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준 부회장 사퇴…“통합캠프 깨졌다”
상태바
장영준 부회장 사퇴…“통합캠프 깨졌다”
  • 윤은미 기자
  • 승인 2016.01.08 11: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불법네트워크‧직선제‧전문의제 등 주요 회무서 일방적 배제돼” 절망…“선출직 사퇴에 반려없다” 쐐기도

 

#1. 임원에게 보직을 부여했으면 믿고 맡겨주고, 보직변경이 필요하다면 논의를 거쳐 조율하면 될 문제인데, 아무런 명분도 의견조율도 없이 일방적인 통보만을 취했습니다.

#2. 지난 해 12월 20일 전문의제 공청회 자리에서 축사만 하고 자리를 비우는 협회장의 성의 없는 자세는 저로 하여금 전문의제 해결 의지를 의심하기에 이르렀습니다.

#3. 불법 사무장치과척결위원회에 대해서는 위원장이나 담당간사가 그 공로를 가로채는 것처럼 공식석상에서 비난을 했고, 급기야 1인 시위에 참여한 4명의 부회장들에게 일방적으로 보직박탈을 통보했습니다.

#4. 선거제도 개선 특별위원회는 협회장이 차기선거와 연결시켜 새로운 준비위원회를 구성하면서 아무런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위원장인 저를 배제시켰습니다. 기존 회의에 참석했던 지부추천 이사들에게는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합니까?

- 사퇴의 변 中 -

“이 모든 짐을 수석부회장인 제가 짊어지고 떠날 테니, 더 이상 독선과 오기회무로 임원들을 갈기갈기 찢어 놓지 마시길 바랍니다”

대한치과의사협회 장영준 법제담당부회장이 지난 7일 29대 집행부 수석부회장직을 사퇴한다고 밝히면서, 최남섭 협회장에 대한 누적된 불만을 가감없이 표출했다.

장영준 부회장은 “회무를 맡고 1년이 넘도록 협회장을 포함한 부회장 다섯 명이 모여서 식사를 한 번 한 적이 없고 회의를 한 적도 없다”면서 29대 집행부 내 소통의 문제가 심각했음을 시사했다.

또 장 부회장은 “단지 소수 몇몇과 모든 것을 이끌어가며 소통이 단절된 것을 수석부회장으로서 거듭 건의했었다”면서 “지난 해 4월 대의원총회에서 있었던 일을 모두 접어두고 협회가 하나가 돼야 한다고 끊임없이 진언했지만 근 1년 가까이 바뀐 게 없다”고 호소했다.

장영준 수석부회장이 지난 7일 강남의 한 세미나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의 변을 밝혔다.

#1. 통합캠프 깨졌다…정상 회무 불가

최근 자신을 포함한 현직 부회장단 일부가 1인시위에 참석한 것을 두고 신상발언을 한 데 대해 그는 “이사회 의결에 반한 행동인양 몰아가며 해당 자료를 출입 제한된 기자들에게 준 것처럼 얘기하고 있지만 이사회에서는 1인시위 불참의 건을 의결한 적이 없다”면서도 “사전보고 없이 1인시위에 나간 데 대해 사과했고 그에 대한 책임을 물은 게 이번 보직박탈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 부회장은 이번 보직박탈을 사퇴를 결심한 결정적인 계기로 꼽기도 했다.

#2. 전문의제 책임자 부재…임총 취지 무색

그는 전문의제에 대한 협회장의 입장이 진정 없냐는 질문에는 “없기야 하겠냐”면서 “협회장이 늘 나에게 전문의제 대안을 묻는데 서로가 소통이 안 되는 상태에서 안이 있다한들 누가 회원을 설득하고 그에 따른 책임을 누가 져야 하냐”고 반문했다.

