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호구 아니다! FDI 서울총회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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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호구 아니다! FDI 서울총회 무산
  • 강민홍 기자
  • 승인 2012.04.19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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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I, 합의 없이 12일 협상 결렬 ‘일방 발표’…치협 “비신사적·비합법적 행동 국제사회에 알려나갈 것”

 

▲ 홍순호 국제담당 부회장
대한치과의사협회(회장 김세영 이하 치협)가 지난 18일 전문지 정례브리핑에서 향후 세계치과의사연맹(이하 FDI) 2013년 서울 총회와 관련 협상은 더 이상 논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치협은 지난 1년여 가까이 FDI 측과 2013년 서울총회 개최와 관련한 재협상을 벌여왔으나, FDI가 지난 12일 치협과 어떠한 합의도 없이 홈페이지에 일방적으로 “협상이 결렬됐다”고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치협 홍순호 국제담당 부회장은 “가능한 최대한의 제안을 통해 협상을 진행해 왔으며, FDI의 제안은 회원들의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기본 방침을 만족시킬 수 없었다”면서 “이러한 과정에서 KDA의 개최지 변경의 일방적 결정으로 나타난, 비신사적·비합법적인 행동에 더 이상의 협상은 의미가 없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한 홍 부회장은 “가뜩이나 치과계 경기가 힘든 상황에서 회원들의 주머니를 털어서 FDI의 욕심을 채워주는 것이 회원들에게 용납이 될까”라며 “이상의 의문을 가지고 회원의 부담을 경감시키는 협상을 진행한 결과, FDI의 일방적인 행동으로 더 이상 대화의 필요성이 없음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FDI 서울총회 유치에서 결렬까지

FDI 2013년 서울총회는 지난 2010년 9월 4일 브라질 총회에서 최종 결정됐다.

당시 이수구 회장은 “치과계 월드컵을 1997년에 이어 또 다시 유치하게 됐다. 2만여 명이 참가하는 역대 최고의 대회를 만들고 5백만불의 흑자를 내겠다”고 자축한 바 있다.

그러나 2011년 상반기 애초 2012년 FDI 총회를 개최키로 했던 스위스가 개최권을 포기하면서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됐다. FDI 본부가 급하게 2012년 총회 장소를 홍콩으로 결정해 버리는 비합법적 행동을 한 것.

FDI 정관 규정에는 총회 개최지를 3년전 총회에서 결정키로 돼 있고, 특히 대륙 순환 개최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스위스의 포기로 급하게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라 전자야 불가피하다지만, 이듬해 총회를 한국에서 하게 돼 있는데, 또 아시아국가인 홍콩으로 정해버리는 비상식적인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에 작년 5월 출범한 김세영 집행부가 강력한 항의와 함께 재협상을 요구했으며, FDI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 이를 승낙하면서 1년여의 재협상이 진행돼 온 것이다.

김세영 협회장에 따르면, 지난 1년여 간 협회장 명의의 공식문서가 17번, 실무진의 비공식적 문서가 51번 오가는 등 무려 총 68번의 조율과정이 있어 왔으며, 수익금 배분과 관련된 이견도 20만 유로로 좁혀지는 등 거의 타결 직전까지 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첫 계약서에는 ▲참가자 등록비 ▲국내업체 부스비 ▲해외업체 참가비 ▲수익금 배분 등이 모두 명시돼 있었고, 재협상의 시작은 각 조항의 액수를 낮추는 방식으로 진행되다 거의 합의 직전까지 갔었다. 그러나 FDI 본부 측이 행사 에이전시 업체를 독일의 모 회사로 하라고 일방 통보를 하면서 협상이 난항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치협이 FDI에 ▲치협이 다 하고 FDI에 40만 유로 선지급 ▲FDI가 다 하고 치협에 60만 유로 지급 ▲협상 결렬 셋 중에 하나를 선택할 것을 제안했고, 지난달 FDI 회장과 치협 홍순호 국제담당 부회장 간담회 때는 긍정적인 분위기였으나, FDI 이사회에서 최종 뒤짚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FDI, 한국을 호구로 알았다

FDI가 지난 12일 일방적으로 ‘협상 결렬’과 2013년 개최지로 터키를 발표한 것에 치협은 뒤통수를 맞은 충격과 분노에 휩쌓인 분위기다.

김세영 회장은 “FDI가 마치 합의 한 것처럼 발표했는데, 터키를 염두해 두고 있다 여의치 않으니 내쫓아버린 것”이라며 “협상 과정에서 있었던 행태들을 보면, FDI라는 조직이 어떻게 이렇게 비신사적일 수 있을까? 혀를 내두른다. 정관을 다 살펴봐도 그렇게 할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치협이 밝힌 첫 계약서에는 회원 1인당 등록비를 35만원으로 하고 국내 2만명, 해외 3천명 참가로 명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시회 업체 부스비는 600만원, 국내업체는 20% 할인해 480만원이고, FDI 측에 125만 유로, 약 16억을 선지급토록 하고 있다.

김세영 회장은 “활동 치과의사 수가 1만7천명 정도인데, 어떻게 국내만 2만명을 모으란 말인가? 또 회원 입장에서 6~7만원이면 할 수 있는 행사를 35만원 내라고 하면 누가 오겠느냐”면서 “그렇게 큰 소리치던 홍콩도 올해 130불 받고 한다. 15만원 아니냐? 우리는 20만원 정도는 수용하겠다는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김 회장은 “정관상으로는 3년 전에 개최지를 결정해야 하고,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우리랑 해야 한다”면서 “서로의 요구사항이 20만 스위스 프랑(2억5천)으로까지 좁혀졌었기 때문에, 우리의 최종 제안을 받아 중간 정도에서 타협이 이뤄질 줄 알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2010년 브라질에게는 돈을 한푼도 못받았고, 여타 개최지에게도 계약서대로 수익금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또 여타 개최지에서 수익금 배분을 얼마로 하기로 했는지 전혀 밝히고 있지도 않다. 유독 우리에게만 무리한 액수를 그것도 선지급을 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회장은 “회원국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고, 자신의 이권에만 따라서 움직이는 FDI의 비도덕성, 협상과정에서 보여준 비신사적 행태를 낱낱이 폭로해 나갈 것”이라며 “당장 올해 홍콩 총회에서 역대 개최지 수익금 배분 및 수거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요구해 나가는 등 FDI의 자정운동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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