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누가 직선제를 거부하는가?
상태바
[주장] 누가 직선제를 거부하는가?
  • 신이철
  • 승인 2005.11.2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직선제가 문제라고?

치협의 선거제도 개선 방향을 두고 말들이 많다. 이제 첫발을 내딛은 선거제도개선연구위원회에서 직선제냐 간선제냐를 두고 뜨거운 논쟁을 벌였다고 전해진다.

연구위원회의 소임이 무엇인가. 민주적이고 투명한 절차와 그에 걸 맞는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연구위원회에 주어진 역할이다. 개선의 방향 또한 분명하지 않은가.

치협 회장 선거과정에 회원들의 참여를 보장하는 제도를 연구하여 치과의사들의 실질적인 대표성을 확보하는 것이 개선의 방향일텐데 여기저기에서 들려오는 이야기들은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아직도 직선제가 뜨거운 감자라니!

초등학교 반장선거부터 대통령 선거까지 직선제가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만한 사실이다. 직선제의 장단점도 고등학생만 되어도 알 만한 지식이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선제의 폐단 운운하며 현행 체제를 그대로 가겠다는 것은 도대체 이해하기 힘들다.

직선제의 폐단을 들먹이며 현행 체제의 유지를 주장하는 쪽의 논리를 들어보면 일면 수긍이 가는 부분이 적지 않다.

직선제의 성격상 선거가 과열되고 비용도 만만치 않게 들게 된다. 전국에 산재한 치과의사들의 대의를 모아내는 방법도 쉽지 않을 것이다. 특히 지역이나 학연으로 얽혀있어 이해관계가 복잡한 집단에서는 직선제로 인한 후유증도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문제점은 어디까지나 직선제의 자체의 폐단이라기보다도 제도를 운영하는 주체와 운영방식의 문제일 뿐이다. 회원들의 총아를 모아내는 합리적인 방법을 모색해 과열을 막고 파벌을 조장하는 선거풍토를 몰아내면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이다.

회원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전자투표나 우편투표 등의 방법을 모색하고 돈 안들이고 정책을 알릴 수 있는 선거운동을 도입하면 과열을 막을 수 있고 비용도 줄일 수 있다.

결국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구체적 방법의 문제라는 것이다.

회원들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 내려면...

과거 치협의 회장선거를 돌이켜 보자.

회원들에게 철저히 외면당한, 아니 회원들의 참여를 원천적으로 부정하는 대의원제도와 간선제가 치협의 위상에 걸맞았다는 것인가. 학연을 이용한 선거로 파벌을 조장했다는 비판에 대해 자신 있게 반론할 수 있는 후보들이 몇 되겠는가.

동문회나 특정 그룹과의 연대로 집행부 인선을 적당히 안배해오지는 않았는가. 오히려 치협 회장을 정치판 진출을 위한 징검다리 정도로만 본다는 회원들의 따끔한 눈초리도 있었다는 것도 생각해 봐야 한다.

이 쯤에서 직선제의 폐해와 간선제의 장점을 열거하기 바쁜 일부의 시각은 자신들에게 유불리를 따지며 선거제도를 거래하겠다는 의사로 밖에 볼 수 없다.

학연을 무기삼기 보다는 올바른 정책과 비전으로 직선제에 과감하게 부딪혀 보면 어떨까. 공정한 경쟁과 투명한 절차를 통해 선출된 회장, 회원들의 관심과 참여로 당선된 회장만이 보다 소신있고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많은 회원들은 선거제도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다. 회장 자리에는 더더욱 관심이 없다. 그저 내 손으로 뽑은 치협 회장을 보고 싶은 소박한 소망만 있을 뿐이다.

신이철(경기 김포 이편한치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