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침 원장실의 탁자 위에는 우편물이 수북히 쌓인다. 쓸데없는 광고우편이나 다양한 치과계의 매체들이 대부분이지만 오늘은 유난히 치의신보가 기다려졌다. 치의신보가 기다려 지다니.
예상대로 치의신보의 월요칼럼은 양영태선생의 글이 실려 있었다. 혹시 월요칼럼의 필진이 바뀌려나 했던 기대를 져 버리고 말이다.
치의신보는 엄연히 치협의 기관지이다. 기관지의 지면은 회원 모두를 위해 제공되어야 함에도 극단적인 주장이 월요일마다 반복되는 데에 또 다시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렇다고 해서 굳이 양영태 선생의 글에 일일이 반론을 제기할 가치는 느끼지 않는다. 내가 그가 말했던 댓글을 쓴 그 작자가 아니기 때문은 아니다. 그가 주장하는 동업자 정신과 치과의사의 공동체를 부정 할 이유도 없다. 화가 난 것은 치의신보의 편집 책임자들이지 그의 주장이 아니기 때문이다.
치협의 기관지인 치의신보가 이런 류의 칼럼때문에 편향적인 매체로 전락하거나 극우논객의 선전장으로 변할까 봐 걱정이 앞선다. 혹시 치과의사가 아닌 다른 이들이 보면 우스개 거리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마저도 든다. 아무리 개인적인 칼럼이라 할지라도 회원들에게 불편한 감정을 들게 했다면 문제가 있는 것은 분명하지 않은가.
양영태선생에 대해서는 아무런 감정도 없다. 대한민국 역사상 최대의 언론자유를 만끽하는 많은 이들이 자신들의 주장을 마음껏 쏟아내는 현상은 그가 원하는 "자유"와 "민주"의 신념과 일치하기 때문이다.
다만 아쉬운 것은 회원들에게 불편을 끼쳐 치협과 치의신보에 누를 끼쳤음에도 스스로 포기하지 않는 그 분의 자세와 자신의 주장을 치과의사들이 공유해야 할 객관적인 정보라고 착각하는 고집스러움이다. 그래서 조선일보나 독립신문에 글을 쓰시던지 차라리 건치신문에 투고하시라고 권해드리고 싶다.
사실 나는 그 분이 지적한대로 국가전복을 꾀하는 좌파가 분명하다. 전교조의 주장에 많은 부분 동의하고 APEC 정상회의에 대해서도 비판적이고 강정구교수의 주장에 대해서는 고개를 끄덕였으니 말이다.
그러고 보니 도둑이 제발 저려 이런 글을 쓰는 지도 모르겠다.
신이철(경기도 김포 이편한치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