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부담금 인하는 비정상의 정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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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부담금 인하는 비정상의 정상화다”
  • 안은선 기자
  • 승인 2016.07.14 18: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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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건치‧노년유니온, 노인 틀니‧임플란트 본인부담금 인하 캠페인 선포…“각자 현장에서 이슈화 위해 홍보 나설 것”

"얼마 전에 틀니가 반값이 된다고 해서 치과에 갔는데, 위‧아래 틀니를 다하면 100만원이라고 해서 다시 돌아왔습니다. 몇 달을 한 푼도 안 쓰고 모아야 겨우 한쪽 해 넣을 수 있습니다.

매달 기초노령연금 20만원에 이것저것 해봐야 30~40만원으로 생활합니다. 지난번에 건강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해서 갔는데, 치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치과에 가서 상담을 받고 치료를 받으려면 돈이 몇 십만원 가지고도 안됩니다. 저도 재정이 있어야 치과에서도 부담스럽지 않으니까요. 저 같이 소득이 거의 없는 사람은 상담 받을 엄두도 내지 못합니다."

▲ 정의당·건치·노년유니온 '어르신 치아 걱정 제로' 공동 간담회

정의당과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공동대표 김용진 정갑천 이하 건치), 그리고 노년유니온이 오늘(14일) 공동 주최한 간담회에서 사례발표에 나선 이순선 할머니는 이 같이 치과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은 이야기를 담담히 풀어놓았다.

'정부의 어르신 틀니·임플란트 건강보험 적용, 과연 충분한가?‘를 주제로 열린 이번 간담회에서는 노인 틀니‧임플란트 대상자 어르신을 초청해 높은 본인부담금으로 인해 치과문턱을 넘지 못한 사례에 대해 듣고, 본인부담금 인하의 당위성을 재확인하고, ’어르신 치아 걱정 제로‘ 캠페인에 박차를 가할 것을 다짐하는 자리로 꾸려졌다.

특히 본지 김철신 편집국장은 “틀니‧임플란트 본인부담금 낮추는 건 정부가 해야 할 최소한의 복지일 뿐”이라며 “정부는 여기서 더 나아가 어르신들의 치아건강을 지켜낼 수 있도록, 치과 문턱을 낮출 수 있는 정책을 고민하고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국장은 2012년 노인 틀니‧임플란트 급여화 시행 시 예상 소요액은 3천억 원이었으나 2016년 상반기까지 여기에 소요된 금액은 1천5백억 원임을 상기시키면서 “50%에 달하는 본인부담금은 사실 치과보험급여 사상 이례적이고 , 비정상적인 것”이라며 “즉, 본인부담금 인하는 어려운 것이 아니라 비정상적인 것을 정상화 하는 것이고, 이는 최초 추계한 3천억 원만 써도, 누적된 건강보험 흑자 17조원의 이자만으로도 충분히 해결 가능한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건강보험 혜택, 정말 필요한 사람에게 돌아가도록

"제가 돈이 없어, 틀니도 못해서 제대로 먹지를 못했습니다. 다행히도 복지사님을 잘 만나, 치과에 가서 거의 공짜로 틀니를 해 넣었습니다. 아직도 복지사님과 치과의사님이 했던 대화가 생각납니다. 복지사님이 '이 분이 틀니가 없어서 잘 씹지도 못해 밥 못 드시면 얼마 못 사실 것 같다. 이대로 내버려 두는 게 좋을까요? 아니면 틀니를 해서 좀 더 사시게 해야 할까요?'라고 물었고, 치과의사 선생님은 '틀니 하셔서 오래 더 사셔야 한다'고 했습니다.

제가 한 달에 기초노령연금 20만원하고 이것저것 해서 수중에 들어오는 돈이 35만원이고, 이 중에 방세 25만원을 내고 남은 10만원으로 생활해야 합니다. 병원가면 기본 진찰료 1,500원을 내야 하는데, 10만원 중에 1,500원은 너무 큰 금액입니다.

도대체 의료보험이 왜 있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저 같은 사람한테도 한 달에 건강보험료 1만 얼마씩 가져갑니다. 그런데 진짜 필요한 의료혜택을 주기 위해 가져가는 건지, 우리 주머니 털어서 잘사는 사람들 더 잘 살게 하려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 높은 본인부담금으로 치과 문턱을 넘지 못했던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은 노년유니온 김병국 부위원장

윤소하 의원은 높은 본인부담금 문제는 결국 ‘가족 전체의 문제’가 된다고 진단했다. 윤 의원은 “틀니나 임플란트, 부모님께 꼭 해드려야 하는데 한 두푼 드는 게 아니라서 제 때 못해드리는 자식들의 마음도 함께 무너진다”며 “틀니‧임플란트 대상자 연령을 65세로 낮춘 것은 환영할만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50%의 높은 본인부담금은 가족 전체의 부담이다”라고 밝혔다.

윤 의원은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틀니‧임플란트 급여화 혜택을 본 사람은 평균이하다”라며 “우리 어르신들의 치아 건강에 대한 걱정을 덜어드리는 것이 어르신들의 행복 뿐 아니라 사회 전체를 행복하게 하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윤 의원은 “이를 위해 정의당, 건치, 노년유니온이 한 마음으로 각자의 현장에서 본인부담금 인하가 사회적 이슈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이들 단체를 중심으로 국민 건강을 위한 복지정책이 시작될 수 있도록 공동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 윤소하 의원

건치 김용진 공동대표는 “최소한 1년에 1번 스케일링, 정기 검진을 통한 예방진료 등 적은 비용을 통해 치아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면서 “이는 아동청소년, 성인도 마찬가지로 치과주치의사업과 연계해 치과의료전달체계를 바로 세우는 기초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정의당 심상정 상임대표도 “이번 사업에 있어서 ‘한번 시작하면 끝을 보는’ 정의당, 건치, 노년유니온의 합이 정말 잘 맞는 것 같다”며 “우리 세 단체가 구체적인 성과를 얻어낼 수 있도록 한 몸처럼 협력해 나가자”고 독려했다.

한편, 정의당‧건치‧노년유니온은 노인 틀니‧임플란트 본인부담금 인하를 위한 ‘어르신 치아 걱정 제로’ 캠페인을 각자 현장에서 홍보 활동을 비롯한 조사‧연구 등을 펼쳐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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