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중심의 의료 위해 의‧치과 뭉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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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중심의 의료 위해 의‧치과 뭉쳤다
  • 안은선 기자
  • 승인 2016.10.24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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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특집] 일본 전국보건의단체연합…“보험진료 확대는 좋은 의료‧나아가 인권과 평화에까지 이어져 있다”

본지는 전일본민주의료기관연합회(이하 민의련)을 통해 생협모델의 의료기관과 이를 지탱하는 정신에 대해 살펴봄과 동시에, 개원의와 페이닥터를 회원으로 하는 일본 전국보건의단체연합(이하 보단련)을 방문, 그들의 활동에 대해 취재했다.

보단련은 제2차 세계대전 후 누구나가 안심하고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는 의료제도의 실현을 위해 자발적으로 모인 의사, 치과의사 연합체로 1961년 일본 각지에 '보험의사협회'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연합으로 발전한 것은 1969년이다.

현재 일본 전국 47개 도도부현에 51개 지부에, 의사 64,992명, 치과의사 39,281명 총 104,273명이 회원이 활동 중이다.

보단련은 의과 대표 1인과 치과 대표 1인으로 공동대표 체제로 운영되며, 회원의 대다수가 개원의와 페이닥터로 이뤄져 있어 ‘진료보수(수가) 개정’ 정보를 비롯해 개원 경영에 대한 정보제공‧상담‧설명회 등을 주요 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민의련이 일본 의료정책, 생협을 중심으로 지역 주민과 지역사회에 초점을 맞춘다면, 보단련은 환자와 의사 개인의 관계에 중점을 둔 단체로 본질적인 목표는 '환자와 의사 모두에게 적절하고 좋은 의료'를 획득하는 데 있다.

그래서 대부분의 민의련 의료인들이 보단련에 가입된 경우가 많고, 건강권 확대 운동에도 뜻을 같이 해 '보험으로 좋은 의료를', 치과의료의 보험적용 범위 확대’, ‘치과의료 예산 확대’, ‘치과치료 환자 본인부담금 인하 운동’ 등을 공동으로 전개하고 있다.

이날 보단련 측에서는 치과대표 우사미 히로시 대표를 비롯해 이와가와 슈 사무국차장, 보단련신문 쿠도 미츠테루 차장이 자리했다.

- 편집자

▲ 보단련 치과 우사미 히로시 대표

“좋은 의료는 환자에게 닿을 때만 유효하다”

보단련의 가장 큰 특징은 그들 자신이 “이익집단 중 의‧치과연합은 세계에서 보단련이 유일할 것”이라고 말하듯 의과와 치과의 연합체란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만 해도 의협과 치협이 공통 이슈에서는 함께 움직이지만, 기본적으로는 각 직역의 필요에 따르는 게 보통이다. 그러기에 연합체로서 직역 간 갈등은 없는지 궁금했다.

이에 우사미 대표는 “없다”고 잘라 말하면서 “기본적으로 서로가 처한 현실에 대해 공감하고 있고, ‘보험진료확대’라는 공동의 목표가 있기 때문에 서로 이해하는 분위기”라고 강조했다.

우사미 대표는 “보단련은 ‘의료가 사회적으로 어떻게 제공될 것인가’를 생각한다. 쉽게 말하면 환자의 본인부담금을 낮추는 것이다”라며 “의과의 경우 심장질환 치료가 거의 100% 보험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반대로 치과는 대부분의 진료가 비급여이고, 정부 역시도 국가재정안정화(?)를 이유로 치과 급여화를 억제한다. 이는 정부가 의료시스템을 어떻게 끌고 가려 하는지 보여주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치과만의 문제가 아니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공동목표 하에서는 갈등이나 한계는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의사가 아무리 좋은, 최신의 의료를 공부하고 그걸 가지고 치료를 하더라도 그 행위가 환자에게 전달되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다”면서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좋은 의료’를 제공해야 한다는 정신을, 재정을 핑계로 의료비를 줄이려는 세력에 저항하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또 우사미 대표는 현재 일본인들의 의료현실을 짚어줄만한 조사를 소개키도 했다. 보단련 회원 1만 명을 대상으로 ‘돈이 없어 처음부터 치료를 포기하거나 중도에 그만두는 사례를 경험했는가?’를 물었다. 의과의 경우 50%가, 치과의 경우 38%가 ‘그렇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우사미 대표는 “일본은 전국 초등학생, 중학생 전학년을 대상으로 무료 구강검진을 해마다 실시하는데, 오사카 지역에서 치과치료 권고를 받은 학생 중 경제적 이유로 치과치료를 포기한 학생이 속출해 NHK같은 방송에 소개되기도 했다”고 상황의 심각성을 설명했다.