반면 주요 회무를 맡아온 실무자로서 전문의제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의에 그는 “결론적으로 협회장의 의견이 중요한 것”이라며 즉답을 피하면서도, “집행부의 안이 없이 임시총회가 준비되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3. 유디 기소 목전에 변호사 접견 차단까지

유디치과 기소를 논의하기 위한 변호사 접견마저 협회장으로부터 차단 당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는 “위원장으로서 담당 변호사를 접견했었는데, 하루는 변호사가 전화를 걸어와 협회로부터 위원장과의 만남에 대한 확인 전화를 받았다고 하더라”면서 “‘two-track’으로 돌아가는 협회 때문에 나와 만날 수 없다는 변호사의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4. 선거제도개선특위 해산에 유감

12월 이사회에서 선거제도개선특위가 해산된 건에 대해 장 부회장은 “‘차기 선거를 고려해 현직 부회장이 맡는 것은 맞지 않다’는 이유로 일방적인 통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직선제준비위원회가 새로이 꾸려졌지만 역시 배제됐다”면서 “특별한 결격사유 없이 협회장의 독단으로 위원회를 날려버리는 상황에서 더는 일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려 없는 사퇴…협회장 아닌 회원에 빚졌다

최 협회장과 사퇴를 미리 상의했냐는 질의에 그는 “나는 최 협회장의 아랫사람이 아닌 대등하게 함께 가는 러닝메이트다”면서 “협회장이 임명한 게 아니라 회원들의 지지를 받은 선출직 부회장이므로 사퇴의 변 역시 협회장이 아닌 회원들에게 밝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민감한 사퇴 시기에 대한 언급에는 억측을 삼가줄 것을 당부하는 한편, 차기 협회장 출마 의지에 대해서는 “이 자리에서 얘기할 가치조차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협회장은 수석부회장이 물러나면서 드리는 마지막 충언을 외면치 말고 회원 권익을 우선시하는 회무를 펼치길 바란다”면서 “저 역시 회원들이 부여한 소임을 마치지 못하고 떠나기에 큰 빚을 졌다”고 말했다.

아래는 장영준 부회장이 밝힌 사퇴의 변 전문이다.

 

 

안녕하십니까?
대한치과의사협회 제 29대 집행부 수석부회장 장 영준입니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캄캄한 절벽 앞에서 저는 지금, 제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어려운 길을 가려 합니다. 

저는 오늘 그동안 몸담았던 수석부회장 자리를 내려놓고, 한 사람의 회원으로 돌아가고자 합니다. 29대 집행부 회장단은 사상 처음으로 대의원제가 아닌 회원들이 직접 선출하는 선거인단제를 통해 출범했으며, 저 역시 회원들의 선택을 받아 선출직 부회장에 당선되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집행부는 협회장의 불통과 독선, 전횡으로 제대로 회무가동이 어려운 지경에 처해 있습니다. 특히 지난 선거과정에서 기치로 내걸었던 통합이라는 가치와는 처음부터 거리가 멀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제왕적 협회장의 모습만을 목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임원에게 보직을 부여했으면 믿고 맡겨주고, 만약 상황이 변해 보직변경이 필요하다면 논의를 거쳐 조율하면 될 문제인데 아무런 명분도 의견조율도 없이 항상 일방적인 통보만을 취했습니다. 그렇다고 결정에 대한 책임을 지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이런 상황이 저는 마냥 시간만 흐른다고 나아질 것 같지 않아, 수석부회장의 사퇴가 캄캄한 미로에서 벗어나는 작은 등불이 되기를 바라며 어려운 결단을 내리기에 이르렀습니다.

회원여러분
지난 29대 집행부는 선거과정부터 가장 큰 공약과 사명으로 불법 네트워크 척결과 전문의제 해결, 직선제 추진 등을 중요한 아젠다로 내세웠습니다. 공교롭게도 이 세 가지 위원장 직무가 임기 초부터 제게 맡겨졌으며, 회원들의 의견을 청취하여 소신껏 회무에 임했다고 자부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 지지 않았고, 협회장과 중요사안에 대한 의견을 제대로 소통조차 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심지어 위원장으로서 정당한 회무를 할 수 없도록 의도적으로 방해하려는 목적이 있지 않을까 하는 고민마저 할 정도였습니다. 

