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에도 정신 못 차린 ‘유체이탈 인사’
상태바
메르스에도 정신 못 차린 ‘유체이탈 인사’
  • 안은선 기자
  • 승인 2015.08.05 14: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보건연합, 검증안된 의료산업화 추진자인 정진엽씨의 복지부 장관 내정 철회해야

 

보건의료시민단체가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인 정진엽씨에 대해 “경험과 지식이 검증되지 않은 ‘의료산업화’ 추진자”라며 장관임명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4일 보건복지부 문형표 장관이 경질됐다. 메르스 사태가 ‘사실상 종결’돼 책임인사를 단행한 것. 아울러 전 분당서울대병원 정진엽 병원장을 복지부 장관으로 내정했다.

이에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이하 보건연합)은 오늘(5일) 논평을 내고 “보건복지부 장관 경질은 실질적으로 책임져야 할 박근혜 대통령이 스스로에게 준 면죄부에 불과하다”면서 “또 문형표 장관 후임자로 의료수출과 원격의료에 앞장서 온 인물을 내정한 것은 의료민영화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천명한 것”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먼저 보건연합은 청와대가 정진엽 내정자에 대해 “공공의료를 강화하고 국민 건강에 안정을 이룰 책임자”라고 소개한데 대해 “그가 의사라는 점을 제외하면 국민 보건복지와는 아무런 관련 없는 인물”이라고 반박했다.

실제로 정 내정자는 지난 2008년부터 2013년까지 분당서울대병원장으로 재직할 당시 병원정보 시스템 구축해 이를 기반으로 중동지역 의료수출을 추진했으며, 의료기기 업체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상생포럼의 총괄운영위원장을 역임했다.

보건연합은 “정 내정자는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분당서울대병원 진료부원장 시절 노동감시와 통제 정책으로 악명 높은 ‘6시그마’ 경영기법을 도입한 장본인”이라며 “이는 제조업 공정에서 노동자에 대한 노동시간 감시 통제 등을 통해 노동자를 ‘쥐어짜는’ 불량품생산량을 줄이기 위해 도입된 노동통제 기술이다. 결국 병원을 제조업 공장이나 기업으로 생각하는 마인드에서 나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정 내정자는 환자를 돌봄 서비스에 6시그마 경영정책을 도입하기 위해 IT 기업들의 도움을 빌어 환자 돌봄 치료를 ‘표준화’시키는 작업을 수행했다”면서 “이는 SK텔레콤과 서울대병원의 합작회사인 (주)헬스커넥트를 설립하는 근간이 됐다”고 밝혔다.

참고로 (주)헬스커넥트의 사장은 대대로 분당서울대병원장이 역임해 왔으며, 또 분당서울대병원장 임명권은 서울대병원장에게 있다. 현 건강보험공단 성상철 이사장이 서울대병원장 재직시절 정 내정자를 분당서울대병원장에 임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연합은 “성상철 이사장이 서울대병원장 재직시절 당시 서울대병원의 의료영리화가 가속화 됐다”며 “특히 노동조합 등의 반대로 본원에서 추진되지 못한 의료정보 상업화가 분당서울대병원에서 본원이 45.34%의 지분을 가진 (주)이지케어텍 등과 추진된 것이 아닌가 의구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보건연합은 이번 인사가 메르스 사태로 드러난 한국의료의 개혁을 위한 것이 아니라 책임회피를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먼저 “보건복지에 아무런 경험과 지식이 없는 정 내정자에 대한 돌출인사는, 메르스 사태로 잠시 주춤했던 의료민영화 정책을 재가동하려는 것”이라며 “또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에 내정된 새누리당 김현숙 의원은 ‘반복지 정책 이론가’로 알려져 있다. 박 대통령은 남은 임기동안 복지부를  ‘복지없는 의료상업화 부처’로 만들려 한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특히 “한국의료의 민낯을 보여준 메르스 사태에도 불구, 아무런 반성도 없이 의료상업화를 부추길 이번 인사를 보며 박근혜 대통령이 한국의료를 벼랑 끝으로 내몰고, 국민의 복지와 싸우겠단 선전포고”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아울러 “복지부 장관이 응당 해야 할 일은 메르스 사태에 대한 진상규명과 사과 및 종합대책을 내놓는 것”이라며 “진정 대통령 측근에는 국민의 건강과 생명 그리고 복지를 책임질 인사는 없는가”라며 탄식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