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치전원 '논문 표절' 의혹 일파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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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치전원 '논문 표절' 의혹 일파만파
  • 윤은미 기자
  • 승인 2013.06.04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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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원주치대 교정과 연구 자료 표절 의혹 공중파·언론 보도 잇달아…논문 철회 및 공식 사과 없을 시 소송 불사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이하 서울치대)이 논문표절 의혹으로 불명예스런 논란에 휩싸이면서 진실공방이 시작될 전망이다.

서울치대가 강릉원주대학교 치과대학(이하 강릉치대) 교정학교실의 연구 내용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산데 대해,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강릉치대는 지난 3월 25일 서울치대와 분당서울치대병원 각 두 곳에 이번 표절 의혹을 제기한 공문을 보냈으나 두 달이 지난 5월 15일에서야 아무런 설명도 없이 공문이 반려됐다고 주장하는 반면, 서울치대는 방송이 나가기까지 어떤 연락도 못 받았다는 입장이다.

어쨌든 이 같은 내용이 KBS 9시 뉴스 등 공중파 전파를 타면서 서울치대는 뒤늦은 수습에 나섰다. 지금이라도 절차를 밟아 조사를 시작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당사자인 강릉치대는 방송사의 취재로 떠밀려 시작된 조사가 제대로 이뤄질지 의문이라는 입장인데다, 나아가 사건 은폐 의혹까지 내놓고 있다.

강릉치대 교정과 교수진은 “이런 심각한 부정행위 사실을 소속 기관인 분당서울치대병원에서는 서울치대 결과를 보고 결정하겠다며 팔짱만 끼고 있더니, 서울치대는 두 달 남짓 시간을 끌다 자료 일체를 반려했다”면서 “두 기관은 이번 문제를 은폐하려는 게 아닌가 의구심이 든다”고 밝혔다.

특히 강릉치대는 이번 논문 표절 의혹 사건으로 해당 교실이 입은 피해가 적지 않다는 입장이다. 교수진은 “해당 내용으로 박사논문을 준비 중이던 연구자의 피해는 물론, 교실도 해당 연구를 지속하기는커녕 논문 내용을 사용하려면 오히려 서울치대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면서 “광범위하고 장기적인 연구에 심각한 지장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논문 철회‧공식 사과 촉구…불이행 시 ‘소송 불사’

이에 강릉치대는 해당 논문의 철회는 물론, 표절 내용을 유출한 것으로 추정되는 당사자와 소속기관인 분당서울대병원과 서울치대 측의 공식사과를 촉구하고 있는 상황.

현재 강릉치대는 이번 논문 표절 사건의 유출 경로로 2005년 3월부터 2008년 8월까지 교정학교실에서 전임강사로 재직하며 해당 연구에 참여했던 A교수를 지목하고 있으며, A교수는 물론, 두 해당기관이 마땅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민‧형사상의 조치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이다.

강릉치대가 이처럼 의혹을 떨치지 못하는 이유는 2008년 당시 강릉치대에 재직하며 서울치대 박사과정을 밟았던 A교수와 박사학위 논문에서 강릉치대 연구 결과를 무단 도용했다는 B교수, 그리고 이 두 교수의 지도교수인 C교수가 모두 이번 표절 의혹 논문에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강릉치대 교수진은 “세 분이 함께 저희 환자자료를 이용해 공동논문으로 발표한 것도 있고 학위논문을 학술지에 발표한 또 다른 논문에도 공저자로 들어가 있다”면서 “강릉치대 모델이었다는 것을 몰랐다는 주장은 거짓이라 본다”고 설명했다.

이에 서울치대는 공식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으며, 당사자들은 모델을 수정해서 사용했고, 연구목적도 조금 다르다는 이유를 들어 연구윤리에는 별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참고로 강릉치대가 표절됐다고 주장하는 연구 내용은 ‘부정교합에서 윗 턱뼈에서 직접 미니플레이트를 식립해 상악골을 직접 전방으로 견인하는 새로운 치료법’과 ‘해당 치료법 시행 시 두개골에 미치는 응력을 유한요소법으로 해석하는 방법’에 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릉치대 교수진은 “이번 연구는 전문적인 공학지식과 고가의 프로그램이 요구되는 방법이라 일반적으로 전문 기술자에게 모델 제작과 분석을 용역으로 주게 된다”면서 “치료법에 대한 지식 등은 해당 연구자들이 제공해야만 모델 제작이 가능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본지는 이와 관련 서울치대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접촉을 시도했으나 끝내 연락이 닿지 않았다.

아울러 이번 표절 시비에 오른 논문은 총 6편으로 강릉치대는 표절 의혹에 대한 조사 결과를 아래와 같이 밝혔다.

▲2010년 C교수의 논문 A는 강릉치대가 2007년 발표한 논문 상의 모식도를 표절한 것으로 결론
▲2012년 발표된 논문 B는 강릉치대 이연희 선생의 2006년 박사학위 논문 준비를 위해 만들었던 유한요소모델을 절취한 것으로 결론(유한요소모델 제작을 위해 사용된 강릉치대 교정과 환자의 CT 데이터 사용)
▲2012년 발표된 논문 C에 사용된 환자사진과 방사선 사진은 강릉원주대 치과병원 환자의 진료자료를 무단 절취한 것으로 결론
▲2008년 발표된 논문 D는 차봉근 교수가 학술강연에서 발표한 슬라이드에 삽입된 모식도를 그대로 표절한 것으로 결론(PPT 파일 유출 의혹)
▲2011년 B교수의 박사학외 논문 E는 강릉치대 교정학교실 연구자료인 유한요소모델의 연구방법 목적 일부만을 수정해 절취한 것으로 결론
▲2012년 발표된 논문 F는 학술논문 E를 학술지에 게재한 것으로 동일한 절취로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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