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계 청춘의 화두는 ‘불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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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계 청춘의 화두는 ‘불안’이었다”
  • 윤은미 기자
  • 승인 2016.10.07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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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치준 3탄 청년 대담서 각계 고충 전해져…여지 없는 회비 문제‧전문의제 등에 불만도

행복한치과만들기 프로젝트 3탄은 ‘청년’을 주제로 진행됐다.

행복한치과만들기 준비위원회(위원장 장영준 이하 행치준)는 지난 달 29일 강남의 한 세미나실에서 ‘행치준과 함께 하는 청년치과의사와의 대화’를 주선하고, 청년세대의 목소리를 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대담에는 대한치과대학병원정공의협의회 우건철 회장, 대한치과의사협회 군진지부장 이일구 중령이 참석했으며, 젊은 개원의 대표로 인천솔치과 이현중 원장이, 인턴의 대표로 경희대치과병원 임이인 선생이 자리했다.

막연한 불안과 걱정, 그리고 갖가지 높은 장벽 등이 이날 참석한 젊은 치의들의 주된 화두였다.

“우린 난파하는 배 위에서 싸우고 있다”

가장 먼저 언급된 화제는 단연 전문의제였다. 우건철 회장은 “신설과목에 대한 로드맵도 없이 추진되는 다수개방안에 다수가 반대하는 입장이었다”며 “이미 대학내 커리큘럼만으로도 충분히 진료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다수개방안으로 인해 개원가 진출시기만 늦어지고 경쟁만 치열해지면서 부작용이 우려됐다”고 토로했다.

반대로 임이인 선생은 “졸업 후 대학병원에 남는 이유는 전문의의 희소성 때문인데, 다수개방안이 시행되면 앞으로 인턴 수는 오히려 점점 줄게 될 것”이라며 전문의로서의 경쟁력 상실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도 이날 참석자들은 전문의사태를 놓고 치과계 내홍이 심화되는 데 대해 더 큰 우려를 표했다.

우 회장은 “최근 신설과목 입법예고안이 공표되면서 국민신문고 홈페이지에서 댓글공방이 이어졌는데 일부 동원력이 가동되면서 문제가 있었다”며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는 논의 방식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이현중 원장은 “전문의제가 이제 우리손을 떠나려 하고 있다고 느끼면 불안하다”며 “정부가 밀어붙이기를 시작하면서 모두가 지는 싸움을 하고 있다는 느낌(?) 친구와 결론 없는 싸움을 하는 기분이 든다”고 토로했다.

이일구 중령은 “젊은세대의 화두는 불안이다. 이런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신구세대 간의 소통이 필요한 때”라며 “전문의제만 해도 치과계가 타협점을 점으로 찾지 말고 교집합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인턴‧군의관이라는 ‘유리장벽’

또 임 선생은 젊은 여성치의로서 겪는 고충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그는 “여성치의는 페이닥터로서 선호도가 높지 않고 갓졸업한 치과의사로서 능력도 키워야 하는 입장이라 인턴을 선택했지만 병원에도 장벽은 있다”며 “여성 레지던트에 대한 정원이 한정돼 있고, 결혼과 출산 때문에 교수님들도 여성 인턴을 선호하지 않는다. 어딜 가나 여성치의는 더 열심히 해야만 하는 욕심쟁이가 된다”고 말했다.

이현중 원장도 젊은 치의들이 개원가 진입 장벽을 넘는데 협회가 보다 적극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를테면, 스웨덴과 같은 복지국가의 출산용품세트와 같이 협회가 가진 정보를 보다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협회 홈페이지에 가면 ‘개원 114’라는 소메뉴에 생각보다 많은 정보가 모여있지만 막상 알려지지 않아 이용도가 낮다”며 “이러한 정보를 한 데 모아 개원 초기부터 치과 운영에 도움이 되는 내용들로 소책자를 발간해 필요한 회원들에게 발송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정보를 가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이일구 중령은 군진지부에 대한 치과계와 협회의 관심을 호소했다. 그는 “명칭은 우리도 치과병원인데 여전히 국군수도병원 내에 한 과를 차지하고 있다”며 “독립적인 운영을 위해 3년간 국방부에 예산을 신청했지만 치과는 예산 책정에서나 진급에서 탈락하기 일쑤”라고 말했다. 이러한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치과계 전체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의견이다.

 

좌측부터 이일구 중령, 우건철 회장, 양정강 초대회장(대한치과보험학회), 장영준 위원장, 임이인 선생, 이현중 원장

신구세대 단절 원인 ‘회비’…악순환 고리

사회를 맡은 부천21세기치과병원 최희수 원장은 “개원 전 회비 미납 상태에서는 협회 접근 자체가 차단되고, 개원 후에는 협회를 들여다 볼 시간이 없어진다”며 젊은 세대와 협회의 가장 큰 단절 요소가 회비라고 지적했다.

특히 우건철 회장은 “전문의 자격시험에 응시하기 위해 전공의의 경우 협회비 납부를 강제하고 있었다”면서 “인턴은 예외였는데, 최근 공직지부 지침에 따라 이제 회비를 무조건 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달라진 상황을 설명했다.

임이인 선생은 “사실 인턴은 협회비 존재도 모르고 있는 경우가 허다한데, 협회를 접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치과대학에서부터 흩어지기 전에 협회의 존재를 알리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장영준 위원장은 “회비가 회원의 의무인 만큼 전혀 강제하지 않을 순 없지만 전공의나 인턴에 대해서는 차등적용이 필요하다”며 효율적인 협회비 운용 방안을 고민해봐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장 위원장은 “오늘 대화가 소수의 목소리이지만 준비된 제안으로 미래 치과계를 바꿀 대안이 될 거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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