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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재인
  • 승인 2013.07.01 11:0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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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재인, 건치 구강보건정책연구회 회원

 

우린 또 한페이지를 넘길 뿐이지만
누군가에겐 새로운 Chapter의 시작, **카드 Chapter 2

요즘 핫플레이스 삼청동에 도서관도 짓고 나름대로 마이너스와 돌려막기로 납부된 카드수수료로 좋은 일(사실, 모양나는 일)도 하시는 모 기업의 광고문구이다. 왜 이런 얘기를 하느냐고? 궁금해? 궁금하면 500원...씩 기부합시다.

2011년 9월 경 필자는 애를 하나 낳았다. 늦은 나이에 애를 낳다보니 몸도 힘들고, 머리는 성숙한데 닥치는 상황에 대처하는 나의 태도는 아직도 어른이 되지 못했다는 걸 깨달으며, 멘붕도 여러번 겪고... 그렇게 세상의 단맛쓴맛을 알아나가던 그때 남편보다도 더 반가운 존재는 바로, ‘나는 꼼수다’였다. 그렇게 좁은 방안에서 온갖 세상의 이치를 깨달을 무렵 바깥세상에서는 오모씨가 무상급식과 나꼼수 4인방의 마수에 급기야 사퇴하는 지경에 이르더니, 결국 그 빈자리를 헤집고 혜성과 같이 박원순 시장이 나타났다.

그것도 놀라운데, 더 놀라운 건 건치가 주구장창 얘기했던 아동·청소년 치과주치의제도가 선거과정에서 공약에 들어가더니, 당선 후 마침내 서울시의 정식사업이 된 것이다. 오!마!이!갓! 건치제안이 서울시의 주도아래 실현이 되는 것이예요. 이런 놀라운 일이...
 

눈만 떠도 신기한 신생아기를 거쳐, 저눔과 정녕 내가 의사소통이 가능한 날이 올까 싶은 백일을 지나, 언제 걷나 맘 졸이다 돌이 지나고, 이제는 온 집안을 헤집어 놓는 그녀에게 가끔 눈을 희번덕거리기도 하는, 나는 엄마가 되었다. 내가 그렇게 엄마라는 이름에 익숙해져갈 동안 박원순 시장은 시민단체에서 꿈꾸던 많은 일들을 참 많이도 현실화시켰다.

누군가에게는 아마도 그 시간이 꿈이 이루어지는 시간이었겠지만, 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당췌 왜 이런 일을 돈까지 써가며 해야 하는지 모르는 몰입할 수 없는 시간이었을 것이다. 필자에게도 그 시간들은 결코 간단하지 않았다. 꿈이 이루어졌다고 생각하는 순간, 선의가 사업이라는 외투를 입게 되면서 나타나는 경직성도 맛볼 수 있었고, 누군가에게 꿈이 누군가에게 실적이 되면 얼마나 피곤해지고 복잡해지는지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필자 원래 굉장히 날이 선 글을 쓸려고 했다. 제목도 뽑아 놨다. ‘아동·청소년 치과주치의제도, 이대로 좋은가’, ‘치과주치의, 우리가 알던 그 제도인가’ 등. 맹공을 퍼붓든, 칭찬하는 척 하면서 옆구리 돌려차기를 하든, 뭔가 날려줄 예정이었는데, 그런데 말이다, 그래서 뽑아둔 제목을 다시 읽고 보니, 고민이 된다. 한 페이지를 넘겼다고? 그래서 새로운 Chapter라고? 한 페이지, 새로운 Chapter. 한 페이지, 새로운 Chapter. 한 페이지, 새로운 Chapter...
 

새로운 Chapter라는 것은 이전의 Chapter가 끝났다는 걸 의미한다. 동시에 새로운 Chapter에는 분명히 이전과 다른 내용이 담겨야 한다. 이전과 다른 내용. 그것이 의미를 가지기 위해서는 그 자체로 생명력을 지녀야 한다. 즉, 그 사업을 하기 이전과 이후가 명확히 다르고, 이제 그 사업을 하지 않으면 불편한 사람들이 더 많은 그런 세상을 말한다. 그렇게 한 페이지, 한 페이지, 한 사업, 한 사업들이 모이면 새로운 Chapter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아동·청소년 치과주치의제, 새로운 Chapter가 되었는가? 이리저리 고민해보지만, 내가 내릴 수 있는 결론은 ‘그렇다’이다. 적어도 돈이 없어서 진료를 받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무상으로 진료를 제공하려 하고, 지역구가 그들의 구강건강을 배려하고 염려하게 하는 구조, 선의가 정책으로 실현되는 형식. 서울시의 아동·청소년 치과주치의제도는 바로 그것을 실현시키는 새로운 페이지가 된 것이다. 물론 그 페이지, 고쳐야 할 것 많다. 두 줄 쫙쫙 긋고 싶은 것도 많다. 그렇지만, 어찌됐든 그 페이지, 새로운 Chapter를 만들어낸 것만은 사실이다.
 

마지막으로 뜬금없지만, 한때 내가 애정해서 팔로우하던 서천석님의 신간 ‘아이와 함께 자라는 부모’의 한 구절로 마무리를 대신할까 한다.

“있는 그대로의 육아가 더 낫습니다. 나도, 아이도 있는 그대로를 솔직히 인정할 때, 자연스러운 나의 행동이 나옵니다. 다른 사람의 시선은 살피지 마세요. 잘해야만 한다는 강박도 벗으시고요. 그래야 자연스럽게 나의 마음속에 좋은 부모, 좋은 인간이 되려는 마음이 살아납니다. 잊지 마세요. 좋은 것은 결코 거창한 것은 아니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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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양호 2013-07-01 13:57:14
정말 심하게 닮았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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