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에 상관없이 모든 아동이 치료받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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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에 상관없이 모든 아동이 치료받도록”
  • 안은선 기자
  • 승인 2016.05.04 19: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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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의료본부, 건보17조 흑자로 아동부터 무상의료 시행 주장…“아동무상의료는 국가의 최소한의 책임”

어린이날은 맞아 의료민영화저지와무상의료실현을위한운동본부(이하 무상의료본부)가 오늘(4일) 서울대학교병원 어린이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어린이는 치료를 받을 권리가 있다. 정부는 어린이부터 조건 없는 무상의료를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무상의료본부는 건강보험 재정 누적흑자가 2015년 말 17조원까지 쌓인 상황을 지적하면서, 국민이 낸 건강보험이 우선 아이들을 위한 무상의료에 쓰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먼저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우석균 정책위원장은 “수많은 정치인들이 어린이는 사회의 미래라고 말하지만, 실제 우리나라 출산율은 OECD 꼴찌”라며 “출산은 물론 양육에 들어가는 비용이 많기 때문이다. 이에 실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17조 건강보험 흑자를 18세미만 아동청소년부터 무상의료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우석균 정책위원장

이어 우 위원장은 “현재 만 18세 미만 아동청소년의 1년 의료비는 6~7조 원으로 추산되는데, 여기에 가계에서 부담하는 금액은 2조4천억 원”이라며 “17조 흑자에서 2조4천억 원만, 중증입원소아환자의료비로만 한정해도 5천억 원이면 아동에 대한 무상의료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우 위원장은 “건강보험이 17조나 남았는데, 5천억 원이 모자라서 아이들이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하게 하는 일, 태어나자마자 민간 어린이 보험부터 드는 사회를 바꿔야 한다”면서 “아동무상의료 실현이야 말로 대한민국이 야만에서 벗어나 인간적 사회로 가는 첫 걸음이다”라고 피력했다.

유럽을 비롯한 대부분의 OECD국가에서 아동에 대한 무상의료를 실시하고 있으며, 의료비부담이 가장 크다는 미국 조차도 1997년부터 어린이들을 위한 무상의료제도인 Children's Health Insurance Program(CHIP)를 실시해 왔으며, 지난 2009년에는 이 제도를 시민권이 없는 이민자 가정의 아동에게 까지 확대했다.

아울러 한국과 똑같은 본인부담금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일본의 경우 6세미만 미취학아동에 대해 무상의료를 제공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일본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초등학생까지 무상의료를, 중‧고등학생 대학생들의 본인부담금 80%를 대부분의 지자체에서 지불하고 있다.

“아픈 아이들이 특별한 존재가 되선 안돼”

이어 연구공동체 건강과대안 변혜진 선생은 자신을 7개월 된 딸을 키우는 엄마라고 소개하면서 병원 수납시스템의 비인간성에 대해 토로했다.

변 선생은 “아이가 아파 병원에 가면, 먼저 의사를 만나는 게 아니라 ‘수납’부터 해야 한다. 수납을 하고 의사가 지시한대로 여기저기 옮겨다니며 검사를 받아야 한다”면서 “경제규모 세계 십 몇 위라는 나라에서, 건강보험 흑자가 17조나 쌓여있는데 아이 치료비를 걱정해야 하는 게 정말 나란가 싶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박근혜 대통령은 아이들이 꿈나무라고 한다. 아이들이 정말 꿈나무가 되려면, 부모나 양육자의 경제적 지위에 따라 치료를 포기하거나 차선의 치료를 받은 아이들이 없어야 한다”면서 “아동무상의료는 국가의 최소한의 책임이다. 건강보험 17조 중 2조4천억 원이면 아이들 무상의료 실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변혜진 선생은 “많은 사람들이 의제를 가지고 요구하면, 평등하게 모든 아이들이 최선의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릴 거라 생각한다”면서 “어린이 병동에서 수납창구가 없어질 때 까지 한 사람의 엄마로, 다른 엄마들과 연대해 계속해서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 우지영 사무장

한편,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부 서울대병원분회(이하 노조)는 현재 서울대병원 어린이병원을 상대로 ‘어린이병원 급식 직영화’와 ‘아동무상의료’를 요구하고 있다. 노조 우지영 사무장은 “ “식사 역시 치료의 한 부분인데, 어린이 병동 급식 외주 업체는 불결한 위생, 부실한 설비와 식재료로 운영되고 있다. 이는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된 사항”이라며 “가뜩이나 아픈 아이들에게 외주업체의 불량 식단을 주어야 하는가. 즉각 직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 사무장은 “서울대 어린이병동 환자들은 TV에 자주 비춰진다. 아픈 아이들이 방송에 나와 특별한 존재로, 더 아픈 아이로 비춰져선 안된다”라며 “모든 아이들은 건강할 권리가 있고, 더 아픈 아이 안 아픈 아이로 차별받아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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