치과관련 직역 전체가 ‘위기’…상생이 해답

보단련은 진료보수 개정을 위해서 적극적으로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데, 민의련과 공통으로 진행하는 사업 외에도, 총회에서 결정된 지부 정책제안을 가지고 50명의 이사들이 최종 결정해 추진한다.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미디어를 통한 대국민 홍보 ▲국회의원이나 현의회에 접촉 ▲후생노동성에 진료보수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제출 ▲2달에 1회 언론 간담회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여론을 형성한다.

특히 최근에 보단련 치과는 민의련과 함께 진행 중인 ‘치과기공사에게도 진료보수를’이란 운동에 깊은 관심을 갖고 추진 중에 있다.

우사미 대표는 “진료보수에 포함된 기공료는 매우 낮게 매겨져 있다”며 “현재 젊은 기공사들이 떠나는 상황은 결국 국민의료의 질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진료보수 안에 기공료 비중을 높이는 개혁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우사미 대표는 “2015년 기준으로 일본 건강보험 총 재정은 41.5조 엔이고 그 중에 7%만이 치과진료보수로 돌아간다”며 “6만 명의 치과의사가 이를 나눠 갖고 또 그 안에서 기공료를 지불하다보니 기공사들의 상황은 더욱 열악해 질 수밖에 없다. 현재 젊은 기공사의 80%가 5년이내 이직하는 것으로 조사됐고, 그렇다보니 기공소에서도 일할 사람이 없어 소장이 주 60~70시간의 중노동에 시달리는 곳도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보단련 치과는 관련법 개정을 위해 국회로 보낼 정책제안서를 만들고, 시민 대상으로 성명전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보단련은 전일본고령자대회에 참가해 구강건강과 전신질환과의 관계를 설명하고, 틀니의 유지관리, 보험 틀니 확대와 기공료 상향조정의 필요성을 피력하기도 했다.

▲보단련 치과 관계자들과 진행한 간담회

개원의 권익향상에도 만전을 기한다

한편, 보단련은 주요 사업인 ‘진료보수 개정’과 관련 정책을 만들기 위해 사무국을 의료정책 전문가로 영입할 뿐 아니라 성장시키는 일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우사미 대표는 “보단련을 움직이는 양 바퀴는, 하나는 보험의로 좋은 치과진료 운동이고 다른 하나는 의료정책 전문가들로 구성된 사무국”이라며 “의사나 치과의사는 좀 부족해도 되지만 이 사람들이 없다면 안될 것”이라고 추켜세웠다.

이와가와 슈 사무차장은 “정책안건을 만드는 회의에 발언자로 사무국이 참여한다”며 “단순히  의사나 치과의사들로 구성된 이사진들의 지시를 받는 위치가 아니라, 함께 정책 방향성을 논하고, 흐름을 만드는 일을 한다”고 밝혔다.

주요 업무 내용으로는 단순 사무부터, 2년에 한번 열리는 보험보수개정 전후로 개정안 해설집 발간, 의료정책 연구, 전 지부에 걸쳐 설명회를 진행한다. 이와가와 차장은 “개정내용에 대한 설명 뿐 아니라 개정 배경이 된 정부의 목적을 명확히 하고, 보험제도가 의료종사자 환자에게 더 좋은 방향성을 갖게 하기 위한 노력을 제안키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보단련은 회원의 권익 향상을 위해 보험청구‧병원경영 세미나‧세무‧직원관리‧부당한 심사제도에 대한 상담 및 법적 지원 등을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의‧치과연계의 학술연구회 운영, 보단련 신문을 통한 정책 알림과 의료관련 데이터와 임상연구를 발표하고 있다.

▲보단련 치과 관계자들과 진행한 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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