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 11조 흑자, 중요한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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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보험 11조 흑자, 중요한건...
  • 김용진
  • 승인 2014.01.0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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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정책연구회장

 

건강보험이 대규모 흑자를 보았다. 국민들이 평균 2천만 원에 달하는 빚을 지고 있고, 국가부채도 늘어나는 상황에서 이것은 좋은 소식일까?

분명한 것은 경제상황의 악화에 따라 국민의 의료이용이 충분하게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건강보험재정을 운영할 때 흑자도 적자도 없도록 예상지출 진료비를 계산해서 건강보험료 인상액을 결정하는데, 예상보다 진료비지출을 덜 한 것이다. 예상이라는 것이 지난해의 의료이용을 평가해서 하게 되어 있는데..., 결과적으로 지난해보다 의료이용을 덜했다는 이야기이다.

물론 경제가 어려워져서 소득이 줄어들면 보험료수입도 줄어들게 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흑자가 났다는 것은 소득이 줄어든 것 이상으로 의료이용을 덜했다는 것.

물론 건강보험수가가 원가보다 낮다는 의사협회의 주장도 틀린 것은 아니다. 원가산출기법에 대해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그런 보고서가 있다. 그런데 국민의 의료이용이 줄어들면 수가는 그대로 있어도 원가대비해서 낮아지게 되어 있다. (인건비와 관리비등 병의원의 운영비는 거의 그대로인데, 의료이용이 줄어들면서 수입이 줄어드니, 원가대비 수가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 원가가 상대적으로 올라가니까.)

건강보험수가가 원가를 보전하는 방식은 두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수가 자체를 인상하는 것과 원가를 낮추는 것. 나는 수가를 일정정도 인상하는 것은 찬성한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해법이 될 수 없다. 원가를 낮추는 것도 동시에 되어야 한다.

원가를 낮추는데, 의사나 병원인력의 인건비를 낮추자고 하면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낼 수 없다. 방법은 병의원의 유지관리비를 낮추는 것과 국민의 의료이용율을 높이는 것이다. 병원의 유지관리비에서 큰 항목을 차지하는 것은 임대료, 인테리어, 시설장비인데, 이것만 낮추어도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다. 국민의 의료이용율을 높이는 것은, 기존에 이미 충분하게 이용하고 있는 사람을 더 오게 하는 것으로 가능하지도 않을 뿐 아니라, 바람직하지도 못하다.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의료이용이 필요해도 못하는 것은 상위 20%를 제외한 나머지 80%이다. 이들이 의료이용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본인부담을 낮추어야 하는데, 각종 비급여를 급여화도 해야 하고, 본인부담비율을 낮추던가 최소한의 정액으로 낮추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의료이용을 위해 노동자의 경우 직장을 비우는 병가나 반차에 대해서 증빙이 있다면 반드시 할 수 있도록 하는 노동조건의 개선, 자영업자가 의료이용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야간 및 휴일진료에 대한 의료기관 당번제나 수가의 책정 등의 정책도 필요하다.

궁극적으로는 전국민주치의등록제를 통해 의료이용에서의 불평등이 발생하지 않고 질병이 조기 발견치료와 예방관리가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필요한데도 의료이용을 못하는 국민들이 이용하고, 예방과 관리까지 의료이용을 하도록 하고, 주치의제를 통해 불필요한 의료이용을 억제하면서도 의료기관에는 안정적인 운영을 가능하게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단지 수가인상만 이야기해서는 곤란하며, 의사들의 수가인상요구를 이기적인 요구로 폄하하는 것도 곤란하다.

무엇보다 정부의 의료민영화 정책을 막지 못한다면 수가인상도, 국민의 부담 없는 의료이용과 건강의 불평등 해소도 불가능하다.
 

 

 김용진(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정책연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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