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치과의사협회(이하 치협) 입법로비 의혹을 조사 중인 검찰의 중복된 압수수색 및 잇따른 소환조사에도 아직까지 뾰족한 혐의가 입증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 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현철)는 지난 15일 김세영 전 협회장의 병원과 이성재 고문변호사의 자택 및 사무실, 김영만 부회장의 자택 및 병원 등 5곳을 상대로 3차 압수수색을 벌였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 대로 김세영 전 협회장을 다시 소환 조사한다는 방침이라, 관계자들의 잇단 소환이 예상되고 있다.
참고로 검찰은 지난 10월 31일 치과의사회관과 전현직 협회장 및 임원 자택에 대한 첫 압수수색을 단행한데 이어 11월 13일 치과의사회관을 재차 압수수색한 바 있다. 당시 치협에 상주 중이던 현직 임원은 “1층과 3층을 모조리 수사했지만, 딱히 나온 것이 없었는지 다시 찾아왔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또 다른 치협 관계자는 “그만큼 털었는데도 나오는 게 없어서 수사가 길어지고, 압수수색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소환조사 역시 10월 31일 당일 재무팀과 정책국 등 치협 사무국 직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데 이어 11월 5일 치의신보 관계자, 6일 김세영 전 협회장, 7일과 11일 또다시 사무국 관계자가 검찰에 출석했다. 또 13일에는 김철신 전 정책이사, 14일 최치원 공보이사, 18일 조무현 감사, 19일 김종환 감사, 25일 최남섭 협회장, 28일 이강운 법제이사 등이 잇달아 소환됐다.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는 동안 치협은 압수수색 진행결과에 대한 공식적인 언급을 자제해왔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현 집행부의 미온적 대응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또 다른 치협 현 관계자는 실추된 치과계 이미지에 대한 우려를 전했다. 그는 “당시 1인1개소법은 국민들과 치과계가 함께 만들어낸 의미가 깊은 법안이었고 치과인이라면 모두가 환영했다”면서 “현 집행부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1인1개소 법안의 정당성을 잃어가는 것은 그 책임이 매우 클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현 집행부는 치협이 (당시)정말 ‘나쁜 로비’를 했는지 한번 생각해보고 대응했으면 좋겠다”면서 “한명이 다 짊어지고 가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있으나, 그 고개숙임이 명예롭지 못하다면 그것은 결국 다시 치협과 치과계의 불명예로 돌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법안과 치협의 정당성에 대해 보다 강력하게 주장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쉬운 면이 있다”면서 “결국 김세영 전 협회장만 고립돼 당사자는 매우 외롭고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현재 검찰은 치협이 이성재 변호사에게 지급한 불법네트워크 치과 소송 관련 수임료 9억 원 중 5억5천만 원의 유입 경로가 불분명하다고 판단하고, 사용처 분석에 주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치협 현 관계자는 “치협은 올바르게 회계처리를 했고, 세금계산서 등 그 증빙 서류도 갖추고 있다”고 해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