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혁명 이루는 2017년이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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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혁명 이루는 2017년이길 바라며
  • 우석균
  • 승인 2016.12.31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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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사]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우석균 정책위원장

작년 10월이 끝나갈 때만 해도 세상은 깜깜하기만 했습니다. 희망보다는 절망이 우리 사회를 짓누르고 있었죠. 우리 보건의료단체들이 앞장서서 겨우 막아내 오던 서비스발전기본법이 여야 합의로 국회에서 논의되고, 규제프리존법은 아예 여야 광역지자체장들이 나서서 지지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 때 ‘새벽이 가까울수록 어둠이 깊다’는 말을 믿는 이가 과연 몇이나 됐을까요.

작년 10월 29일 1차 범국민대회 주최측은 많으면 3천 명쯤 모일 것이라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막상 그날 3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그 다음 주는 30만 명이 모였고 그 다음 주 11월 12일 민중총궐기 집회 때에는 10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그리고 이 3차 범국민행동이 일어났던 11월 12일이 올해 보건의료인들이 한꺼번에 만날 수 있었던 마지막 날이었던 듯 합니다. 다들 잘 알다시피 그 다음부터는 누군가를 찾는 것이 너무 힘든 집회가 됐으니까요.

이후 지금까지 일어난 일을 여기서 다 이야기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한 가지,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시키고 지금 여기까지 상황을 몰고온 힘은, 기존의 정치체계나 보수적 정당들이 아니라 바로 거리의 시위였다는 것만은 분명히 해둬야 할 것입니다. 

어제가 10차 범국민행동의 날이었습니다. 2017년에도 우리는 촛불을 들 것입니다. 박 대통령 탄핵이 3월 정도에 확정된다면 헌법에서 정해놓은 바 60일 이후 대통령 선거가 있습니다. 5월에 대통령 선거가 있는 셈입니다. 우리는 새해에도 촛불을 들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오늘 그리고 앞으로 촛불을 들고 기원해야할 것은 무엇일까요.

우선 2017년은 박근혜 대통령과 그 주변 세력들을 완전히 몰아내고 감옥에 가두는 것으로 시작되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박 대통령 체제를 되돌리자는 세력은 많지 않지만 탄핵을 가능한 늦추려 하고 또 무슨 꼼수를 부릴지 모릅니다. 박근혜가 청와대에서 끌려나와 곧바로 서울구치소로 호송되는 모습을 보지는 못할지라도 그녀가 김기춘, 우병우와 함께 감옥에서 죄 값을 치루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다음으로는 2017년이 박 대통령 정권의 적폐청산의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세월호의 진실이 온전히 밝혀지고 그 책임자들이 처벌받기를 기원합니다. 백남기 농민의 살인자들이 밝혀지고 처벌받기를 기원합니다. 국정교과서가 폐지되기를 기원합니다. 사드배치가 철회되기를 기원합니다. 아. 당장 해결되어야 할 기원이 너무 많군요.

보건의료 분야의 적폐도 청산되기를 기원합니다. 당장 보수야당들도 통과를 바라는 서비스발전법과 규제프리존 법도 청산되기를 기원합니다. 보건의료 분야 정책이 기획재정부의 의료민영화 서비스발전계획을 무조건 따라야 하고, 규제프리존내에서는 의료법이나 약사법이 명시적으로 금지하지 않는 행위는 모두 허용되는, 이 황당한 법들은 박 대통령 정권의 대표적 적폐입니다.

또한 지금까지 진행된 제주도 녹지영리병원 허가철회, 부대사업 확대내용의 철회, 줄기세포 등의 온갖 규제완화의 철회를 기원합니다. 물론 이렇게 되면 1인1개소법 위헌소송도 물론 기각되겠죠. 

마지막으로는 2017년이 우리 사회가 1987년의 한계를 뛰어 넘는 그런 사회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우리 보건의료 분야에서는 단지 의료민영화의 중단이 아니라 새로운 의료체계가 만들어져 가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무상의료가 실현되고 공공의료가 대폭확충되고 1차의료가 강화돼 주치의 제도가 확립되는 그런 세상이 되기를, 아니 그런 단초라도 시작되는 새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인간이 존중되고 노동자가 존중되는 사회, 누구도 돈이 없어 학교과 병원에 가지 못하지 않는 사회, 누구나 늙고 병들고 장애인이 되도 인간으로서 존엄한 대접을 받는 사회가 시작되는 새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이렇게 기원을 하다보니 우리의 새해 기원을 이루려면 우리가 드는 촛불이 ‘시민혁명’이 돼야만 이루어질 기원인 듯 합니다. 이런 시민혁명이 이루어지려면 이제부터는 건치와 같은 경륜있는 조직들이 앞으로의 촛불에 중요한 역할을 해야할 듯 합니다. 

너무도 밤이 깊었습니다. 너무도 많은 죽음과 절망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사회가 올해 또 기회를 놓치기에는 전세계적 경제적 정치적 상황이 너무 위태롭습니다. 우리들이 2017년 한 해 촛불을 더욱 크게 들어 새로운 시민혁명을 이뤄야만 할 이유입니다. 새해에는 우리 사회가 새로운 사회로 태어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그리하여 여러 선생님의 모든 소망도 이루어지시기를 마음 깊이 기원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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