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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는 침묵의 선거를 강요하는가?[특별기고]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김형성 사업1국장
김형성 | 승인 2017.03.06 15:41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는 선거라는 정치공간이 열리는 시기마다 실천하는 계획과 활동이 있다. 선거 공간이란 대통령 선거, 국회 및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와 같은 유권자들에게 정치조직과 정치인들이 정치활동의 ‘허락’을 얻기 위한 과정에서 열리는 공간으로 대의제 민주주의의가 갖는 한계 내에서 ‘유권’의 최대치를 얻어내기 위해 NGO 및 시민단체들이 채택하는 활동방식이기도 하다.

그것은 대상이 되는 ‘정치인’을 검증하고 판단하기 위하여, 그리고 그 정치인과 ‘조직’이 내세우는 정치활동의 경력과 방향, 그리고 제시하는 정책의 허와 실을 판단하기 위한 정보와 기준을 유권자들에게 제공하며 동시에 이러한 정치참여 공간을 활성화 함으로써 그 단체의 뜻도 유권자들과 함께 공유하고자 하는 것이다. 비록 미비하지만 이러한 활동이 대의제 민주주의의 한계라고 할 수 있는 유권자들이 느끼는 정치와 현실의 온도차를 좁히기 위한 ‘참여 민주주의’로 가는 발판이 될 수 있다.

민주주의는 항상 진행형이다. 그리고 현재 민주주의의 목표는 최소한 유권자의 정치참여를 보장하고 확대하는 방향이다. 이것을 제한할 경우 대의제 민주주의가 갖는 맹점들이 드러날 수 밖에 없다. 남발하는 공약이 실천을 담보하지 못하는 ‘검증없는 공약나열’이 되거나 그 공동체 구성원들의 불안과 탐욕만을 자극하는 집단이기주의로 타락시킬 수도 있다. 전자는 ‘포퓰리즘’이라고 불리는 대중추수주의의 한 형태가 될 것이고 후자가 극단화된 행태로서 독일 나찌와 같은 반인간적 사회를 잉태할 수도 있다. 독일의 철학자 아렌트는 정당민주주의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참여민주주의, 공화민주주의와 같은 정치적 주제와 관련한 사람들의 공적토론을 보장하는 직접 참여의 경험을 통해야만 민주주의를 유지 발전시킬 수 있다고 하였다.

치협 협회장 선거의 직접선거제 도입은 회원들이 치협의 민주적 운영의 필요성을 요구하여 시작된 것이다. 수많은 사회단체, 이익단체들이 있지만 모두가 직선제를 통해 대표를 뽑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직선제만으로 하나의 공동체가 민주적으로 운영될 수는 없다. 직선제 도입은 민주적 운영의 원리를 회원들이 요구한 결과이고 그 이유 또한 구성원들의 ‘치과계 정치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그 첫 걸음이다. 그러므로 지금 선거운동을 전후에 더욱 중요한 것은 치과계의 현안들과 회무에 대한 회원들의 자발적 정치참여의 장을 넓히고 이번 선거가 시끌벅적한 ‘축제’이면서 논쟁과 토론의 장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치협 이사회와 선관위는 이번 선거규칙 개정에서부터 매우 권위적이고 단속적인 규제를 대거 채택하면서 축제와 토론의 민주화를 가로막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일반적인 선거규정과는 달리 매우 예외적인 규정인 ‘임의단체의 토론회 개최 불가’를 도입하여 회원들이 참여할 수 있는 정치공간을 애당초 봉쇄하였다. 

지난 20여년 치과계의 변화모습을 지켜본 나는 우리 치과계가 가지고 있는-하지만 일반 국민들은 잘 모르는 특별한 자부심 두 가지를 기억한다. 그 하나는 치과전문의제도 논란이 처음 시작되고 혼란스러웠을 때 소수정예 원칙을 관철시키면서 대다수 치과의사 선배님들이 스스로 기득권을 내려놓는 결정을 했던 때이고 또 하나는 전국의 의료기관들이 의료민영화와 상업화에 몸살을 앓고 있을 때 어쩌면 제 밥그릇 지키기에 머무를지도 몰랐던 불법네트워크와의 싸움을 한걸음 더 나아가 의료상업화와의 한판 전쟁으로 이끌어 가던 순간이다. 가장 중요한 순간에 전체 사회의 이해에 복무하는 진정한 ‘전문가로서의 길’을 선택해온 한국의 치과의사들은 스스로 역사를 만들어왔다. 하물며 우리 치과계의 민주적 제도를 도입하고 회원의 손으로 민주주의를 만들겠다고 나선 지금, 회원들을 믿지 못하는 선관위의 행태가 사뭇 안타깝고 야속하다.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사업1국장, 본지 논설위원)

 

김형성  schenker197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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