전문의제도는 지난 대의원총회의 소수정예 의결에도 불구하고 77조3항 위헌판결, 해외수련자 전문의 자격 불인정의 헌법불일치에 따라 보건복지부의 독자적인 경과조치 입법예고 과정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협회장의 의지는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협회장은 복지부와 제도개선위원회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전문의 제도개선위원장인 저를 아무런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배제하였으며, 새롭게 부임한 복지부 담당국장은 위원장인 제가 아닌 총무이사가 채널을 삼도록 조치했습니다. 또한 전문의제 공청회 자리에서 축사만하고 자리를 비우는 협회장의 성의 없는 자세는 저로 하여금 전문의 제도 해결의지를 의심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지금도 협회장의 전문의제에 대한 진심이 무엇인지 알지를 못합니다. 

불법 사무장치과척결위원회 역시 협회장은 유디치과의 압수수색과 언론보도에 대하여 그간의 위원회의 수고에 대한 격려는 전혀 없이, 마치 그 공로를 위원장이나 담당간사가 가로채는 것처럼 공식석상에서 비난하였습니다. 심지어유디치과 기소를 위해 필요한 위원장의 변호사 접견마저 차단하는 상황까지 만들었습니다. 유디치과 기소이후에는 헌법재판소 1인1개소법 사수운동 일환으로 1인 시위에 동참한 부회장들에게 온갖 비난을 퍼붓고, 그러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된 것을 이사회 의결에 반한 행동이라는 말도 안 되는 논리를 내세웠습니다. 과연 언제 치협 이사회에서 1인 시위 참가를 하지 않기로 결의했다는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이러한 협회장의 즉흥적이고 감정적인 회무방식은 결국 이사들로 하여금 일하고 싶다는 해괴한 호소문을 만들어 회원들에게 배포하고, 결국 12월 정기이사회에서 1인 시위에 참여한 4명의 부회장들에게 일방적으로 보직박탈을 통보했습니다. 지금은 이 과정에서 명분을 만들기 위해 1인 시위 현장을 몰래 촬영했다는 의혹마저 불거지고 있습니다. 이게 정상적인 집행부의 모습입니까.

직선제 또한 지난 1월 선거제도 개선 특별위원회에 법제담당부회장을 위원장으로 이사회에서 일방적으로 지명해, 저는 18개 시도지부 법제이사들로 관련위원회를 구성하고 지금까지 수차례 회의와 논의를 이어오고, 설문조사 절차까지 마무리 지었습니다. 그러나 협회장은 일방적으로 차기선거와 연결시켜 새로운 준비위원회를 구성하면서 아무런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저를 배제시켰습니다. 사전에 어떠한 설명이나 논의가 없다보니 그동안 회의에 참석했던 지부추천 이사들에게는 어떻게 설명을 할 수 있겠습니까. 

상황이 이지경에 이르다보니 제가 물러나지 않고서는 협회장의 독선과 불통, 전횡을 막을 방법이 없다는 사실에 절망했습니다. 결국 제가 물러나지 않고서는 이 사단이 끝이 나지 않겠다는 판단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저 이외에 다른 부회장들에게 행한 일방적인 보직박탈을 제자리로 돌려놓으시고, 공보이사에 대한 보복성 보직변경을 원상복귀시켜 지금이라도 민심을 수습하고, 일부언론과 기자들에 대한 명분 없는 치협 취재제한을 철회해, 회원과의 소통창구로 적극 활용하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이 모든 짐을 수석부회장인 제가 짊어지고 떠날 테니, 더 이상 독선과 오기회무로 임원들을 갈기갈기 찢어 놓지 마시길 바랍니다. 지금 집행부는 회원들의 요구사항에 어떠한 대답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게 솔직한 현실입니다. 이 상태로는 남은 임기동안 개혁도, 민생도 제대로 돌보기가 어렵습니다. 새로운 회무동력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하는 게 마땅하며, 저를 불쏘시개 삼아 그간의 모든 갈등을 해소하시고 후보시절의 초심으로 돌아가시기를 부탁드립니다.

협회장은 수석부회장이 물러나면서 드리는 마지막 충언을 외면치 마시고 회원들의 권익을 우선시하는 회무를 펼치시길 바랍니다. 저 역시 회원들이 부여한 소임을 마치지 못하고 떠나기에 큰 빚을 지었다고 생각하며, 앞으로 어느 자리에서든 회원들의 권익을 위해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대한치과의사협회 29대 집행부 수석부회장 장 영준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