가 전 세계적으로 10위 내지는 11위권에 들었다는 말이 있는데요, 이를 기준으로 평가해보면 국내 치과산업도 그 정도의 수준은 유지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실제로 외국에 나가보면 치과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나라는 미국과 독일, 그리고 일본 정도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치과산업은 이들 3강 체제가 형성돼 있는데요, 국내 치과의사들이 볼 때는 아직 많이 미흡하겠지만 현재의 조건에서 이 정도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만도 대견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국내치과산업의 발전 가능성은 어느 정도라고 보십니까?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전할 수가 있을런지요. 또 현재 수출을 많이 하고 있는 기업들도 있다고 하는데, 그 수준은 어떠합니까?

삼성같은 회사가 나오기는 아직 요원하다고 봅니다. 하지만 치과산업의 경우 소량 다품종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요. 전 세계적으로 수천 가지나 됩니다. 이것이 우리 실정에 잘 맞아떨어진다고 생각해요. 따라서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만 잘 특화시켜나간다면 가능성은 매우 크다고 봅니다. 틈새가 있다는 말이지요. 집중개발만 잘하면 가능성이 있습니다. 레진이나 구강카메라, 뼈이식재, 기구 등 소장비 제품들이 저는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국내 치과산업, 아직은 선직국 모방수준

수출의 경우는 아직 동남아와 남미, 동구 등 저개발국을 주로 상대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중국의 경우는 앞으로 장래성은 있지만, 현재는 보따리 장사 수준의 모색단계에 머물러 있는 상태고요.

국내 치과산업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도약하기 위해 필요한 점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무엇보다 기술력이 떨어집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역시 많은 투자가 필요한데, 규모가 영세하다보니 자본력도 떨어지는 형편이지요.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현재 우리의 수준이 선진국 제품의 복제나 모방 내지는 약간의 개량 수준에 머물고 있다보니 수출에서도 저가 경쟁이 우선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연구개발에 투자해 기술을 개발해야 하는데 그럴 만한 여건이 안됩니다.

기술개발을 어떤 연구소에 의뢰하려 해도 특수분야이고 보니 그럴 만한 연구소도 없고, 외국(특히 독일)의 경우 일반 대기업체가 이미 개발한 기술을 치과에 응용하는 방식으로 제품을 개발해내고 있거든요.

세계적으로 유명한 치과관련 연구소들도 일반 대기업체의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치과제품이 소량 다품종이다 보니 다양한 기술을 갖추고 있는 회사에서 치과관련 제품을 하나의 품목으로 개발해내고 있는 형편이지요.

그런데 우리의 경우 이러한 토양이 아직 존재하고 있질 못합니다. 소수 인력을 통한 기술개발의 한계에 직면하고 있는 셈인데, 결국 이런 바탕 위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아이디어 싸움이 최우선이라고 봅니다. 독창적인 기술로 독특한 모델만 개발해낸다면 가능성이 있다는 거지요. 아직은 이럴 수 있는 기반이 미흡하다고 봅니다만...

국내치과의사들의 국산재료에 대한 인식은 어떻다고 보십니까?

최근 많이 좋아진 점은 있지만 아직은 국산재료가 저가이고, 또 그런 만큼 저질일 것이라는 선입관이 상당히 강하게 잔존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조건 외면만 하기보다는 실험적으로라도 한 번 사용해 보고 평가해주는 풍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옛날에는 애국심에라도 호소해왔지만 지금은 그럴 수도 없고...

신제품을 개발해내더라도 선입관 때문에 사용을 기피하는 경우가 아직은 현실이고, 아예 평가의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경우도 다반사이지요.

현재 국내 치과관련 업체 중 주목할 만한 업체가 있다면 어떤 업체가 있을까요?

회장으로 구체적인 업체명을 거명하는 것은 어렵고요, 단지 해외에서 주목하고 있는 업종을 들라면, 역시 이들 업종이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있는 업종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구강카메라와 레진, 뼈이식재 등 전자와 화학계통 분야라 할 수 있지요. 아무래도 국내 기술의 발전 속도가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있는 분야가 치과쪽에서도 발전 가능성이 높은 형편입니다. 이밖에도 기구나 소장비 계통도 발전 가능성이 있습니다.

전자 및 화학계통 분야 발전 가능성 높아

일본의 경우 치과의사들이 의식적으로 국산 재료를 애용하면서 일본의 치과산업을 전 세계적으로 발전시켰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특히 치과의사들에게 하고픈 말이 있다면...

글쎄요, 일본의 경우 처음부터 치과산업이 발전해 치과의사들이 국산품을 애용한 것인지, 아니면 국산재료를 애용하다보니 해당 치과산업이 발전해온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일본의 치과산업의 경우 처음부터 그런 수준에 올라있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기술력이 상당히 뛰어나거든요. 특히 소비자의 관점에서 편하게 쓸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해내는 것을 보면 매우 부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쨌든 국산 제품에 대한 관심을 좀 더 가져주셨으면 좋겠고요, 특히나 신제품이 나왔을 경우 무조건 외면만 하지말고 적극적인 평가를 해주시는 것이 저희 업체들에는 매우 큰 도움이 됩니다. 이런저런 면을 개선해야 한다는 평가라면 더욱 금상첨화일 테고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치과의사 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가능하다면 치과의사분들이 우리 재료업계에 많이 들어왔으면 좋겠다는 겁니다. 모든 게 치과의사들의 손을 거쳐야 하니까 제품개발의 아이디어나 이런 것들을 실질적으로 제공해 줄 수가 있거든요. 그런 아이디어를 실제 상품으로 직접 개발해 나갈 수도 있고... 외국의 경우는 이런 사례가 빈번합니다.

또 치과의사들이 업체에 많이 뛰어들게 된다면 업계를 바라보는 치과의사들의 시각도 많이 개선되겠지요. 많이 나아지기는 했지만 아직도 업체 사람들을 은연중에 수직적인 상하관계로 바라보고 있는 치과의사들이 꽤 많이 존재하거든요. 이제는 업체와 치과의사들의 관계도 수평적인 계약관계로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정리하고 싶으신 말이 있다면...

어쨌든 국내 업체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제품개발이나 사용에서 국내 치과의사들의 관심과 평가, 그리고 적극적인 참여가 없다면 국내 치과산업의 발전은 요원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미흡한 점이 있다면 적극적인 비판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조규봉 2005-01-27 18:25:58
본부장님 안녕하세용...ㅋㅋ 조기잡니당. 인터뷰 하셨드랬구낭...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