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 동북아의 베스트팔렌조약이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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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회담 - 동북아의 베스트팔렌조약이 될 것인가?
  • 윤훈기
  • 승인 2005.09.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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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원장의 북한 이해하기]

요즘 맥아더 동상을 철거하자는 논의가 뜨겁다. 하지만 나는 기본적으로 철거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물론 타국의 장수인데다가 역사적으로 좋은 평가도 못 받는 사람의 동상이 우리나라에 있는 것이 달갑지는 않지만 그래도 역사는 역사다.

동상을 철거한다고 민족정기가 되살아 나는가? 조선총독부를 철거한다고 민족정기는 되살아나지는 않는다. 오히려 우리들의 마음 속에서 역사의식만 사라지게 할 뿐이다.

역사가 사라지면 미래도 사라지는 법이다. 그러나 <건준>이 해체되고 <반민특위>가 공격받고 <4.3>이 일어나 무수한 양민이 죽임을 당하고 <김구>선생님이 암살당했을 때 남한의 역사는 이미 정지단계에 진입했던 것이다.

皇國臣民과 內鮮一體을 외치던 사람들은 남한의 헤게모니를 장악해 버렸다. 그리고 북한은 '민족해방'과 '조국통일'이라는 허망된 구호를 외치며 코리아전쟁을 일으켜 한반도를 지옥의 전장으로 만들어버렸다. 전쟁은 승자도 패자도 없는 상태로 정전협정이 맺어진 후 휴지기에 진입했다.

그러나 미국은 휴전협정을 어기고 1958년부터 남한을 핵기지化하기 시작했다.

물론 전쟁중에도 미국은 핵사용을 여러 번 고려했었지만 이 때부터 북한은 구체적으로 심각한 위협을 느끼기 시작한다. 적대자가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하여 자신의 체제를 끊임없이 위협한다면 자위하기 위해 대등한 무기를 개발함야 함은 인지상정이다. 아마도 그 때부터 북한도 핵개발 구상을 시작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1992년 남북간에 『한반도 비핵화공동선언』이 채택되고 1994년 북미간에 『제네바협정』이 체결되면서 한반도에는 진정한 평화의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게다가 문민정부와 클린턴행정부의 코드는 비교적 잘 맞았다. 북한의 조명록 차수가 클린턴을 만났으며 국무장관 울브라이트가 평양을 방문했고 임기 말에 클린턴도 방북을 신중하게 고려했다.

하지만 부시행정부가 출현하면서 상황은 급변하기 시작했다. 부시의 대북정책 기조는 ABC(Anything But Clinton:클린턴의 정책은 완전히 폐기한다는 뜻)였다.

그리고 2002년 연두교서에서 북한을 '악마의 축'으로 규정함으로써 관계 악화시켰고 2차 핵 위기가 촉발되었다.

한반도에는 다시금 전운이 감돌게 되었고, 2003년도부터 중국에서 시작된 6자회담은 4차까지 가는 진통 끝에 지난 9월 19일 「공동성명」이 채택됨으로써 기본적인 합의에 도달하였다.

국가간의 이해관계는 제각각 다르기 때문에 6개국이 모여서 어떤 합의에 도달한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그 때문에 북한은 줄곧 북미양자회담을 주장했었지만, 아무튼 다행스러운 일이다.

동북아의 평화와 한반도 통일을 위해 지금 가장 급한 일은 한반도의 정전상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반도 비핵화가 완전히 실현되어야 하고 그것이 동기가 되어 북미 북일간의 수교가 이뤄져야 한다.

지금으로부터 350여 년 전 신성로마제국 베스트팔렌지방의 오스나브뤼크에서는 30년전쟁을 종결시키는 평화조약이 체결돼 유럽에는 새로운 국제질서가 수립됐고 결과적으로 이후 1차대전 전까지는 유럽대륙 내에서 커다란 전쟁은 발발하지 않게 되었다.

청일전쟁 이후에 동북아에서는 전쟁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으며 지금도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등 국제정세가 아주 복잡한 곳이다.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하여 하루 빨리 6자회담에서 평화조약이 체결되어야 할 것이며, 또한 멀고 험한 길이 될 것이지만 그것이 씨앗이 되어 유럽처럼 '다자간안보기구'로 승화될 날을 기다려본다. 그 길과 한반도통일에로의 길은 서로 맞물려서 갈 것으로 내다 본다.

윤훈기(연세대 통일대학원 석사과정, 윤훈기치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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