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건강? 저소득층 아동 ‘희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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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강건강? 저소득층 아동 ‘희망이 없다’
  • 강민홍 기자
  • 승인 2014.09.04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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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구강건강! 이제 다시 수불사업이다』 릴레이 인터뷰③ ‘건강과 나눔’ 장정화 상임이사

 

본지는 건강형평성 확보를 위한 불소시민연대(공동대표 이흥수, 황윤숙, 박성표, 강주수 이하 연대)에 참여하고 있는 제반 단체 대표들을 통해 구강병 예방을 위한 공중구강보건사업의 필요성을 얼마나 느끼고 있으며, 왜 수불사업 시행에 뜻을 함께 하게 됐는지 등을 듣는 릴레이 인터뷰를 연재 중이다.

세 번째 인터뷰이로 인천 자소득층 아동들의 건강지킴이 역할을 하고 있는 ‘건강과 나눔’ 장정화 상임이사를 만났다.

 

건강을 나눈다는 의미로 들리는데, 간단히 단체를 소개해 달라.

건강과나눔은 보편적 건강권을 꿈꾸며 활동하는 인천지역의 보건의료 단체이다. 2001년 20여 명의 보건의료인들이 모여 의료취약계층을 위한 봉사 활동을 시작한 게 모태다. 지금은 1000명의 나눔회원들과 함께 저소득 의료지원 뿐만이 아니라 보편적 건강권을 지향하며, 단체명칭을 2012년 참의료실천단에서 건강과나눔으로 변경했다.

회원은 건강회원과 나눔회원, 보건의료대학생 희망의 날개, 중고등학생 나눔회원 등이 있는데, 건강회원은 월 10,000원의 회비와 나눔활동, 나눔회원은 월 1,000원 이상의 회비와 나눔활동을 하고 있고, 희망의 날개는 인천지역의 간호학과 학생들이 모여 있는 동아리다.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들을 하고 있나?

저소득 아동을 위한 ‘틔움과키움’ 사업을 하는데, 사회복지시설과 치과·의원을 네트워크로 연결해 일상적인 진료를 하고 있고, 매년 어린이 건강축제인 ‘애들아 안녕’을 개최하고 있다.

또한 이주노동자 진료소를 운영, 매년 10월 건강검진을 하고, 매주 일요일에는 진료소에서 치과진료 등을 하고 있다.

이 밖에도 의료소외지역을 위한 보건의료대학생들이 중심이 되는 농촌의료활동, 보편적 건강권을 위한 정책 사업 및 공공의료강화를 위한 지역활동도 하고 있다.

 
장정화 이사는 건강과 나눔과 어떻게 연을 맺게 됐나?

창립 인원이다. 직종위원회라는 간호사, 의료기사들이 모여 만든 동아리 활동으로 시작해 자원봉사 활동을 하는 참으료실천단을 만들었는데, 초창기부터 활동을 함께 했다..

현재는 진료사업도 같이 하고 있지만 주로는 정책 사업에 매진하고 있다. 13년간 진료사업을 하면서 정말 필요한 보건의료정책이 무엇인지 알게 됐고, 그것들을 정책으로 실현될 수 있도록 하는 일을 맡고 있다. 예를 들면 저소득 아이들을 위한 정신보건 예산, 구강보건확대사업, 공공의료 강화를 위해 지역 사회에 의제를 만들고, 인천시에 정책을 제안하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저소득층 아동으로 산다는 것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저소득 아동으로 산다는 것은 꿈이 없다는 것이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꿈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이다. 초등학생 4~5학년이 되면 아이들 스스로 안다. 가난이 불편할 순 있어도 부끄러운 것은 아닌데…. 가난이 부끄러운 것이 되어 버린 세상이다. 우리가 진행한 행동안전검사에 의하면 저소득 아동의 80%가 자아존중감, 자아신뢰감이 낮다.

정부의 빈곤대책은 근본적인 대책이라 말할 수 없다. 빈곤은 복지부의 정책 하나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고용의 문제, 주거, 환경, 건강, 교육 등이 함께 맞물려야 하는데, 현재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하다.

작은 예로 현재의 최저임금으로는 혼자 살아가기도 빠듯하다. 그런데 가족을 이루며 산다고 생각해 봐라. 먹는 것만 간신히 해결 된다. 저소득 아이들은 대부분 이런 환경 속에서 살아간다. 그런데 저소득 아이들에게 무료로 방과 후를 할 수 있게 해주고, 집집마다 컴퓨터를 지원해준다고 빈곤의 대책이 세워지는 것은 아니다.

저소득층 아동들의 구강건강은 어떠한가? 관리나 예방의 잘 되고 있다고 보는가?

