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계 ‘직선제 도입’은 시대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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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계 ‘직선제 도입’은 시대정신
  • 유동기
  • 승인 2013.03.19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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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치과인은 어느 선거제도를 선택해야 할까?

 

헤겔은 <역사철학강의>에서 “이성(누스)은 세계를 지배하고, 세계 역사도 이성적으로 진행되며, 세계사를 이루는 실체는 동물과 구별되는 정신세계(사상)와 그 발전 과정이다”고 했다. 또한 “인간의 모든 행위는 자유를 위한 수단이고 오로지 자유를 원하고 얻기 위함”이라고 했다.

최근 한국 사회에서 가장 보수적이라 할 수 있는 직능 단체들인 대한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약사협회, 대한변호사협회에서 직선제 바람이 몰아쳤다.

이 돌풍의 원인은 젊은 세대뿐 아니라 다수의 개인 면허권자들이 열악해졌고 전망이 어두운 경제상황에서 기존제도인 대의원제도 하에서는 더 이상 문제해결을 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해졌기 때문이다.

미국은 인구비례로 뽑는 선거인단제를, 독일은 지역구 인물 본위 투표와 주별 정당 명부 투표라는 2기표 방식의 ‘인물화된 비례대표제’를, 한국과 일본은 소선거구제와 비례대표제를 병행하고 있다.

물론 선거제도는 각 나라의 현실적인 실정과 국민적인 요구에 맞추어 지속적으로 변했다.

치과계에서도 선거제도에 대한 선택의 갈림길에 서있다. 과연 어떤 기준으로 결정해야 할까? 헤겔이 설파했듯이 치과인들의 생각이 반영되고 그 정신이 이 시대의 흐름과 잘 어울리는 선거제도를 선택하는 것이 마땅하다 할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 시대정신은 무엇일까? 우선 현 치과협회의 선거제도를 살펴보면 3만여 명에서 201명의 대의원이 협회장을 결정한다. 이는 150명당 1명으로 민의를 반영하기에는 너무 적은 대의원수이다.

또 다수의 대의원이 연령이 높고 일부 지부에서는 만년 대의원들이 포진하고 있어서 젊은 세대 및 다수 회원의 의사를 반영하기 어려운 구조이며 탈협회화 현상은 가속화되고 있고 치과개원의협의회라는 단체가 나오는 명분이 됐다.

치협 정관특위에서는 직선제와 800~1000명의 선거인단 확대안을 제시했다.

대한의사협회에서는 2001년부터 직선제를 하다가 투표율이 저조해지면서 다시 선거인단제로 전환했으나 제도상 2번의 선거를 치러야 하는 복잡성과 전국의 선거인단이 모여야 하는 불편함 때문에 직선제로 회귀했다. 게다가 3.25 간선제에서 특정세력이 선거인단을 선점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직선제로의 열망이 더욱 컸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바람은 변협에서도 그 동안 대형로펌에서 독식한 회장직에 비로펌출신이 당선됐고 서울변호사협회(전체 변호사협회의 70%)에서도 30대 변호사가 당선되는 대변혁이 일어났다.

사회 전반적으로 변화에 대한 갈망을 엿볼 수 있다. 세대가 공존할 수 있고 각 개인에게 부여된 헌법적인 권한인 투표권을 전 회원들에게 다시 돌려줌으로써 인류 역사발전 과정 상 군주에서 개개인에게 자유를 표현할 수 있는 제도인 직선제에 대한 갈망이 바로 시대정신이다.

일각에서는 전자투표를 요구하는데, 독일의 전자투표제에 대한 위헌결정(2009년)과 네델란드에서의 전자투표제의 조작에 대한 보도(2006), 작년 미국 ‘슈퍼화요일’에 해커들의 투표자 명부조작 가능성의 대두 등을 생각하면 위험의 소지가 있다고 보여진다.

때문에 전자투표(E-voting)를 통한 직선제보다는 대한약사회나 검증된 우편투표방식이 현실적 대안으로 보인다.

유동기(유동기치과, 동작구치과의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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