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수불사업 의무화’ 법제정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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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수불사업 의무화’ 법제정 필요
  • 강민홍 기자
  • 승인 2011.07.14 16:2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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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장 수불시설 ‘최소 권장시설’ 규정도…수불사업 30주년 기념 국제심포지움 성료

 

광역상수도 급수지역의 경우 일부 시·군이 수돗물불소농도조정(이하 수불)사업을 희망해도 타 시·군이 적극적이지 않으면 어느 한 곳에서도 수불사업을 실시할 수 없다. 이러한 모순을 해소하기 위해 아일랜드처럼 ‘수불사업 의무화법’을 제정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구강보건사업지원단장인 부산대학교 치의학전문대학원 김진범 교수는 지난 14일 송도 컨벤시아센터에서 개최된 ‘수불사업 30주년 기념 국제심포지움’에서 이와 같은 수불사업 확대 전략을 제시했다.

▲ 김진범 교수
김진범 교수는 ‘우리나라 수불사업 개발과정과 확재전략’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수불사업이 확대되기 위해서는 보건복지부와 환경부의 긴밀한 협의가 필요한데, 환경부의 협조가 미흡한 실정”이라며 “지자체 정수장과 수자원공사 인사에서도 수불사업은 개인의 업무실적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문제점을 밝혔다.

때문에 김진범 교수는 “불소투입기 등 정수장에 설치ㅐ야 할 수불시설을 최소한의 권장시설로 규정할 필요가 있따”면서 “아울러 매년 개인과 기관에 대한 표창 등 수불사업 시행 정수장 공무원들을 격려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특히 그는 “아일랜드가 수불사업 의무화법을 제정해 전국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것처럼 우리나라도 최소한 광역상수도 급수지역에서는 수불사업을 의무화하는 법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치협과 치위협, 구강보건 지원 시민단체들의 활동을 강화해 시민을 설득하기 위한 노력에도 전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30주년! 다시 힘 모으자!

전국 치과대학 및 치과위생과 교수, 전국 시·도 구강보건담당자, 대한치과의사협회(이하 치협),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이하 건치), 대한치과위생사협회(이하 치위협) 등 치과계 인사 25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된 이날 국제심포지움 오전 10시에는 개회식이 진행됐다.

경북대학교 치의학전문대학원 예방치의학교실 최연희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개회식에서는 보건복지부 전만복 건강정책국장과 인천광역시 신동근 정무부시장, 치협 김세영 회장, 치위협 김원숙 회장, 건치 공형찬 회장, 대한구강보건학회 김동기 회장, 한국산업구강보건원 김광수 이사장, 전국치위생과교수협의회 황윤숙 회장, 전국치과대학 및 치의학전문대학원협의회 권호근 회장, 평화와 통일로 가는 인천연대 이원준 상임대표, 한국건강증진재단 허용 사무총장, 일본 구강위생학회 고바야시 세이코 회장, 말레이시아 보건부 Norain bt Abu Talib 구강보건국장, 미국질병관리본부 Scott M. Presson 사업서비스팀장 등 주요 내외빈이 참가했다.

▲ 좌측부터 축사에 나선 치협 김세영 회장, 보건복지부 전만복 건강정책국장, 인천광역시 신동근 정무부시장, 한국건강증진재단 허용 사무총장, 치위협 김원숙 회장
치협 김세영 회장은 개회사에서 “수불사업은 치아우식증을 예방해 국민의 구강건강을 향상시키기 위한 사업으로 지극히 안전하며, 매우 경제적이고, 누구에게나 높은 예방효과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이 오랜 연구와 경험을 통해 입증돼 왔다”면서 “특히 노인과 장애인, 저소득 계층에 대해 매우 우수한 예방효과를 나타냄으로써 치과진료를 손쉽게 받지 못하는 소외집단에 대한 복지사업의 측면에서도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사업”이라고 피력했다.

김세영 회장은 “그러나 30년의 역사를 기록하게 됐지만, 현재 전국 보급률은 전체 인구의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오늘 개최되는 수불사업 30주년 기념 국제심포지움은 매우 의미 있는 행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지난 30년간의 사업성과를 재조명해 보고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 이 사업의 청사진을 마련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오늘 이 자리에서 논의되는 수불사업에 대해 정부와 각 지자체에서 보다 열린 자세로 귀 기울여 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축사에 나선 보건복지부 전만복 건강정책국장은 “현재 전국 24개 정수장에서 시행돼 304만명의 국민이 불소가 함유된 수돗물을 음용해 구강건강을 지키고 있다”면서 “30주년을 맞는 이 자리가 축하의 의미를 넘어 그동안의 사업 전반에 대해 다 같이 고민하고 더 나아가 구강보건의료 관계자 여러분 모두의 각오와 다짐을 새로이 다지는 의미있는 자리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천광역시 신동근 정무부시장은 “인천시는 지금까지 너무 개발 중심에 치우쳐온 문제점이 있어서, 이제는 시민들의 복지와 교육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라며 “이의 일환으로 시민들의 구강건강 향상을 위해 조만간 수불사업 시범사업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건강증진재단 허용 사무총장도 축사에서 “수불사업 확대 발전을 위해서는 이 자리에 있는구강보건 관계자는 물론이고, 국민들에게도 필요성을 대대적으로 홍보해야 한다”면서 “오늘 심포지움을 계기로 구체적인 안이 마련돼 정부와 같이 이 사업이 확대 발전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환영사에 나선 치위협 김원숙 회장은 “수불사업이 확대되기 위해서는 이 분야에서 종사하고 있는 치과위생사들이 먼저 수불사업을 정확히 이해하고 널리 홍보해야 한다”면서 “오늘 같은 자리에서  더 좋은 대안을 모색하고 전환점을 이뤄나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부의지·관련기관간 협력이 관건

이어진 심포지움에서는 해외사례를 비롯해 4개의 주제발표와 종합토의가 진행됐는데, 오전에는 말레이시아 보건부 Norain bt Abu Talib 구강보건국장이 ‘말레이지아 수불사업의 경과와 현황’을 발표했다.

