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 함유 가글제 오히려 ‘구취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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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 함유 가글제 오히려 ‘구취 악화’
  • 강민홍 기자
  • 승인 2014.02.03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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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연령대 흔한 구취! 정확한 검사 통해 원인 파악 및 치료 필요

 

오랜만에 설 명절이 되어 고향을 찾은 회사원 김중섭씨. 명절을 맞이해 만난 식구들과 도란도란 대화를 나주는 중에 아버지한테서 나는 냄새가 지독하게 느껴져 난처했던 경험이 있다. 또한 그는 아빠 입에서는 냄새가 난다며 아빠와의 뽀뽀를 피하는 딸이 야속했던 경험도 있다.

하지만 나만의 고민, 우리 부모님만의 고민이 아니라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구취로 고민을 하고 있다. 입 냄새는 본인이 잘 못 느끼는 경우가 많아 친구나 가족이 알려주거나, 대화 시 인상을 쓰거나 얼굴을 돌리는 행동으로 알게 되는데 입 냄새가 난다는 것을 알게 되면 자신감을 잃고 사회생활에서도 소극적으로 될 수 있다.

▲ 박희경 교수
서울대학교치과병원 구강내과 구취클리닉 박희경 교수에 따르면 아침에 느끼는 구취는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해 보게 되는 것으로 누구나 일시적으로 겪는 매우 흔한 문제이지만, 25-30% 정도는 지속적인 입 냄새로 고생하고 있다.

박 교수는 “입안에서 발생하는 여러 질환은 입속에 살고 있는 세균 때문이다. 입에서 나는 냄새를 줄이는 데 가장 선행돼야 할 해결책도 입안을 청결히 하는 습관”이라며 “혀에 백태가 쌓이는 경우와 입안이 잘 마르는 구강건조증도 구강 내 질환과 잇몸질환을 유발시켜 구취를 발생시킨다”고 설명했다.

또한 박 교수는 “사용하는 틀니, 입안에 오래 있던 보철물과 충전물 또한 미세한 틈이 생겨 세균이 서식해 입 냄새를 유발할 수 있다”면서 “오래 사용된 잘 맞지 않는 보철물은 진단을 통해 새로 치료하는 것이 좋고, 틀니는 매일 청결하게 관리하여 냄새의 원인이 되는 세균을 제거하는 것이 구취 해결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누워 있거나 일부만 나온 사랑니 주위는 칫솔질이 어렵고, 인접한 치아와의 공간에 음식물 찌꺼기가 끼기 쉬워 구취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사랑니의 상태를 점검해 뽑는 것이 입 냄새의 제거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 가족 입에서 냄새가 나는지 확인해 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가장 손쉬운 방법은 아침에 일어난 후 깨끗한 종이컵에 숨을 내쉬어 컵 안의 냄새를 직접 맡아보는 방법이다. 대부분 잠이 깬 직후 가장 냄새가 심하므로 바로 테스트하는 게 좋다.

두 번째는 손을 청결히 한 후 손등을 핥아 냄새를 맡아 보는 방법과 치실을 이용하여 치아 사이에 낀 이물질을 빼내어 냄새를 맡아보는 방법이 있다. 마지막으로 가족 간에 서로의 입 냄새 정도를 물어 체크하고 관리하는 방법도 있다.

이러한 자가 진단 이후에는 병원에서 구취의 원인 물질인 휘발성 황화합물을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방법으로 할리미터(Halimeter), 가스 크로마토그라피(Gas Chromatography) 검사기기를 이용한다.

또한 타액 분비율 검사, 혈액 검사, 간이정신진단검사와 구강검사 및 치과방사선사진 검사를 시행하여 구취의 원인을 진단하고 원인에 따른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원인에 따른 치료를 위해 올바른 칫솔질, 치실, 치간칫솔의 사용과 혓바닥을 뒤쪽까지 잘 닦아내는 습관, 치석을 없애 입 냄새를 줄여 주는 스케일링, 구강내의 염증 치료, 구강청결제의 사용, 인공타액 사용, 식단 개선 등을 통해 구강 건강과 구취 제거를 동시에 만족시켜야 한다.

특히 구강건조를 야기하는 전신질환 약물을 복용해 입안이 건조해지고 냄새가 나는 경우 물을 충분히 섭취하고 무설탕 껌을 씹어 침샘을 자극해주거나 인공타액을 수시로 사용하고, 타액 분비 촉진제를 복용할 필요가 있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구취를 방지할 목적으로 구강청결제를 남용하게 되면 구강청결제에 함유된 알코올로 인해 입안이 더욱 건조해 지기 때문에 오히려 구취를 악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효과적으로 구취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알코올을 함유하지 않은 전문 구취제거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칫솔질도 잘하고, 정기적으로 스케일링도 받았으며, 치과의사의 검진을 통해 입안에 구취의 원인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편도선, 축농증, 비염과 같은 코 쪽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비인후과를 찾는 것이 좋으며, 역류성식도염, 당뇨, 위장질환이나 신장 질환, 간질환과 같은 전신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고유의 냄새가 날 수 있으므로 구취는 현재 건강 상태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척도로 삼을 수 있다.

박희경 교수는 “구취가 가정과 사회생활에 큰 불편이 되어 병원을 찾는 환자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며 “많은 사람이 갖는 흔한 질병이지만 구강 내 질병은 전신건강을 위협하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치과를 방문해 구강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먹는 즐거움과 건강을 오래 누릴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그는 “반면 검사를 통한 구취 수치가 높지 않음에도 지속적으로 구취를 호소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지나친 걱정으로 생긴 일종의 구취 공포증으로 예민한 사람에게 많이 나타난다”며 “구취 정도를 정확히 보여주는 검사 결과들을 통해 이러한 불필요한 걱정을 덜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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