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올로기화한 대안들과 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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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올로기화한 대안들과 진리…
  • 박한종 논설위원
  • 승인 2011.06.28 11:26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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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박한종 논설위원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 시작되나 보다. 본편을 보고자 하면 너무 이른 시기이기도 하다. 빨라야 내년 상반기에야 본격적인 개막일 터이고, 내년 하반기에 정점에 이를 것이기 때문이다.

시쳇말로 하자면 아직 시범경기 수준이기는 하지만, 바둑의 재미에서 포석이 가지는 그것도 적지 않으니 오히려 총선 대선의 승패를 떠나 경쟁의 구도가 어찌 될 것인지를 따져보는 것도 흥미진진할 수 있다.

이미 민주당은 손학규 대표가 당권을 부여잡고 대선 후보의 선두주자로 차고 나갔다. 한나라당도 내달 초 당의 대표를 선출하면 대선 경쟁의 구도가 보다 선명하게 들어 날 것이고, 진보진영은 민노당과 진보신당의 재결합이란 산통을 겪고 있다.

이명박 정권의 대중과의 불소통이 이미 한계에 다다른지라 그러하겠지만 이번 정치판은 사뭇 재미있는 구석이 있다. 언론사들의 종편 진출이 결정된 이후 보수 언론마저 청와대에 등을 돌리는 분위기더니 집권층에서의 분란이 커지는 것 같다.

사실 반값등록금 문제도 불을 당긴 것은 여당 원내대표의 발언이었다. 여기에 유력한 대권후보인 박근혜측에서 나온 유승민 후보의 복지 정책의 강화는 집권 보수 세력이 분화를 대표한다 할 것이다.

한편 민주당은 이른바 무상급식, 무상보육 등 이른바 좌클릭으로 몇 번의 이득을 보더니만, 정작 여당에서서 조차 복지정책을 들고 나오자 오히려 우왕좌왕하는 형국이다. 상대적으로 당내 대권 경쟁에서의 숨 고르는 시기이도 하겠으나, FTA나 KBS 수신료 문제에서 보듯 대선의 이슈에서 실용주의 간판이 나올지 복지의 간판이 나올지, 좌우의 선택은 여전히 미결정이라 봐야 할 것이다.

민노당과 진보신당의 결합역시 그러하다. 단기적으로도 그렇고 장기적으로도 그렇고 우리 사회에 진보정당이 두개 이상 있다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 그러나 분리가 되었다면, 그만한 갈등이 있을 터인데, 그리고 그 갈등이 해소되지도 않고 다시 뭉칠 수는 없는 터인데, 과연 통합의 과정에서 그리고 통합 이후 실천을 통해 그것이 어떻게 해소될지가 진짜 과제일 것이다.

내년 총선과 대선에 보수 집권 세력과 야권, 그리고 진보 진영이 각 각 무엇을 이슈로 걸고 경쟁할 것인가의 모색이 지금 이루어지는 정치 지형에 반영되는 것으로 보인다.

과연 집권세력은 이명박의 노선을 어느 정도 부정할 수 있을까? 이명박의 지지 세력을 여전히 끌어 안고, 이탈한 세력을 다시 품기 위한 선택은 누구이고, 그 대안은 무엇일까? 야권은 좌클릭의 성과를 위지하면, 이른바 중산층의 정서를 잡기 위해 좌-우 양다리 중 어느 쪽에 무제를 둘 것인가? 진보진영은 대중에게 식상함이 아니라 신선함을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 것인가?

 

그러나 내년의 정치적 선택을 둘러 싼 그 경쟁의 방향보다 내가 고민으로 삼고 있는 정작의 것은 우리의 균형 감각이다. 우리가 가지는 통상의 덕으로서의 균형이란 과유불급, 즉 만용과 비겁의 중용으로서의 용기, 허영과 비굴의 중용으로서의 긍지 같은 것들이다.

허나 내가 생각하기에 균형은 오히려 진리와 이데올로기사이에서 존재한다. 진리는 항상 우리를 당혹하고 낮설고 불편하게 한다. 그런 진리가 제대로 힘이 쓸 수는 없다. 그러나 그 진리가 현실적 힘을 가질 때 낮섬은 분별로 불편함은 익숙함으로, 다시 말해 이데올로기적인 것으로 변질된다.

그렇다면 균형이란 이데올로기들 사이에서가 아니라 가냘프며 생산적인 진리와 진리 아들인 그러나 진리이지는 않은 이데올로기사이에서 존재하여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간혹 우리는 이데올로기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위해 진리를 외면하는 상황을 맞이한다.

정치적 경쟁에서의 대안이란 것이 혹시 이런 것들 아닐까? 그렇다면 이런 대안들 사이의 균형이란 혹 이것도 되었다 저것도 되었다하는 어떤 것, 그래서 이도 저도 아닌 것이 되지는 않을까?

지금 한진중공업과 유성기업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들...

복지냐 성장이냐의 화두는 또 다른 정치 지형 속에서 그 구체적 모습이 어떻게 나타나건 중심적 이슈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이데올로기화한 복지와 상장은 진리의 아들(때로는 괴물인 아들)일 뿐이며 정작 진리를 담고 있는 것은 이들 노동자들의 상황이다. 이들과 우리가 함께 있다는 것이 우리를 낮설게하고 불편하게 하지만, 이것이 진리이며 그 어떤 대안도 이 진리와 균형을 이루어야 하는 것이다.

또는 최근 건치 신문의 논설 한 편을 두고 벌어지는 상황...

구체적인 표현의 잘잘못이 없지 않을 수 있을까만, 그에 대한 잘잘못을 따지자는 것은 아니다. 다만 상업화된 의료로부터 국민의 건강을 지키려는 노력과 개인 인권을 지키려는 노력의 소중함을 누가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누구건 그러한 노력 역시 어떤 익숙함 속에서 이루어 진다면 끊임없이 경계하여야 할 것이다. 어쩌면 그것은 이데올로기한 모습으로 있는 것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박한종(본지 논설위원, 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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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섭 2011-07-15 09:52:14
덧붙여 야권 통합 공천에 대한 시민들의 요구와 그에 대한 정당들의 선택도 내년 총선에서 재미있는 어쩌면 손에 땀이 나게하는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임종철 2011-06-30 10:11:20
익숙함이란 "끊임없이 경계하여야 할" 그 무엇이라는 점에 공감하기에.

김기현 2011-06-29 14:35:42
잘 읽었습니다... " 그러한 노력 역시 어떤 익숙함속에서 이루어진다면 끊임없이 경계하여야 할 것이다" 가슴에 콱 꽂히는 말씀이네요.. 감사..^^

rop21 2011-06-29 14:34:40
잘 읽었습니다... "어떤 익숙함속에서 이루어진다면 끊임없이 경계하여야 할 것이다" 가슴에 콱 꽂히는 말씀이네요..

전양호 2011-06-28 15:41:51
선생님 글...여전히 어렵지만...여전히 좋으네요...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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