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대 교수들도 “의료상업화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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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대 교수들도 “의료상업화 우려된다”
  • 강민홍 기자
  • 승인 2011.10.18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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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개 치대·치전원장협, 성명 내고 피라미드형 네트워크 행태 비판…윤리교육 강화 등 추진도

 

피라미드형 네트워크 치과 척결과 정부의 영리법인 허용 저지에 전국 11개 치과대학·치의학전문대학원 교수들까지 힘을 보태고 나섰다.

전국 11개 치과대학장 및 치의학전문대학원장 협의회(회장 권호근 이하 학장협)가 오늘(18일) 연세치대 학장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부 치과의사들의 치과진료 상업화 현상을 우려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하고 나선 것이다.

학장협이 출범 이후 치과계 현안에 대해 정치적 입장을 표명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오늘 기자회견에는 학장협회장인 연세 치대 권호근 학장과 서울 치전원 최순철 원장이 참가했으며, 성명서 낭독과 질의응답이 진행됐다.

학장협은 성명에서 “작금 벌어지고 있는 일부 치과의사들의 치과진료의 상업화, 영리화 현상에 깊은 자괴감과 함께 심각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치과의료가 상품으로 인식될 때 그 피해는 전부 일반 국민들에게 돌아가고 치과의사들도 더 이상 전문직업인으로서 존경과 대우를 받지 못한다”고 피력했다.

또한 학장협은 “현재의 눈앞의 이익 추구 때문에 치과의사 직업의 본질을 망각할 때 한국 치과계의 미래는 참혹하며 국민들에게는 실망만을 가져다 줄 뿐”이라며 “전 지구적으로 벌어지는 세계화 현상의 시장논리로 인해 사회 모든 분야에서 시장 논리가 침투하고 있지만, 인간의 생명과 건강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가 있다는 것을 모든 치과의사들이 동의하는 일”이라고 피력했다.

아울러 학장협은 “시장 논리에 의한 저가 진료비 제공보다 더 중요한 일은 올바른 절차에 따른 진단과 적절한 진료”라며 “치과의사들이 시장 논리나 상업 논리에 매몰되는 순간 과잉진료, 불법진료 유혹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특히 학장협은 “정부의 의료영리법인 허용 정책이 의료의 상업화 현상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하게 결정하기를 요청한다”며 깊은 우려를 나타내 눈길을 끌었다.

마지막으로 학장협은 최근 치과계의 위기 사태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한국 치과계가 진정으로 국민 구강건강 향상에 앞장서는 전문 직업인 단체로 승화돼야 할 것“이라며 ”무엇보다도 치과계가 먼저 스스로 자성노력을 통해 의료의 상업화를 방지해야 할 시점이며, 학장협도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권호근 회장은 “지난 6일 회의를 소집해 성명을 채택키로 했으며, 11개 치과대학 교수들 전원의 입장으로 봐도 무방하다”면서 “우리들도 윤리교육을 강화하는 등 지식과 행동이 일치되는 치과의사를 양성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아래는 학장협 성명서 전문이다.


일부 치과의사들의 치과진료 상업화 현상을 우려한다.

한국 치과계는 지난 100여 년동안 국민 구강건강의 수호자로서, 사회의 지도자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온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작금 벌어지고 있는 일부 치과의사들의 치과진료의 상업화, 영리화 현상에 그동안 치과의사를 양성해왔고, 향후에도 그 책무를 수행해야 할 전국 치과대학장·치전원장들은 깊은 자괴감과 함께 심각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치과 의료는 돈으로 거래되는 일반 서비스나 상품과는 다른 의미와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치과의료가 상품으로 인식될 때 그 피해는 전부 일반 국민들에게 돌아가고 치과의사들도 사회에서 더 이상 전문직업인으로서 존경과 대우 그리고 진료의 자율성을 인정받지 못하게 됩니다.

현재의 눈앞의 이익 추구 때문에 치과의사 직업의 본질을 망각할 때 한국 치과계의 미래는 참혹하며 국민들에게는 실망만을 가져다 줄 뿐입니다. 전 지구적으로 벌어지는 세계화 현상의 시장논리로 인하여 사회 모든 분야에서 시장 논리가 침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생명과 건강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가 있다는 것을 모든 치과의사들이 동의하는 일입니다. 시장 논리에 의한 저가 진료비 제공보다 더 중요한 일은 올바른 절차에 따른 진단과 적절한 진료입니다. 치과의사들이 시장 논리나 상업 논리에 매몰되는 순간 과잉진료, 불법진료 유혹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대다수의 치과의사들이 자신의 의술을 영리를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인류 건강증진에만 사용하겠다는 선서를 한 바 있습니다. 우리 모두 우리가 왜 치과 의업을 택하였는지를 되돌아보고 필요하면 깊은 반성과 자성의 마음을 가져야 할 시점입니다. 최근 치과계의 위기 사태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한국 치과계가 진정으로 국민 구강건강 향상과 수호를 앞장서는 전문 직업인 단체로 승화돼야 할 것입니다.

이에 치과의사 양성에 일차적 책임을 지고 있느 한국 치과대학장·치전원장협의회는 이러한 사태가 벌어진 것에 대하여 책임을 통감하고 있으며, 깊은 자책과 함께 앞으로 올바른 치과의사 양성에 최선을 다 할 것입니다.
또한 정부의 의료영리법인 허용 정책이 의료의 상업화 현상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하게 결정하기를 요청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치과계가 먼저 스스로 자성노력을 통하여 의료의 상업화를 방지해야 할 시점입니다. 이에 한국 치과대학장·치전원장 협의회는 현 상황을 해결하는데 적극 노력할 것입니다.

2011년 10월 18일
한국치과대학장·치전원장협의회(강릉대학교 치과대학, 경북대학교 치의학전문대학원, 경희대학교 치의학전문대학원, 단국대학교 치과대학, 부산대학교 치의학전문대학원,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원광대학교 치과대학, 전남대학교 치의학전문대학원, 전북대학교 치의학전문대학원, 조선대학교 치의학전문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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