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1년 추모제, “끝까지 함께 싸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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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1년 추모제, “끝까지 함께 싸울 것”
  • 안은선 기자
  • 승인 2015.04.17 14:33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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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청광장 6만5천여 명 운집 “진상규명‧세월호 인양” 한 목소리…세월호 기록 영상 상영‧이승환 등 추모공연도

 

▲ 서울시청 광장에서 한 시민이 '이 나라는 당신을 구조하지 않습니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잊어야 한다고 너무 쉽게 말하지 마라. 이제 사월은 내게 옛날의 사월이 아니다. 이제 바다는 내게 지난날의 바다가 아니다. 눈물을 털고 일어서자고 쉽게 말하지 마라. 하늘도 알고 바다도 아는 슬픔이었다. 남쪽 바다에서 지켜본 바닷바람이 세상의 모든 숲과 나무와 강물에게 알려준 슬픔이었다. 화인처럼 찍혀 평생 남아있을 아픔이었다. 죽어서도 가지고 갈 이별이었다” -도종환 ‘화인’

지난 16일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고 기억하기 위해 6만 5천여명(주최측 추산, 경찰측 추산 1만여 명)은 오후 6시부터 서울시청 광장으로 모여들었다.

노란 리본을 가슴에 단 추모객들의 손에는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꽃이 한송이씩 들려있었다.

발언에 나선 단원고 2학년 7반 찬호 아빠 전명선씨가 무대에 올라,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가 가슴터지게 절규하며 외쳤던 것은 두가지다. 진상규명을 제대로 해서 안전사회를 만드는 것과 세월호를 인양해 실종자를 찾는 것이었다”며 “오늘 우리는 팽목항에서 일방적으로 담화문을 발표하고 떠난 박근혜 대통령에게서 그가 아무것도 답해줄 수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분노했다.

또한 “우리는 295명의 희생자와 9명의 실종자들 앞에, 그분들이 남긴 사명과 숙제인 안전사회 건설,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일을 위해 행동할 것을 약속한다”며 “사람의 생명을 돈으로 치부하는 이 정부를 두고볼 수 없다. 청와대가 답을 할 때까지 여러분도 저희와 함께 행동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세월호 참사 이후 1년간의 기록 영상이 상영됐다. 세월호 침몰을 전하는 뉴스부터 승객 전원을 구했다는 오보, 참사 목격자의 증언, 생존자의 증언, 죽은 아들과의 대화를 더듬으며 오열하는 어머니, 이후 진상규명을 요청하는 유가족의 목소리를 묵살하는 정권, 끝까지 책임자를 처벌하겠다며 참사의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고 말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최근의 삭발 투쟁까지.

화면이 바뀔 때마다 유가족들은 오열했고, 추모제에 참여한 시민들도 함께 눈물을 흘렸다. 세월호 참사 추모곡으로 꾸며진 무대가 이어졌다.

▲ 기록 영상을 보며 오열하는 유가족들

▲ 실종자 9명의 가족을 대표해 '다윤 아빠' 허흥환씨가 발언하고 있다

실종자 가족을 대표해 발언에 나선 단원고 2학년 2반 허다윤 학생 아버지 허흥환씨는 “저는 오늘 광화문에서 희생자 304명의 눈물과, 국민의 눈물을 똑똑히 봤다. 저의 가슴을 참을 수 없을 만큼 찢어졌다. 1년이 다 되도록 정부는 아무런 말이 없다”며 “저 아래 어두컴컴한 곳에는 9명의 실종자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많은 국민들 앞에서 당당히 말하겠다. 앞장서겠다고. (정부는) 똑바로된 ‘시행령’ 가져와라. 똑바른 인양을 하고 국민 앞에 정식으로 밝혀라”라며 “그 배가 땅위로 올라올 때 까지 국가는 책임을 다해야 한다. 국민여러분 저희 가족들과 끝까지 함께 해달라”고 호소했다.

▲ 최윤민 학생의 언니 최윤아 양이 "살려달라는 우리의 손을 외면치 말아달라"며 호소하고 있다.

이어 무대에 오른 단원고2학년 3반 최윤민 학생의 언니 최윤아 양은 “사고 이후 많은 사람들에게 미안하단 말을 많이 들었다. 그런데, 정말 미안하단 말을 듣고 싶은 사람에게는 듣지 못했다. 정말 잘못한 사람은 왜 사과를 안하는 걸까요?”라며 “살려주세요. 제발 이 나라에서 숨 쉴 수 있게 도와주세요. 저희가 내민 손 외면하지 말아주세요”라며 호소해 광장을 숙연하게 했다.

