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도박판 사회로 가려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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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도박판 사회로 가려하나?
  • 박한종 논설위원
  • 승인 2005.06.27 0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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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가 되어버린 한 평의 땅

이른바 강남 땅부자, 졸부라는 비아냥 속에 감춰진 선망이 이제는 다시 나오지 않으리라 생각했었다. 십 수년전 독재정권이 몰락하고 문민이니, 국민이니, 참여니 하는 새로운 정권이 개발이란 기치가 아니라 민주주의를 표방하며 교체되면서 더욱 그러했다.

이제 노동 자체에 회한이 들 만큼, 그런 왜곡된 경제 질서를 조장할 그런 허술한 사회는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개발시대에, 민중의 고통 속에서 그 성장의 열매가 집중되고, 그 과정에서 부동산 투기 역시 부의 분배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그 구조를 왜곡하였을 때, 우리는 정권을 한탄했었다.

그런데 이제 현실은 그것이 다시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한 달에 수억씩 올라가는 집값, 땅값에 웃는 사람들이 있으나 다른 한쪽에서는 철거민의 삶을 건 처절한 투쟁이 있고, 수많은 보통사람들의 허탈함이 허무한 분노를 만들고 있다.

도대체 이런 현상을 단지 경제적 이유만으로 찾을 수 있는 것인가? 물론 경제의 논리만으로도 설명은 가능할 수 있을 것이다. 투자처를 못찾는 400조의 뭉치돈이 여기저기 헤메이다 몰리는 곳이 부동산이란 것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런 경제적 논리만으로 대책을 세울 수 있을까? 이미 버블이라 할 만한 부동산 가격이라면, 그 거품의 붕괴 역시 그 최대의 피해자가 민중의 몫이 될 것이다. 반복된 역사는 희극이라지만 조만간 민중의 걱정은 부동산의 가격 상승뿐만 아니라 그 붕괴까지도 걱정해야할 판이다.

아마도 세계화된 신자유주의를 "카지노 자본주의"라 혹평한 제솝의 발언은 우리의 현실에도 원용될 수 있지 않나 한다. 모든 것을 시장에 맡겨 버리는 신자유주의 논리는 그 자체가 시장의 논리가 아니다.

그것은 시회적 연대를 파괴하고, 인간의 환경과 지식 모두를 상품화하고, 더 나아가 생산을 통한 것이 아니라 투자(투기)만으로도 이익이 생기는 그런 시장(그것이 인권을 보장하는 공공의 영역이라 하더라도)을 만들어 내고, 그것을 통해 이익을 챙기는 자본만 살찌우는 정치의 논리인 것이다.

그러기에 부동산 광풍은 단지 시장의 논리로만 볼 것이 아니라 그런 시각만을 강요하는 정치의 논리와 함께 볼 때 그 해법이 가능할 것이다.

신자유주의적 경제 정책에 대한 확신으로 교육과 의료마저도 시장화하려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 역시 그 기대를 크게 걸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으로 고통을 감수하였던 현 집권층의 그에 대한 의지 역시 "이제 시장이 권력"이란 대통령의 발언을 통해 보듯 이미 시장 속에 녹아 없어져 버린 것이다. 386정치, 그 회한의 자리에 이제 무엇이 생길 것인가?

박한종(서울 박한종치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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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판 2005-06-30 10:39:51
잘 읽어보았습니다..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에 공감합니다...
386 회한의 정치..이후는 일단 대안이 없어 보입니다...소위 일부 386들이
정치논리를 비합리적으로 운용해 온 것이 사실인듯 보입니다...그렇다면 이후는?
큰 정치에서 실패하였다면 작은 정치로 살아나야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거대담론 어쩌구 미시사 어쩌구 하는게 아닙니다...큰 정치적 담론하에 생활 속의 작은 정치를 실현내 나가야 하지 않을까요? 문제는 어떤 정체성으로 작은 정치에 임하냐 하는 것인데요..제가 볼때는 공공성, 공익성(특히 사회적 약자에 대한...)을
정치적 이념으로 삼아야 할것으로 보입니다...이제 386의 정치적 이념은 80대에도
그랬듯이 합리성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연대성, 사회의 공공성을 지향해야 할것입니다..그렇다면 작은 정치는 어떻게 접근할까요? 공공성이라는 큰 담론 또는 이념 아래서 자기가 속한 분야의 비민주성과 전문가의 배타적 독점을 깨부시는 것 입니다..우리 치과계도 많이 선진화되고 민주화된것 처럼 보이지만..눈을감고 잠시 생각해 봅시다...전문가 정보독점으로 환자들을 치료과정에서 의도적으로 배제 시키고 전문가의 독점의식(독재의식)을 환자에게 국민에게 강요하고 있는것은 아닌지..우리 치과계가 암묵적으로 합으하고 관행으로 처리해왔던 수 많은 진료의 내용들이 사회적 약자와 공공성, 공익성을 지향하는지 곰곰하게 생각해 봅시다..관행이라는 이름하에 스스로를 합리화시키려는 치과의사집단의 하비투스가 변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저치를 특히 생활속의 작은 정치를 절대 말할 수 없습니다...물론 큰 정치논리의 합리성도 부재할 수 밖에 없겠지요...이제는 치과의사 집단도 솔직해 질때가 되었습니다..사회적 약자와의 연대...그리고 공익성...임상에서 환자와의 정보공유...그들을 구강질환 치료과정에 주체자로서 참여시키는 것등...우리의 작은 그러나 대단히 정치적인 전문가적 윤리성과 합리성, 공익성이 없이는 올바른 정치논리의 탄생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입니다...이런 얘길 하고 싶습니다...아무리 자본의 논리가 우리생활 깊숙히 파고들어 우리의 인성을 파괴시킬지라도.......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 항상 공익과 상충되지 않고 공공의 이익에 기여되는 사회...이런사회 말입니다...유토피적 사고이겠지만..정치논리의 발전은 이런 작은 구걸의 정치 이념으로부터 그리고 이의 실천으로 부터 시작될 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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