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신 혹은 과학]우주와 하나가 되는 신비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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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신 혹은 과학]우주와 하나가 되는 신비체험
  • 김진만
  • 승인 2004.08.2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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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꽤 유명한 사람들이 신비체험을 말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경험담을 TV 강의에서도 듣는 경우도 있었다. 그들은 이러한 이야기를 약간은 자랑스럽게 하는 것 같다. 이러한 체험을 하지 않은 사람들은 대개 이러한 경험이 평생에 한두 번 정도의 희귀한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부러워하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불가나 도가의 책을 읽다가 이러한 경험을 하면 더 없이 소중한 경험으로 간직한다.

신비체험의 종류는 많지만, 보통 깨달음에 관련된 신비체험은 한 마디로 말한다면, 우주 혹은 자연과 하나가 되는 느낌이라고 간단히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신비체험을 경험하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경험들의 대부분은 생물학자들에게는 전혀 신비하지 않다.

많은 사람들은 너무나 당연하게 나와 내가 아닌 것을 구분하는 것이 매우 쉽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뇌에서 엄청나게 자료를 분석하기 때문이다. 즉 나와 내가 아닌 것은 선천적으로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뇌의 계산에 의해서 가능한 것이다. 이러한 기능은 뇌의 후상부두정엽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이 부분에서는 물리적인 위치, 즉 어디가 위고 아래인지, 혹은 각도와 거리를 판단하게 하고 공간속에서 안전하게 움직이는 것을 도와준다. 이러한 뇌의 끊임없는 판단은 결국 자신과 외부를 판단하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

과학자들은 신비체험을 하는 사람들의 뇌에서, 신비를 체험할 때 바로 이 부분(후상부두정엽)의 혈액의 양이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그것은 이 부분의 활동이 줄어들었기 때문이겠으나, 이 부분은 결코 쉬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뇌의 활동이 줄어드는 것은 이 부분에 도입되는 정보의 양이 줄어든 것이라고 생각한다. 명상이나 기도의 경우는 집중력 때문에, 뇌의 이 부분에 만약 외부 자극이 들어오지 않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그때 뇌는 쉬지 않고 자꾸 자신과 외부 환경을 구분하려고 노력하게 되고, 결국 외부 자극이 거의 없으므로 외부와 자신이 구분이 매우 약해지는 아주 특이한 경험을 하게 되고 이것이 결국은 신비체험의 본질인 것이다.

이 외에도 신비체험을 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단전호흡을 하는 경우 신비체험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에는 몸 안의 이산화탄소가 증가하면 신비체험을 하게 된다. 단전호흡이 어려운 사람은 소량의 이산화탄소를 호흡하면 신비체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신비체험을 일으키는 가스로는 에틸렌이 있으며, 이번에 올림픽을 했던 그리스의 델파이의 신탁은 바로 에틸렌 가스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이러한 것 들 뿐만 아니라 신비체험을 가능하게 하는 많은 물질들도 밝혀졌다.
물론 신비체험의 일부가 과학적으로 해석된다고 해서 모든 신비체험이 다 똑 같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최소한 신비체험의 상당부분은 그들이 진리를 깨달았기 때문이 아니라, 뇌에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에 불과하다는 것이 서서히 밝혀지고 있다. 특히 우주와 인간은 하나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주장은 아마도 이것 때문일 것이다.

(딴지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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