아울러 “1년전 오늘 저희는 동생들이 죽어가는 걸 생방송으로 지켜봐야만 했다. 제발 저희가 죽어가는 것만은 지켜보지 말아 달라”며 “실종된 사람들, 희생된 사람들, 제 동생들이 편히 눈감을 수 있도록 최소한 예를 지켜달라. 저희와 함께 해 달라”며 세월호 인양과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이어 세월호에 남아있는 실종자들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고 싶은 간절한 마음을 담아 최윤아 양을 비롯한 유가족들과 대책위 몇 명이 모형 세월호를 인양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와이어에 걸린 모형 세월호가 무대 위로 떠올랐을 때 시민들은 함께 환호했다.

▲(오른쪽부터) 세월호참사국민대책회의 박래군 공동운영위원장, 엄마의노란손수건 정세경 공동대표, 세월호가족협의회 유경근 집행위원장
▲ 서울시청 광장을 가득 채운 시민들

행사의 끝으로 세월호참사국민대책회의 박래군 공동운영위원장, 엄마의노란손수건 정세경 공동대표, 세월호가족협의회 유경근 집행위원장이 무대에 올라 발언했다.

먼저 박래군 공동운영위원장은 “단식 10일째다. 그러나 오늘로서 단식을 풀기로 했다. 왜냐하면 지금은 단식할 때가 아니라 싸워야 할 때이기 때문”이라며 “쓰레기 같은 세월호 특별법 만들어 놓고, 대통령은 저만 살겠다고 울부짖는 국민을 버리고 해외로 도망나갔다. 다시는 이 땅에 발딛지 못하도록 해야한다”고 절규했다.

이어 “피해자가 울고 싶을 때 울 수 없게 만들고, 유가족의 슬퍼할 권리조차 박탈한 대통령은 대통령이 아니다”라며 “진실규명 될 때까지, 세월호가 온전히 인양될 때까지, 이 나라를 안전하게 만들 때까지 끝까지 함께 싸워 달라”고 호소했고, 시민들은 함성으로 화답했다.

정세경 공동대표도 “참으로 안녕하지 못한 나라에 살고 있는, 대통령 없는 나라의 국민 여러분. 2015년 4월 16일 오늘 이 자리에서 무엇이 달라졌고, 바뀌었는가?”라며 “세월호 참사 1주년인 오늘 우리는 희생자들의 영정앞에 제대로된 추모의 꽃 한송이를 올려놓을 수 없었다. 이제 시작이다. 여기에 모인 용기있는 시민들과 함께 세월호 이후의 삶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끝까지 행동할 것”이라고 결의를 다졌다.

유경근 집행위원장은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함께 해주셔서. 그 약속 지켜주셔서 감사하다”며 “저희 가족들끼리만 버텨왔다면 산산조각나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 많은 국민이 손 맞잡고 한 방향으로 함께 걸어가 주셨기에 지치지 않았다. 앞으로도 영원히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함께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한편, 추모제 후 광장에 모인 시민들과 유가족들은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광화문 분향소로 향했다.

▲ 세월호의 온전한 인양 염원을 담은 퍼포먼스. 세월호가 무대위로 올려졌다.
▲ 노래패 '우리나라'의 공연 '다시 광화문에서'를 열창하고 있다.

▲ '아직 세월호에 사람이 있다'

▲ 진상규명, 정부시행령 폐기, 온전하 선체 인양을 촉구하는 깃발
▲ 유가족을 위로하기 위해 방문한 가수 김장훈씨
▲ 추모제에 참여한 건치, 청한, 인의협
▲ 진상규명을 촉구 투쟁의 기록을 담은 사진을 엮어 들고 있다
▲ 가수 이승환씨가 '가족'이란 곡을 열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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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 구라범을 때려잡자! 2015-04-19 01:57:19
종혁아. 가끔은 합법적으로 해도 미친놈들이 폭력적으로 나오는 경우가 있다! 예를들어, 종혁이 니가 길을 가는대 갑자기 두둘겨 패고 잡아 갈려고 하면 어떻게 하겠니? 그리고 니네 치과옆에 학력 구라범이 치과열고 버젓이 영업해서 니가 피해를 보면 어떻게 하겠니?

전종혁 2015-04-18 13:44:32
조용한 추모는 않될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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