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서 여치로 산다는건 '참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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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서 여치로 산다는건 '참 힘들다'
  • 강민홍 기자
  • 승인 2014.03.13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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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남섭 후보, 여치와의 대화서 ‘눈높이 맞추기’…학술대회서 입시설명회 강좌·다양한 정보공유 창구 마련 등

 

“30~40대 여성치과의사들의 우선순위는 치과 경영 보다 얘들 건강과 교육이에요.”

대한민국에서 여성치과의사(이하 여치)로 살아간다는 것은? 이 숙제를 풀기 위해 최남섭 후보가 소통에 나섰다. 대한치과의사협회 최남섭 통합캠프 선거대책본부가 지난 12일 오후 8시 교대역 토즈에서 여치와의 대화의 자리를 마련한 것.

최남섭 협회장 후보와 박영섭·장영준·안민호 부회장 후보가 배석한 가운데 이민정 홍보이사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자리에는 은퇴를 앞둔 여치부터, 올해 갓 졸업해 직장을 찾고 있는 새내기 여치까지 11명이 참여해 여치로 살아가며 겪는 고충 등 이야기 보따리를 풀었다.

 
최남섭 후보는 “젊은 치의와 여치의 얘기를 들어봐야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꼬, 좋은 제안도 나올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면서 “오늘 이 자리가 치과의사의 미래를 위해 뜻깊고 유익한 자리가 될 수 있도록 좋은 얘기를 많이 해달라”고 말했다.

먼저, 공직 등 여치들이 진출할 수 있는 다양한 통로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는 목소리들이 나왔다.

1997년부터 영등포보건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미경 선생은 “치과의사 사회를 벗어나 보건소장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힘으로는 쉬운 일이 아니다”면서 “공보의 빼고 전국 보건소에 근무하는 치과의사는 50여 명밖에 안되는데, 공보의가 줄어들면서 보건지소도 줄어드는데, 그런 자리를 많이 만들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곽정민 원장은 “국시 파동이 있었던 해에 치과의사가 됐고, 예방치학 전공하고, 서울시교육청에서 공무원 생활도 6년 해봤고, 공동개원도 해봤다”면서 “지금은 SK캐미컬 부속치과에 취직해 봉급쟁이 생활을 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곽 원장은 “현재 복지부에 2명의 치과의사가 있는데, 그들마저 구강보건 행정을 하고 있지 않다. 전체 의료에서 치과의 파이가 너무 협소한데, 그 이유 중 하나는 공직에 진출하는 토대가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보건소 등에 치과의사 인력이 너무 없는데, 그런 부분을 획기적으로 늘리기 위한 노력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올해 졸업해 직장을 구하고 있다는 이보배 선생은 “졸업하고 좀 쉬었다 천천히 취직해야지 하고 생각했는데, 벌써 3월이 되니까 초조해진다”면서 “생각보다 취직 자리가 많이 없고 경쟁도 심해서 걱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 선생은 “요즘 젊은 치의 중 치과 차려서 돈 많이 벌어야지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은 거의 없다. 그리고 타 분야 진출에 대해 굉장히 오픈 마인드다”면서 “나만 해도 개원보다는 색다른 경험을 하고 있다. 그런데 자리도 거의 없고, 정보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또 한명의 새내기 여치인 박혜림 선생은 “어떻게 배울 수 있는지, 어느 곳에 들어가면 잘 배울 수 있을지 관심이 많다. 그런데 접할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다”면서 “물어볼 게 너무나 많은데, 아는 선배님께 일일이 전화해서 물어보기 어렵다. 멘토링제도가 있거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모임이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최남섭 후보는 “왜 취직에는 룰이 없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소득세를 내주는 데가 있고 본인보고 내라는 데도 있고 치과마다 처우기준이 다 다르다”면서 “협회에서 페이닥터나 관리의사의 처우 및 계약조건과 관련한 일정한 룰을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 왼쪽부터 이보배, 안현정, 이경선 선생.
1999년에 졸업해 올해로 개원 7년차를 맞은 안현정 원장은 “최근 임신한 여의사를 폭행하는 등 의료인 폭행 사건들이 연일 터지는데, 여자 혼자 개업하다 보니까 무서울 때가 많다”면서 “환자 중 과격한 남성은 신경치료가 좀 아프다싶으면 화를 내시는 분들도 많다. 의료인 폭력 관련 법률이 추진되다 안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장치가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또한 안 원장은 “직원 구하기는 여치가 더 어렵다. 남자원장은 오히려 여자 스텝 뽑기가 쉬운 편이다”면서 “직원 면접볼 때 오히려 우리가 깐깐한 사람인지 등 면접을 당한다. 난 면접 볼 때 실장이라고 거짓말 하고 면접을 볼 정도”라고 말했다.

올해로 개원 15년차인 이경선 원장은 “30~40대 여치들에게 우선순위가 뭐냐고 물으면 애들 건강과 교육이다. 병원 경영 등은 뒤로 밀리 수밖에 없다”면서 “얘들 교육과 관련해 여러 얘기가 많은데, 병원에 혼자 있기 때문에 친구들과 전화를 하지 않는한 정보를 얻기 힘들다”고 토론했다.

또한 이 원장은 “여러 정책도 중요한데, 1년에 한번 정도는 유명한 스타강사를 초빙해 학부모 설명회 같은 걸 해줬으면 좋겠다”면서 “SIDEX에서 해줘도 좋고, 하루 날을 잡아 저녁시간 때 입시교육에 맞는 교육법 등의 강의를 하면 여치들은 굉장히 관심이 많기 때문에 많이 올 거라고 생각한다”고 제안했다.

개원 20년차가 넘은 중년 여치인 최미행 원장은 “나는 은퇴를 생각하고 있는데, 어떤 식으로 은퇴할 것인지를 고민한다”면서 “치협에서 은퇴 앞둔 사람과 새내기를 연계해주고, 병원인수 프로토콜을 제시해 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 최미행, 박선주 원장
또한 최 원장은 “좋은 자리는 선배들이 다 차지하고 있고, 새내기들은 개원조차 하기 힘들다. 은퇴문화가 정착이 되면 새내기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특히, 여자는 계약 같은 거 잘 모른다. 또 새내기들이 오면 내가 무식한 게 드러날까봐 겁도 난다. 개인에 맡기지 말고 구체적인 룰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최남섭 후보는 “선배들 중에는 마음속으로는 폐원하고 싶은데, 처리를 못하니까 어쩔 수 없이 매일 나와서 앉아서 가는 분들이 굉장히 많다”면서 “현재 페이드아웃 시스템을 경영정책위원회에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이날 참여한 여치들은 ▲구 모임 뿐 아니라 소통을 위한 다양한 창구 마련 ▲세무 관련 정확한 가이드라인 제시 ▲보조인력 수급난 해소 등 다양한 바램을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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