보통 예방하면 치아홈메우기와 잇솔질 등을 생각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저소득층의 경우 치아홈메우기가 보험이 적용돼 치아홈메우기를 하는 경우가 늘어났다. 하지만 여전히 어금니 전체를 하기는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또한 조부모와 함께 거주하는 아동의 경우 치아홈메우기라는 것 차체를 모른다. 아울러 늦은 시간까지 일을 하는 보호자들은 아이를 데리고 치과를 방문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잇솔질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깨끗한 환경에서 보호자가 늘 있는 경우의 아이들은 잇솔질 하는 습관이 비교적 잘 되어 있다. 그러나 저녁시간까지 혼자 있는 아이들의 경우, 조손가정의 아이들의 경우 잇솔질 관리가 제대로 안되는 것이 현실이다.

잇솔질 뿐만이 아니다. 보통의 위생환경도 문제가 된다. 곰팡이가 가득한 반 지하의 집에 머물고 있는 아이들은 머릿이를 달고 산다. 보이는 머릿이도 감당을 못하는 아이들에게 치아관리라는 표현 자체가 사치일 수 있다.

저소득층 아동 구강건강 관련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은 있나?

최근 아동 구강관리 예산이 축소됐다, 치아홈메우기가 보험적용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줄어든 것이다. 학교에서 시행했던 불소양치 사업도 거의 없어졌다,

현재 각 구 보건소에서 초등학교로 불소도포를 나가는 경우도 있고, 보건소에 방문하면 불소액을 받아갈 수도 있다. 그러나 얼마나 소모적인 사업인지 모르겠다. 낮시간에만 이용할 수 있는 보건소에 얼마나 많은 보호자들이 보건소를 방문해 불소가글액을 받아올 수 있을까?

우리나라 보건소는 좋은 사업을 많이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용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특히 저소득층의 경우 더욱 그렇다. 삶의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나 주로 낮 시간에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구강정책이든 혹은 다른 보건의료 정책이든 개인의 선택으로 혜택을 볼 수 있고, 없고가 결정 되어서는 안된다. 개인이 불소가글액을 받으러 버스를 타고 낮시간에 보건소를 방문하는 것보다, 수돗물불소농도조정(이하 수불) 사업이 진행되면 개인의 번거로움 없이 해결 될 수 있는 일이다.

소득의 격차와 상관없이, 개인의 번거로움 없이 가장 기본적인 구강 예방이 될 수 있는 방법이 수불사업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잘 모른다. 수불사업에 대해서도 모르고, 수불사업처럼 공중보건 사업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 같다.

그럴 수도 있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재 정책들은 보편적 복지, 보편적 건강권에 대한 인지가 부족하다. 모든 정책에 시혜적 관점이 강하고, 공중보건하면 70년대 전염병을 잡는 동네 소독정도로만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정부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홍보해 적극적인 예방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바로 공중보건사업이라는 인식을 확산시켰으면 한다. 그리고 그 시작이 수불사업이 아닐까 생각한다.

 
수불사업을 어떻게 접하게 됐나? 그리고 불소시민연대에 참가하게 된 배경은?

수불사업을 처음 접한 것은 99년이다, 벌써 15년이 됐다. 인천에 있는 많은 단체들이 참여했고, 잘은 몰랐지만 필요한 사업이라 생각해 참여하게 됐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반대하는 분들이 계시니 더욱 관심이 가져졌다.

또한 하는 일이 저소득 의료지원이다 보니 더 관심이 생겼고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욱 욕심이 생겼다. 수불사업처럼 시혜적 관점이 아닌 ‘보편적 관점’에서의 보건의료 정책사업이 펼쳐져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구강관리가 수불사업만 가지고 되는 것은 아니다. 식생활과, 위생습관이 함께 돼야 한다. 좋은 위생습관을 갖기 위해 교육의 효과도 있지만, 정말 개인의 노력이 중요하다. 여전히 우리의 건강정책은 개인이 책임지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수불사업은 그 관점을 벗어난 사업이다. 국가가 할 수 있고, 지차체가 함께 국민의 건강을 책임진다는 상징적인 의미일 수 있다고 본다.

불소시민연대의 참가는 단순히 구강건강의 관점을 넘어, 수불사업이 가지고 있는 상징적 의미를 함께 알리고 싶어서 이다.

수불사업 확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수불사업은 중요한 공중보건사업 중 하나다. 당연히 확대돼야 한다. 반대하시는 분들은 선택권을 이야기 한다. 하지만 경제적 능력으로, 시간적 여유로 선택을 할 수 있고, 누릴 수 있는 것은 국가적 정책이 아니다.

16세기 독성학자 파라셀수스는 ‘모든물질은 독이다. 독이 없는 것은 없다. 올바른 양이 독과 약을 결정한다’고 했다. 불소가 독이냐 아니냐는 양과, 관리의 문제다. 세상에 모든 음식은 독이 될 수 있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지나치면 몸에는 독이 된다.

익숙하지 않을 수 있지만 공중보건사업의 틀에서 수불사업을 바라봐 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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