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난 병원 수상한 비밀에 '시청자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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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난 병원 수상한 비밀에 '시청자 폭발'
  • 윤은미 기자
  • 승인 2013.08.07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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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유ㅇ등 바지원장 둔 '네트워크 병원' 영리추구 행태 고발…복지부 “인사권 침해 등 의료법 위반 소지 커”

 

발암물질 치과재료 사용으로 전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던 유○치과(이하 유○)가 이번엔 명의대여 원장을 이용한 네트워크 병원 경영 방식에 관한 문제로 전파를 탔다.

MBC PD수첩은 어제(7일) ‘소문난 병원의 수상한 비밀’이라는 제목으로 경영지원회사(MSO)의 지배 아래 매출을 최우선으로 운영되는 병원의 행태를 고발해 시청자들의 분노를 일으켰다.

이날 방송에서는 이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네트워크 병원으로 운동선수들이 잇달아 광고 모델로 나선 유명 척추병원과 전국 110여 지점을 소유한 유○치과를 소개했다.

특히 유○치과의 경우 앞선 2011년 8월 PD수첩 보도 이후 열린 국정감사 장면도 함께 전파를 타 110여 지점의 실제 소유주를 밝히는 공방전이 고스란히 방송에 나갔다.

PD수첩의 보도에 따르면, 병원의 영리추구를 막기 위한 1인1개소 법안 시행 이후 일부 네트워크병원이 지분 매각과 체제 개편 등을 단행한 결과, 2006년 60개 정도였던 네트워크 병원은 7년이 지난 2012년까지 법망을 피해 3500여개로 늘어났다.

법안을 대표 발의한 양승조 의원은 인터뷰에서 “1인이 여러 개의 의료기관을 소유하고 경영에 참여함으로써 여러 부작용이 나타나 국민 건강에도 해를 끼쳤다”면서 “더 나아가 이는 영리병원 허용으로도 발전할 수 있어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병원은 내 꺼! 직원은 난 몰라”…매출 압박도 여전

이어 방송에서는 유○치과에서 상담실장으로 일했던 스탭 오 씨가 출연해 자신이 MSO 소속 직원임을 밝히고, 원장이 아닌 회사에 휴가일정을 보고하지 않고 휴가를 다녀왔다가 직급 강등 및 지방 발령 조치를 받았다고 밝혔다.

황당하게도, 해당 지점 원장은 이를 전혀 몰랐다는 입장이다. 해당 원장은 PD수첩과의 인터뷰에서 “지점은 제 것이지만, 직원은 제가 뽑은 직원이 아니다”면서 “경영에 대해 잘 모르고 귀찮아서 (인사권을) 맡겼다”고 말했다.

그러나 PD수첩의 취재 결과, 오 씨가 MSO 소속이라는 점은 고용계약서에도 전혀 기재된 바 없으며, 고용주로 명시된 ‘원장란’은 아예 비어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오 씨는 인터뷰에서 “실질적인 권한은 실장에게 있다. 원장의 권한은 사실상 없다”며, 지점원장이 바지사장임을 재차 증언했다.

반면, 오 씨가 소속된 MSO를 책임지고 있는 정환석 대표는 “(오 씨의 발령은) 징계가 아니며 실장 같은 경우 파견근무를 시키기도 한다”면서 “(인사발령에 관한) 최종 결정은 원장이 한다”며 엇갈린 답변을 했다.

해당 지점원장이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벌어진 인사발령에 대해 묻자 정 대표는 담당 과장의 업무과실 탓으로 돌렸다.

이에 PD수첩은 지점 원장의 실질적인 권한이 어디까지인지를 증명하기 위해 현직 박경호(가명)지점 원장의 통장거래내역서를 공개했다. 그리고 원장이 본인명의의 통장을 두 개 만들어 MSO와 지점 실장에 넘기면, 비슷한 날짜에 비슷한 금액이 입금되는데 이는 성과급이 포함된 급여라고 전했다.

높은 월급 때문에 유○에서 명의원장으로 일하고 있다는 박 원장은 방송에서 “늘 매출에 대한 압박을 받게 되고 과잉진료로 이어진다”며 “그 피해가 환자들에게 갈 수밖에 없어 그게 가장 마음에 걸린다”고 호소했다.

“권한침해 위법 소지 크지만”…반쪽짜리 1인1개소법의 비애

한편, 이날 방송에서는 과잉진료가 우려되는 경영 구조의 유○와 비슷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모 척추병원의 수술 부작용 환자에 대한 소식도 다뤄졌다.

해당 척추병원에 대한 방송에서는 비급여 과잉진료로 인한 피해 환자와 심각한 수술 후유증을 앓고 있는 환자, 보험사기 사례 등이 전해져 충격을 더했다.

해당 척추병원에서는 PD 수첩의 취재 요청 공문에 보내온 답변에 따르면, 자신들은 각 지점의 진료비 및 진료를 독립 운영해 의료법을 정확히 준수하고 있으며, 성과급제도는 환자를 성심껏 보는 만큼 급여를 더 지급하는 게 당연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아울러 보험 사기 사건에 관해서도 보험에 가입한 환자의 정당한 권리일 뿐이라는 내용을 보내왔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원장과 실제 소유주가 별도인 병원에 대한 처벌 의지를 묻자 “각 지점 대표원장이 전속적인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인사권과 수익배분 등에 있어 의사나 MSO가 전속적인 권한을 침해했다면 위반 소지가 크다”면서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PD수첩은 “1인1개소 법 개정 이후 의료계의 변화를 기대했으나 세부조항 없이 한 줄로 기록된 법조항은 오히려 혼선과 악용의 소지를 남겼다”면서 “정부의 적극적인 관리와 감시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시청자들은 또 한 번 분노했다. 시청자 게시판을 비롯한 각종 SNS에는 방송이 전파를 타자마자 분노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시청자들은 “사이비 병원과 소속 의사들은 다시는 개원하지 못하게 막아야 한다”, “병원 가기가 겁난다”, “광고에 열 올리는 병원은 아무래도 신임이 안간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으며, 익명으로 보도된 병원의 이름이 궁금하다는 의견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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