오후에는 미국질병관리본부 Scott M. Presson 사업서비스팀장이 ‘미국 수불사업 개발과정’을, 서울 의대 예방의학교실 조수헌 교수가 ‘수불사업의 안전성’을, 부산 치전원 김진범 교수가 ‘우리나라 수불사업의 개발과정과 확대전략’을 발표했다.

Talib 구강보건국장에 따르면, 말레이시아는 1957년 Johore주에서 최초로 수불사업이 시작된 이후 1974년 전국적으로 시행됐으며, 처음에는 불소농도를 0.7ppm로 맞추다 2004년 적정농도를 0.5ppm으로 조정하고, 2005년에는 적정농도를 0.4~0.6ppm으로 조정해 현재까지 시행하고 있다.

2011년 현재 말레이시아 국민의 75%(25%는 수돗물 공급이 되지 않는 외지 원주민)가 수불사업의 혜택을 받고 있는데, 1970년에서 2007년 사이 12세 말레이시아 학생의 치아우식 유병률이 3.7개에서 1.1개로 줄어들고, 16세는 4.8개에서 2.1개로 절반 이하로 줄어드는 등 국민들의 구강건강이 획기적으로 향상되는 성과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Talib 국장은 “최소한 70% 인구가 불화된 수돗물을 공급받고 있는데, 수불사업을 시행하는 비용은 인구 1인당 0.18링깃에 불과하다”면서 “그러나 수해국민들의 우식유병률이 1970년 80%에서 2007년 10%대로 떨어지는 등 국민 구강건강향상에는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또한 Talib 국장은 “다양한 기관들의 수불사업에 관여하고 있는데, 보건부 구강보건국에서 불소농도 수준의 안전성과 효과에 대한 정책과 표준을 제시하고, 보건부 기술국에서 음용수의 질과 안전에 관한 국가지침법에 따른 표준검사를 한다”면서 “또한 공공 및 민간의 정수장 담당기관에서 WTP 망상점에서 적정농도의 수불사업 시행 및 유지를 하고, SPAN이 국가정책목표의 시행과 증진을 담당한다”며 관련기관간 유기적인 협력체계가 중요함을 강조했다..

특히, Talib 국장은 수불사업 성공요인으로 “중앙정부 차원에서 법제화 하면, 지방정부는 따라할 수밖에 없다”면서 “대신 중앙정부에서는 스텐다드의 효과성과 안정성을 계속 모니터링 해야 하고, 구강보건복지 담당기관 말고도 환경부 등 여러 기관들과의 협력을 이끌어 내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안전성 등 수준높은 활발한 연구 병행 필요

1945년 미시간주 그랜드 레피즈 지역에서 처음으로 공공정수장에 불소를 투여, 올해로 수불사업 시행 66주년을 맞고 있는 미국은 국민들의 치아우식 유병률과 경중도를 뚜렷하게 감소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질병관리본부 Scott M. Presson 사업서비스팀장에 따르면, 미국은 72%의 국민이 수불사업의 수혜를 받고 있으며, 1980년 성인 45세를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치아우식 예방효과는 27% 수준이고, 나이가 많을수록 수불사업의 이익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Presson 팀장은 “2002년부터 21개 수준의 높은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지역사회에 수불사업을 강력히 권고하고 있다”면서 “특히 질병관리본부가 지역사회 수불사업 강화에 있어 지도자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Presson 팀장은 “질병관리본부는 과학적 연구와 시설관리자를 위한 지침 제공, 국민을 위한 권장지침 개발, 각 주의 구강보건사업 지원 등 미국 각 주에게 25년 넘게 공학적 기술지원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Presson 팀장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수불사업에 대한 주정부의 책임은 ▲구강질환 변화감시체계 ▲순응도 점검 및 보관 ▲WFRS의 정보와 서류관리 ▲교육플그램 ▲표본검사에 대한 실험연구실 제공 ▲수불사업 강화 등 막강하다.

Presson 팀장은 “수불사업에 대한 공감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필요한 활동기획과 법적기반, 광범위한 지지 유도, 과학적 진실의 지속적인 추구, 위험성에 대한 상호의견 교환 등이 꾸준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수불사업 안전성’에 대한 발표에 나선 조수헌 교수는 “수불사업에 따른 이득과 손실 등을 따져서 그 사회가 수용할 수 있는 수준에서 결정돼야 할 것”이라며 “수불사업에 부정적인 사람도 선입견과 선동적인 구호에서 벗어나 학문적 근거에 입각해 제대로 평가된 결과를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또한 조 교수는 “그냥 싫을 수도 있다. 그러나 비논리적인 근거에서 배척 사유를 대는 것은 정의가 아니라 억지”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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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2011-07-18 08:57:20
이번 행사를 위해서 노력해 주신 여러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특히 실무 진행을 위해서 구체적인 작업을 모두 맡아서 해 주신 건치 어려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한때의 노력이 당장의 결과로 나타나건 말건, 꾸준히 한다는 사실 그 자체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결과는 인과(因果)라는 놈이 알아서 해 줄 뿐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잘 보도해 주신 기자님들께도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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