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의 ‘무너진 입속’ 도와주세요”
상태바
“스리랑카의 ‘무너진 입속’ 도와주세요”
  • 윤은미 기자
  • 승인 2014.06.11 18: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작년 연구 지원에 이어 올 8월 진료 봉사 떠나는 김진 교수…"장비 지원‧재능 기부 등 치과계 온정 절실" 호소

 

인구 2천만 국가에 치과대학은 단 한 곳밖에 없는 치과진료의 사각지대.
마약의 일종인 ‘베텔’ 열매를 껌처럼 씹다 입안이 다 삭아버린 그들이 있는 곳으로…….

무너진 입속 건강으로 고통 받는 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전하기 위해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구강종양연구소 김진 소장이 오는 8월 스리랑카로 떠난다.

“우리나라가 도움을 받던 나라에서 주는 나라가 됐듯, 그 곳이 어려움에서 벗어나 또 하나의 도움을 주는 나라가 됐으면 한다”는 김진 교수. 스리랑카 치과진료 봉사에 첫 발을 떼는 그는 무엇보다 치과인들의 관심과 도움이 절실한 시작단계라고 피력한다.

지난해 4월 스리랑카의 유일한 치과대학이 있는 Peradeniya University에 구강암연구센터를 개소하면서 기업체의 후원을 이끌어냈던 김진 교수가 이번엔 현지 진료 지원에 앞장 선 것.

▲ 김진 교수
이번 『스마일 스리랑카 2014 힐링캠프』에는 김진 교수와 신순희 원장(종로인치과)이 참여키로 했으며, 경기도치과위생사회(회장 이선미)에서 치과위생사 6명을, 동남보건대학이 구강보건용품을 지원할 방침이다. 스리랑카 현지에서도 치과의사 5명과 통역 담당 1명이 합류할 예정이다.

▲ 『스마일 스리랑카 2014 힐링캠프』 로고
김진 교수는 “구강보건의 사각지대이다 보니 치료가 필요한 인원이 많을 것으로 예상돼 짧은 일정에도 하루 5백 명씩 이틀간 1천명의 목표 진료인원을 잡았다”면서 “올해 첫 진료봉사의 경과와 효율성에 따라 되도록 내년에도 진료 지원을 이어갈 방침이다”라고 밝혔다.

참고로 스리랑카는 2천만 명의 전체 인구에도 불구하고 아직 치과대학이 단 한 곳밖에 없어 내국민들의 구강건강 상태가 매우 열악한 상황.

특히 현지인들은 열대나무의 일종인 빈랑나무 열매 ‘베텔’을 담뱃잎과 함께 싸서 껌처럼 즐겨 씹는데, 이 ‘베텔’이 구강암을 유발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이에 대한 예방 교육이 절실한 실정이다.

▲ 베텔 열매와 담뱃잎, 그리고 레몬가루를 함께 싸서 씹는 현지인들의 모습.
이에 김 교수는 많은 진료인원을 감안해 함께 떠날 치과의사를 모집 중에 있으며, 진료에 필요한 장비와 재료 지원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

김 교수는 “이번 진료봉사에서는 스케일링을 비롯한 예방치료와 단순발치, 임시충전 등의 진료를 진행할 계획이다”면서 “치과에서 쓰지 않는 스케일링 장비나 충전재 등의 기부가 현지에서는 무척 유용하게 쓰인다”고 호소했다.

구강종양연구소가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연구비를 수주 받아 스리랑카에는 구강암 치료법을 지원하고 국내에서는 관련 임상증례 연구에 몰두해왔지만, 연구비를 단순 진료봉사에는 사용할 수 없는 실정.

김진 교수는 “CT도 없이 구강암 수술을 할 정도로 열악한 스리랑카에 필수 장비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해 무작정 업체를 찾아다녔던 것처럼 이번에도 발품을 팔아볼 생각이다”면서 “연구소가 중심이 돼 바텍과 BMS,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대한한공 등 기업의 후원 참여를 이끌었듯이 올해도 치과계의 재능과 관심을 모아 전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재능과 장비 지원 외에 후원금 모금이 함께 진행되는데, 후원자에 대해서는 기부금 영수증도 발급된다.

한편 진료일정은 8월 10일과 11일 양일간 진행되며, 이에 앞선 8일과 9일에는 Peradeniya University가 구강암에 대한 컨퍼런스를 개최할 예정이라 참가자는 행사 참여 여부에 따라 항공권 일정을 선택할 수 있다.

참가비는 항공권에 대한 실비로 책정되며, 식비와 숙박은 구강종양연구소와 경기도치과위생사회가 지원한다.

참가 및 후원 문의는 연구실 전화(02-2228-3031)로 하면 된다.

▲ 구강암 환자의 입 속 사진. 베텔을 씹은 환자들은 입 안이 점차 섬유화 되면서 입을 벌리기조차 어려운 지경에 이른다.
▲ 구강암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인 김진 교수. 해마다 스리랑카 현지 치과대학생을 초청해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연구 결과를 공유하는 등 인력 개발에도 노력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